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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보(杜甫) '개관사정(蓋棺事定)'

희망연속 2011. 11. 7. 17:44

관 뚜껑을 닫아야 비로소 일은 정해지므로 사람에 대한 평가란 모든 일이 완전히 끝나기 전에는 아무도 모른다는 말이다.

 

원래는 “개관사시정”이었으나 요즘엔 "개관사정"으로 많이 쓰이고 있다.

 

 

중국의 시성(詩聖) 두보(杜甫, 712~770)의 시 '군불견 간소혜(君不見 簡蘇溪)' 에 나온다.

 

 

그대 보지 못했나

길가에 버려진 연못을. 君不見道邊廢棄池

 

그대 보지 못했나

전에 꺾여 넘어진 오동을. 君不見前者折桐

 

백 년 지난 죽은 나무도 거문고로 쓰이고  百年死樹中琴瑟

한 홉 썩은 물에도 교룡이 숨어 있다네.    一斛舊水藏蛟龍

 

장부에게 있어서 관이 덮여야 일은 끝나는 법이니  丈夫蓋棺事始定

그대는 지금 다행히도 늙은 노인네가 아닐세.        君今幸未成老翁

 

초췌한 몰골로 산중에 있음을 어이 한탄하는가    何恨憔悴在山中

깊은 산 아득한 골짜기는 사람이 살 곳이 아니니. 深山窮谷不可處

 

벼락과 귀신들이 오가고 

때로 미친 바람이 분다네. 霹靂兼狂風

 

 

 

  

 

 

 

악부체(樂府體)인 이 시는 두보가 사천성(四川省) 기주(夔州)에서 살 때 실의에 빠진 채 같은 곳에서 살던 소혜라는 친구에게 준 작품이다.

 

아무리 하찮은 물건이라 해도 언젠가 쓰일 날이 올 것이란 뜻을 담아 실의에 잠긴 친구와 그의 아들을 격려하고 있다.

 

이 시(詩)를 읽은 소혜는 후에 그곳을 떠나 호남 땅에서 설객(說客)이 되었다고 한다.

 

 

이와 비슷한 구절은 두보의 시 <자경부봉선현영회오백자 自京赴奉先縣永懷五百字>에도 나온다.

 

 

어느덧 세상에서 버림을 받았으니

흰머리에 고생을 달게 여긴다.

 

관 뚜껑 닫은 뒤에야 만사는 끝나리니

이 뜻은 항상 펼쳐지기를 바란다.

 

居然成濩落

白首甘契闊

蓋棺事則已

此志常豁

 

 




실패했다고 해서 너무 좌절하지 말라.

 

사람의 일이란 관 뚜껑을 닫아 봐야 아는 것이다.

세상일이란 본디 오묘한 것이어서 어떻게 끝이 날지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

 

용기를 잃지 않고 노력하다보면 모든게 뒤바뀔 수 있다.

 

인생은 새옹지마(塞翁之馬)라는 말과 비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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