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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종환 '단풍드는 날'

희망연속 2011. 11. 11. 14:32

                                            (수안보 서울시연수원)


 


도종환 '단풍드는 날'

 

 

버려야 할 것이

무엇인지 아는 순간부터

나무는 가장 아름답게 불탄다

 

제 삶의 이유였던 것

제 몸의 전부였던 것

아낌없이 버리기로 결심하면서

나무는 생의 절정에 선다

 

방하착(放下着)

 

제가 키워온,

그러나 이제는 무거워진

제 몸 하나씩 내려놓으면서

 

가장 황홀한 빛깔로 우리도 물이 드는 날

 

 

 

 

 

 

 

도종환의 시는 참 좋다.

 

간결하면서도 숨어있는 뜻이 한결같이 심오하다.

 

시인의 삶이 그대로 담겨 있어서일까.

 

방하착(放下着)

 

불교용어다. 모든 것을 내려놓으라는 뜻이다.

 

세상의 번뇌와 잡념으로 부터 벗어나야만 단풍처럼 황홀함을 느낄 수 있다는 말일까.

 

맞다. 

 

그러나 필부인 우리들은 버릴 것이 무엇인지도 모른채 오늘도 도가니속에서 헤매고 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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