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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예식장의 허장성세

희망연속 2014. 1. 12. 17:00

지인 가족의 결혼식이 있었다.

 

영등포 타임스퀘어 아모리스홀.

 

외식업체인 아워홈에서 운영한다는데 LG그룹이라고 한다.


말로만 듣던 타임스퀘어에 처음 가보았으니 내가 촌놈인가.

 

서울에 살고 있지만 서울사람인것 같지 않다는.

 

아모리스홀. 대단했다.


500석 규모에 각종 시설이나 인테리어가 특급호텔을 방불케했다.

 

그런데 식사가 부페식이 아니고 식탁에 앉아서, 주는 것만 받아먹는 스테이크식이어서 이것 참 고역이었다. 

 

그래도 힘깨나 쓰는 집안이어서 그런지 500석 홀이 꽉차고도 뒤에 서있는 사람이 엄청났다.

 

자리에 앉지를 못하니 밥을 먹을 수도 없어 혼주는 3만원을 봉투에 담아 식비 명목으로 돌려주더라. 

 

하지만 난 예식 도중에 슬그머니 빠져 나왔다.

 

말하자면 축의금은 냈지만 밥 안먹고 밥값도 안받았으니 결국은 혼주 도와주는거지 머.

 

 

  

 

 

오는 길에 곰곰히 생각했다. 과연 이런 문화가 바람직한것인지.

 

우선, 돈문제다.

 

식비가 1인당 6~10만원 사이라는데 인원 수와 식사 종류에 따라 약간의 차이가 있다고 한다. 가장 낮은 6만원으로 계산해도 식대비만 3천만원이 훌쩍 넘어간다.

 

다른 부대비용까지 생각하면 예식장 비용만으로 5천만원은 나갈것이다.

 

그럼 하객들은 축의금을 얼마 내야 하나.

 

항상 느끼는것이지만 호텔에서 예식을 할 경우 적어도 10만원은 봉투에 담아야 덜 미안하다.

 

둘째, 시간낭비의 문제다.

 

요즘은 홀에서 음식을 먹으며 남의 예식을 1시간 이상 끝까지 지켜봐야 하는 추세다. 친하지 않은 경우엔 진짜 시간낭비, 에너지 낭비가 되기 쉽다. 어지간한 인내력이 없으면 끝까지 지켜본다는건 고역이다.

 

셋째. 허례허식의 문제다.

 

얼마나 고급예식장인지, 그리고 하객, 축하화환 수로 그사람의 대인관계, 사회적 지위, 재력의 유무를 평가하는 세상이 되버렸다.

 

하객이 부족할 경우 하객알바 대행업체를 이용하여 1명당 5만원에 하객을 사기도 한단다.


이거 보통 낭비가 아니다. 허례허식이 극에 달하고 있다.

 

결혼식 성대하게 치르면 잘산다?

 

ㅎㅎㅎㅎㅎ, 그건 정말 아니올시다. 세계에서 가장 요란한 결혼식 문화를 자랑하는 대한민국이지만 이혼율 세계 1위인거 모르시나요?

 

그렇다면 외국은 어떨까. 인터넷을 뒤져봤다.

 

들은대로 외국의 결혼식 문화는 우리나라와 많이 다른것 같다. 우선 예식장이 존재하는 나라는 우리 대한민국이 세계에서 유일무이하다고 한다. 

 

물론 중국같은 경우는 우리나라와 비슷한 점이 많다고 하는데 서양과 일본 등 거의 모든 나라의 결혼식 문화는 우리나라보다 훨씬 간소하고 돈이 덜드는 예식으로 행해지고 있다.

 

 

 집 정원이나 야외에서 가까운 친지, 친구들만 초청해서 한다든지

 

경치좋은 곳을 빌려 가까운 사람들만 초청해서 결혼식을 올린다거나 교회나 식당, 관공서를 이용해서 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우리나라도 근래에 작은 결혼식 운동이 일고 있고, 많은 유명인들이 적극 동참하고 있으므로 무언가 달라지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는 것은 정말 좋은 현상이다.

 

특히, 박원순 서울시장이 시청 신청사 지하에 시민청을 만들어 예식장으로 개방하고 있는데 불과 10~20만원의 비용으로 결혼식을 치를 수 있어 매우 인기라고 한다.


시민청 결혼식은 하객수를 150명으로 제한하고 음식도 염가로 제공하는 등 착한 결혼식 문화를 선도하고 있다.

 

 

 

 

 

결혼식을 성대하게 치른 사람이 결혼 후에도 잘산다는 보장은 절대 없다.


최대한 검소하게 치르고 남은 돈으로 살림 밑천으로 활용하는게 훨씬 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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