희망연속
개인택시 양수조건 변경과 관련하여 본문
개인택시 진입장벽이 파격적으로 낮춰질 전망입니다.
국토교통부에서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11월 27일 공고하였는데 그 중 가장 핵심적인 것이 바로 개인택시 면허 양수조건 중 '사업용 차량 무사고 5년 조건'을 폐지하고 '면허취득 후 자가용 무사고 5년'으로 대체한다는 조항입니다.
이 개정안은 앞으로 2020년 1. 6일까지 입법예고를 거치게 되고, 법제처 심사가 끝난 다음에 공포되는데, 부칙에 1년 유예기간을 두었기 때문에 빠르면 2021년 2~3월경부터 시행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기존의 무사고 5년 조건은 이제까지 지방자치단체에서 1/2까지 경감할 수 있다는 조항에 따라 대부분의 도시에서 영업용 3년 무사고 경력을 적용해오고 있었습니다.
물론 이 기준이 법인택시 기사채용을 의식한 점이 있어서 개인택시를 목표로 하는 사람들은 영업용 택시회사에서 3년을 근무해야만 했습니다.
그러나 대도시에서 영업용 택시 3년 무사고가 말이 쉽지 보통 어려운 게 아니라 편법으로 화물이나 용달을 운행하여 경력을 채우는 이들도 상당했습니다.
따라서 이 조항이 폐지되면 많은 사람들이 개인택시를 보다 쉽게 취득하여 운행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자가용 운전경력 역시 지방자치단체에서 3년 정도로 낮춰서 적용하지 않을까 예상합니다.
그렇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사업용 차량운행경력을 무조건 폐지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진입장벽을 확 낮추니 어쩌니 하지만 어느정도의 문턱은 남겨두는게 낫지 않을까 합니다.
사업용차량 운행경력을 1년정도 하는 것은 어떨까요?
그래야만 법인택시 회사 기사수급도 도움을 줄 수 있고 괜찮을 것 같은데 말입니다. 대만이 사업용 차량 1년 운행경력을 의무화하고 있는 경우인데, 우리나라 공무원들은 마땅히 해야할 일은 소홀히 하고 안해도 될일은 후딱 해치울려는 경향이 많지 않은가요.
아무튼 개인택시 양수조건이 대폭 낮아지면 택시판은 앞으로 많은 변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우선, 개인택시 면허가격이 상승할 것입니다.
이제 영업용 운행경력이 없어도 자가용 운전경력만 있으면 개인택시 면허를 취득할 수 있게 되는 만큼 단기적으로 면허값이 상승할 가능성이 큽니다. 상대적으로 연령이 젊은 층에서도 개인택시 시장에 많이 진입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어떻게 될지 예상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마냥 장밋빛은 아닐 수 있습니다.
그 이유는 현재 정부에서 밀고 있는 법인택시 개편계획과 맞물려 있기 때문입니다. 카카오가 법인택시 시장을 장악해 가고 있는만큼 카카오라는 대기업에 개인택시 또한 휘둘릴 가능성이 많을 것으로 보입니다.
둘째, 법인택시계는 기사충원 및 재정상황이 더욱 어려워질 위기에 처하게 됐습니다.
서울 택시회사 254개 중 상당수가 기사충원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현재 택시 가동율이 60%에 그치고 있다는 사실이 이를 말해줍니다.
따라서 지금도 기사충원이 어렵고 재정여건이 좋지 않은데 법인택시 3년 의무경력마저 폐지되면 택시기사의 이탈은 물론 신규 기사충원 또한 현재보다 훨씬 어렵게 될 것이 불보듯 뻔하고 재정여건은 비례해서 나빠지겠죠.
셋째, 택시업계의 개편이 가속화될 전망입니다.
정부에서는 군소 택시회사를 카카오 등 대기업 중심의 택시회사 체제로 개편할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재정여건이 좋지 않은 택시회사는 이제 문을 바꿔 달아야 할 때가 온 것입니다. 카카오에서 서울 택시회사 10여개를 인수한 것은 개편의 서막으로 보입니다.
물론 택시회사 중에 재정이 튼튼한 회사들은 살아 남겠지만 대부분의 그렇지 못한 회사들이 문제겠지요. 법인택시 사납금이 폐지되고 기사 전원 월급제가 시행된다고 해도 정부의 예산지원 없이는 쉽지 않을 것입니다.
넷째, 카카오는 택시업계의 공룡이 될 것입니다.
지금도 카카오는 택시 콜시장의 95%를 장악하고 있습니다. 티맵택시나 우버 등은 상대가 되지 못하고 있는 형편입니다. 여기에 택시회사를 벌써 10여개 인수하였고 카카오T를 무기로 법인택시회사와 협업까지 하고 있습니다. 택시판 전체를 흔들고 있는 것이죠.
공익성이 강하여 무려 300가지가 넘는 각종 규제를 가하고 있는 택시판에 카카오는 콜시장과 법인택시 시장을 장악해 나가고 있습니다. 머지않아 법인택시업계는 카카오택시(직영), 카카오택시(법인택시와 협업), 재정이 건전한 택시회사, 플랫폼 택시 등으로 개편될 가능성이 충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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