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연속

택시와 담배이야기 본문

서울 택시세상

택시와 담배이야기

희망연속 2019. 3. 17. 15:30

         




요즘 세상에 담배를 피우면 사람취급 제대로 받지 못합니다. 정해진 흡연구역 내에서만 피워야 하고 그렇지 않으면 벌금입니다.


게다가 담배를 싫어하는 사람들이 갈수록 늘고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죠.


우리나라는 대략 5명 중 1명꼴로 담배를 피우고 있고, 이 비율은 세계적으로 중간 이상이라는군요.


또한 여성과 청소년의 흡연비율이 자꾸 늘고 있다고 합니다. 몸에 좋지도 않는데 왜 자꾸 피는지...... 


담배가 성인병 유발과 질병으로 인한 사망원인 중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데도 국가적으로 강하게 흡연금지를 못하는 이유가 바로 세금에 있다고 합니다.


담배 1갑당 무려 74%가 세금이고, 담배로 인해 걷어들이는 세금이 1년에 11조원이 넘는다고 하니 정부에서는 흡연자들을 더 대우해줘야 마땅할 판입니다.


담배와 관련해서 제일 생각 나는 것이 제 군대시절입니다.


군 훈련소 시절엔 담배를 못태우게 해서 훈련을 나가게 되면 길바닥에 떨어진 담배꽁초를 주워야 했습니다.


어느날 병영 밖을 행군하고 있는데 버스안에서 어떤 이가 담배 1갑을 던졌고, 그 것을 제가 줍게 되었습니다.


그랬더니 동료들이 제가 담배 안피우는 줄 알고 달라며 사정을 했고, 심지어는 밥 반그릇을 줄테니 1개피만 달라고 까지 하는 동료도 있었습니다.


훈련을 마치고 부대배치를 받았는데 나중에 고참병이 그러더군요. 저를 각 소대에서 서로 데려가겠다고 했답니다. 그 시절엔 1인당 하루에 담배 10개피가 배급되던 시절이었고, 제가 담배를 안피우니 동료 몫이 많아져서 그랬답니다.


지금 생각하면 호랑이 담배피던 시절 이야기죠.



택시를 하다보니 담배로 인한 에피소드가 가끔 발생합니다.


물론 요즘엔 택시에서 담배냄새 나면 손님들이 아주 싫어합니다. 그래서 저는 담배를 피우지 않지만 택시안 환기에 각별히 신경을 쓰고 있는 편입니다.


담배를 피는 택시기사들은 냄새를 없애기 위해 차안에 사과, 양파, 숯은 물론 고급 향수나 방향제를 비치하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방향제 냄새도 싫어하는 손님이 있죠.

 

담배를 안피우는게 대수이긴 하지만 담배를 피우는 기사들도 내부 청소나 환기 등에 각별히 신경을 쓸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담배로 인해 생각나는 에피소드를 간략해보면,



* 세심형 : 콜을 수락했더니 득달같이 전화가 옵니다. "아저씨, 혹시 담배 피우세요? 담배냄새나는 차는 못타요." 어쩔 수 없죠, 세상 분위기가 그런데.


* 황당형 : 콜을 받아 출발지에 도착했더니 젊은 여자손님이 "아저씨, 담배 한대만 피고 탈게요"합니다. 어이없지만 어쩌겠습니까.


* 억울형 : 손님이 뒷좌석에 타는 순간 담배냄새가 많이 납니다. 목적지에 내려드린 후 다른 손님이 탔는데 "아저씨, 담배피시죠, 냄새 나서 안탈래요"하면서 가버립니다. 전 담배를 입에 대본 적도 없어요 하고 마이크로 떠들 수도 없는 일이고.


* 읍소형 :  술을 마시면 흡연욕구가 강해지나 봅니다. "아저씨, 담배 한대 피고 만원 드리면 안될까요?"합니다. "정 피고 싶으면 창문 열고 피우세요"했더니 나중에 "1대 더 피고 2만원 드릴게요"합니다. 물론 나중에 돈은 안받았죠.


* 배째라형 : 뒷좌석에서 전자담배를 몰래 들이키는 손님이 있더군요. 그러면 안된다고 말해도 계속 피웁니다. 차를 도로옆에 주차시키고 "정 그렇다면 내려서 피우시라"고 하자 고맙다며 내려서 피웁니다. 저로서는 시간상 손해지만 꾹 참았습니다.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