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택시 양수조건은 완화돼야

얼마전, 정부에서 개인택시 양도양수 금지기간을 현행 5년에서 3년으로 완화한다고 발표했더군요.

카풀로 인해 화가 난 개인택시 기사에 대한 당근책? 규제완화?

큰 선심이나 쓰는 것 마냥.

그런데 이 것은 본질에서 한참 엇나간, 무슨 선심성도 아니고, 그렇다고 좋은 대책도 아닌, 말로만 규제완화인 빈 껍데기입니다.

현재 개인택시 면허를 취득하게 되면 5년간은 양도나 상속이 불가능합니다.

다만, 61세 이상자, 1년이상의 치료를 요하는 병에 걸렸거나, 해외이주의 사유가 생기면 면허를 넘길 수가 있습니다.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시행규칙 제14조)

근데 말이죠, 개인택시기사 평균연령이 64세 정도이니 5년에서 3년으로 완화한들 실효성은 별로입니다.

카풀이 허용되면 택시판이 더 어려워 질테니 빨리 팔고 떠나라는 말인가요?

규제완화가 진정한 목적이라면 개인택시 신규 진입장벽을 낮춰서 보다 많은 사람들이 택시시장으로 오게 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현재 개인택시를 신규로 양수하기 위해서는 영업용차량 3년 무사고경력이 선행돼야 합니다.

(예외적으로, 제주 3년 6개월, 천안, 아산시 2년 6개월)

원래 5년이상 영업용 무사고경력이 있어야 하지만 지방자치단체에서 1/2로 완화할 수 있게 되어 있기 때문이죠.

영업용 무사고 3년을 강제한 이유는 개인택시가 무슨 노련한 경력을 필요로 해서가 아니라 법인택시 기사 충원을 위해 만들어 놓은 조항으로 보입니다.

물론, 영업용 버스, 화물차를 3년 운행하거나, 회사에서 운전직으로 6년을 근무하면 가능합니다.

문제는 회사택시 3년 경력 달성하기가 여간해서 쉽지가 않고, 이 조항이 법 취지와는 달리 변질되고 있다는 것이죠.

중노동, 저임금은 기본이요, 특히, 무사고 경력문제로 인해 교통사고가 나더라도 본인부담으로 처리하는가 하면, 심지어는 고의로 사고를 내고 법인택시 기사를 협박하는 사례까지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런 문제들로 인해 법인택시 기사 10명 중에 1명만이 3년만에 개인택시를 구매해서 나가고 있을 뿐, 대부분이 중도 하차하거나 개인택시 진입을 포기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즉, 3년 무사고 조건은 교통여건이 어렵지 않았을 때에 만들어 놓은 조항이어서 지금은 맞지 않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법인택시 회사에 들어가지 않고 화물, 용달, 버스 등으로 경력을 채우고 있습니다. 화물이나 용달은 구매해서 형식적으로 운행만 해도 경력을 인정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제가 택시회사 들어갈 때에도 모두가 반대하고 용달차 사서 경력 쌓으라고 한 것이 바로 이런 연유였죠.

서울시의 경우, 매월 평균 200건 정도의 개인택시 양도양수가 이뤄지고 있는데 법인택시 출신은 60% 정도에 그치고 있다고 합니다.

회사택시를 위해 만든 조항이 지금에 와서는 오히려 회사택시 기사충원에 걸림돌이 되고 있는 것이죠.

무사고 3년을 1년이나 1년 6개월 정도로 낮추면 굳이 화물, 용달로 경력을 쌓을 필요없이 택시회사로 들어오게되지 않을까요?

아니면 외국(대만)의 사례처럼 개인택시 진입자격으로 영업용택시 1년 경력을 의무화해도 되구요.

어쨌든 회사택시 기사수급을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범위 내에서 현재의 3년 무사고 조건을 좀 더 완화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