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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식밖의 눈으로 대상을 보라

희망연속 2009. 11. 1. 16:25

                                       


 
 
 
내 생각을
체중기에 한번 달아 보면
알 수 있을까?


내 생각의 무게가
얼마나 되는지
볼 수 있을까?


내 생각이
얼마나 자랐나
재볼 수 있을까?


- 이상현 <체중기>



바닷물로 농사를 짓는다.

이 말을 들으면 무슨 ‘귀신 씻나락 까먹는 소리’냐고 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10월13일자 신문에는 전남 신안군에 있는 섬 주민들이 농약 대신 바닷물로 농사를 지어 큰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보도하고 있다.

농약을 대신해 바닷물을 뿌려 양파를 심어온 신안군 농민은 “양파가 더욱 달콤해지고 품질도 단단해졌다”고 찬사를 보탰다고 한다.

신안군 전체 양파 수확도 2008년보다 2배나 늘었단다.

이는 바닷물 염도를 절반가량 낮춰 3.3㎡(1평)당 0.5씩 1주일 단위로 뿌려주면 짠 기운이 땅속의 각종 해로운 균을 죽이고, 게르마늄 등 소금에 들어 있는 영양분이 땅심을 높여주기 때문이라고 한다.

양파뿐 아니라 무화과ㆍ오이ㆍ호박ㆍ토마토 등의 재배에도 확실한 효과를 내고 있다고 한다.

우리의 상식이, 고정관념이 얼마나 작고 좁은 것인지를 잘 알게 해준다.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은 세상을 움직이는 자연의 이치나 묘미에 비하면 참으로 보잘것없음을 보여준다.

대자연에 비하면 인간은 그리 대단한 존재가 아니다.

세상에는 존재하지만 우리가 모르는 것을 발견하고자 한다면 관찰할 때 상식 밖에서 봐야 한다.

우리가 알고 있는 보잘것없는 상식 안에서는 새로움이 보이지 않는다.

상식 밖에서, 상식과는 다른 각도로 관찰 대상을 봐야 한다.

상식 안에서 살아와 고정관념에 사로잡힌 사람들은 결코 바닷물이 농사에 쓰이리라고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

한때 탤런트 박상원이 TV에 나와 ‘침대는 가구가 아닙니다. 과학입니다’라고 외치곤 했다. 에이스침대 CF였다.

침대가 가구라는 사실은 누구나 알고 있는 상식이다.

가구는 누구나 목공 실력이 있으면 만들 수 있다.

하지만 침대회사의 주장은 그렇지 않다. 인체공학과 수면공학이 밑바탕 돼야만 제대로 침대를 만들 수 있다는 얘기다.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관찰습관》의 저자 송숙희 아이디어바이러스 대표는 “이때부터 상식과 고정관념을 깨는 ‘다르게 보고 다르게 발상하기’가 비즈니스계에 유행했다”고 전한다.

‘바닷물로 농사를 짓는 것이나’ ‘침대는 과학’이라는 주장이나 모두 상식 밖에서 관찰한 결과다.

관찰을 할 때 상식 안에서 새로움을 발견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조금만 다르게 보기 시작하면 세상은 완전히 새로움으로 가득한 별천지가 된다.

이상현 시인이 쓴 동시 <체중기>가 바로 상식 밖의 관점으로 대상을 관찰한 대표적인 예가 될 수 있다.

체중계라면 생각나는 것이 몸무게를 재는 기구다.

그런데 이 동시는 몸무게를 재는 것이 아니라 생각의 무게를 달면 과연 생각이 얼마나 자랐는지 볼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의 관점으로 체중계를 들여다보고 있다.
 
체중계가 몸무게를 재는 것이 상식이라면, 생각의 무게를 재는 것은 상식 밖의 비상식이다.


이 비상식적 관점이 새로운 창조를 낳는 기초가 된다.

바닷물로 농사를 지어 새로운 농사법을 창조해내든, 침대는 과학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만들어내든 모두 상식 밖의 관점, 비상식적인 시선에서 창조가 이루어짐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자연의 이치는 너무도 깊고 넓어서 우리가 모르는 것이 세상에는 널려 있다.

그 것은 상식을 벗어난 새로운 눈으로 관찰하는 사람에게만 보인다는 사실을 잘 말해준다.

상식 밖의 눈으로 대상을 보라. 이것이 또 하나의 관찰방법이다.
 
 
<황인원 시인, 문학경영연구원 대표/ 이코노믹 리뷰, 2009년 11월 제48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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