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연속
두보(杜甫) '개관사정(蓋棺事定)' 본문
관 뚜껑을 닫아야 비로소 일은 정해지므로 사람에 대한 평가란 모든 일이 완전히 끝나기 전에는 아무도 모른다는 말이다.
원래는 “개관사시정”이었으나 요즘엔 "개관사정"으로 많이 쓰이고 있다.
중국의 시성(詩聖) 두보(杜甫, 712~770)의 시 '군불견 간소혜(君不見 簡蘇溪)' 에 나온다.
그대 보지 못했나
길가에 버려진 연못을. 君不見道邊廢棄池
그대 보지 못했나
전에 꺾여 넘어진 오동을. 君不見前者折桐
백 년 지난 죽은 나무도 거문고로 쓰이고 百年死樹中琴瑟
한 홉 썩은 물에도 교룡이 숨어 있다네. 一斛舊水藏蛟龍
장부에게 있어서 관이 덮여야 일은 끝나는 법이니 丈夫蓋棺事始定
그대는 지금 다행히도 늙은 노인네가 아닐세. 君今幸未成老翁
초췌한 몰골로 산중에 있음을 어이 한탄하는가 何恨憔悴在山中
깊은 산 아득한 골짜기는 사람이 살 곳이 아니니. 深山窮谷不可處
벼락과 귀신들이 오가고
때로 미친 바람이 분다네. 霹靂兼狂風
악부체(樂府體)인 이 시는 두보가 사천성(四川省) 기주(夔州)에서 살 때 실의에 빠진 채 같은 곳에서 살던 소혜라는 친구에게 준 작품이다.
아무리 하찮은 물건이라 해도 언젠가 쓰일 날이 올 것이란 뜻을 담아 실의에 잠긴 친구와 그의 아들을 격려하고 있다.
이 시(詩)를 읽은 소혜는 후에 그곳을 떠나 호남 땅에서 설객(說客)이 되었다고 한다.
이와 비슷한 구절은 두보의 시 <자경부봉선현영회오백자 自京赴奉先縣永懷五百字>에도 나온다.
어느덧 세상에서 버림을 받았으니
흰머리에 고생을 달게 여긴다.
관 뚜껑 닫은 뒤에야 만사는 끝나리니
이 뜻은 항상 펼쳐지기를 바란다.
居然成濩落
白首甘契闊
蓋棺事則已
此志常豁
실패했다고 해서 너무 좌절하지 말라.
사람의 일이란 관 뚜껑을 닫아 봐야 아는 것이다.
세상일이란 본디 오묘한 것이어서 어떻게 끝이 날지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
용기를 잃지 않고 노력하다보면 모든게 뒤바뀔 수 있다.
인생은 새옹지마(塞翁之馬)라는 말과 비슷하다.
'훌륭한 책과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도종환 '단풍드는 날' (0) | 2011.11.11 |
---|---|
채근담 (0) | 2011.11.08 |
정호승과 안치환 (0) | 2011.10.30 |
"하도록 하겠습니다"는 틀린말이다 (0) | 2011.10.16 |
생각 버리기 연습 (0) | 2011.10.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