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와 화물차가 실을 수 있는 짐(화물)

어제 오전 8시경, 종로 5가쯤에서 50대 아주머니 한분이 손을 흔듭니다. 

 

차를 세웠더니 가로수 뒤에서 어떤 남자가 튀어 나와 차문을 열고 짐을 퍼 넣습니다. 동작이 번개입니다.

 

뭐하는 겁니까 물어도 대답도 안하고 커다란 짐 몇개를 뒷 좌석이 가득차도록 구겨 넣더니 아줌마더러 앞좌석에 타라 하고는 사라져버립니다.

 

많이 불쾌했습니다.

 

도대체 이런 경우가 어디있느냐, 짐을 좀 실어달라고 사전에 양해를 구해야 하는거 아니냐고 말했으나 그 아줌마 역시 오히려 뾰로통한 채 다른 차는 다 태워 주는데 당신은 웬 까탈이냐 하는 표정이더군요

 

차마 그 여자손님에게 내리라는 말은 못하고 그냥 태우기는 했습니다.

 

가는 내내 속이 불편했죠.

 

먼길은 아니었지만, 골목길을 한참이나 올라가고서야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었습니다.

 

여자손님이기에 짐 내리는걸 도와드리는게 맞겠지만 그러기 싫었습니다.

 

물론 생업상 어쩔 수 없는 사정은 이해합니다.

 

그러나 짐을 싣기 전에 최소한 양해를 구했어야 마땅한 경우 아니겠습니까.

 

원래 20kg 또는 4,000세제곱미터(40x50x20cm, 사과 박스크기)를 초과하는 짐은 화물에 해당되기 때문에 용달과 같은 화물자동차를 이용해야 합니다.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 시행규칙 제3조의 2)

 

규정을 초과하면 택시는 당연히 운송을 거절할 수가 있는 것입니다. (택시운송약관 제11조 4항)

 

만약에 택시가 그런 짐을 싣다가 적발되었을 경우 불법 유상운송행위에 해당되어 2년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과 180일 이하 운행정지에 처하도록 규정되어 있습니다.

 

외국의 경우, 홍콩에서는 택시 트렁크에 싣는 짐은 개수 당 요금을 별도로 받고 있고, 이탈리아 등 유럽국가 대부분은 짐의 무게를 계산해서 택시요금과는 별도로 요금을 더 받고 있기도 합니다. 가까운 일본 역시 트렁크에 짐을 싣게 되면 트렁크 사용료 명목으로 300엔(한화 약 3,000원)을 별도로 받고 있습니다.

 

외국 여러나라의 택시요금 제도를 보면 참 합리적이란 생각이 듭니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는 택시가 너무 많고, 택시요금이 껌값이라 무질서한게 현실입니다.

 

그래도 그렇지, 최소한의 질서나 예의는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