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공로연수제의 명암

공무원 공로연수제란 정년퇴직(현재 60세)을 1년 앞둔 공무원을 대상으로 본인 희망에 따라 연수를 받을 수 있도록 한 제도로서 1990년에 5급 이상 공무원을 대상으로 시행하다가 1993년부터 전 공무원으로 확대되었다.

4급(서기관) 이상은 1년, 5급(사무관)이하는 6개월 전에 본인의 의사에 따라 자격증 취득, 취업정보 획득, 기술 습득 등의 다양한 사회적응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여 공직자에게 제 2의 인생을 시작할 수 있도록 출근을 면제하는 것이다.

이 기간 공무원 신분은 그대로 유지되며 현업에 따른 수당을 제외한 급여도 받게 된다

현행 공로연수제는 특히. 지방직 공무원들에게는 거의 강제적으로 시행되고 있다.

그 이유는 1995년부터 전면 시행된 지방자치제와 관련이 깊다.

선거에 의해 선출된 단체장들이 조직관리 등의 사유로 적극적인 인사가 필요한 탓에 공로연수제를 활용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또한, 후배들은 승진에 목말라하고............... 

그런데 공로연수제가 시행된지 20년이 훌쩍 넘었는데도 정작 당사자인 공무원은 물론 국민들에게서도 환영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즉, 공무원 입장에서는 (일부 희망자를 제외하고) 현행법 상 정년까지 일할 수 있음에도 본의아니게 직장에서 일찍 나와야 해서 불만이고, 국민들은 공로연수 기간 중 일도 하지 않는데 보수를 지급하는 것이 무노동 무임금 원칙에 위배되고 예산낭비 및 사회적 형평성에도 맞지 않는다고 불만이다.

하지만 국민들의 불만에는 약간의 오해가 있다.

정년까지 근무할 수 있는 공무원이 공로연수제로 인해 최대 1년까지 일찍 물러남으로써 연수기간 중 미지급 수당분만큼 예산이 절감된다는 사실이다.

말하자면 예산낭비가 아니라는 것.

나의 경우 공로연수제는 상당히 의미있고, 고마운 제도였다. 

공로연수 6개월을 누구보다도 더 기다렸고, 사회적응 준비라는 본래의 취지 그대로 민간회사에서 직접 연수 및 체험을 한 보람찬 기간이었다.

아무튼 현행 공로연수제는 퇴직예정 공무원에 대한 사회적응 준비와 인사적체 해소라는 당초 도입취지와는 달리 사회적응 준비를 위한 체계적인 연수는 거의 시행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문제점이다.

그 이유는 공무원 연금제도와도 관련이 깊다. 

즉, 공무원 연금으로 퇴직 후에 어느정도의 생활이 가능하므로 공무원 자신은 물론 해당 기관에서도 퇴직 후 사회적응에 필요한 새로운 직업이나 프로그램을 찾는데 소홀한 경향이 있다.

그렇지만 진정한 인생 이모작이 꼭 돈이 목적인 것은 아닐터.

활기찬 인생 후반기를 보내기 위해서 공로연수 제도를 해당 기관과 공무원 본인에게 상호 득이 될 수 있도록 유익한 방향으로 개선이 필요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