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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연속

산악회를 따라 강원도 선자령을 등반한 뒤 내려와 막국수 집에 들렀습니다. 등산을 하고 땀을 흘렸으니 막걸리 1병은 마셔줘야 예의겠죠. 강원도에 왔으니 강원도 막걸리를 마셔야 합니다. 허생원 메밀꽃술, 식당에서 1병에 6천 원. 일반 소매점에서는 2천 원 정도 할 듯. 그런데 스탠다드인 750ml가 아니라 1,000ml. 강원도에서 이름있다는 치악산 막걸리도 1,000ml이던데. 술병이 크면 많이 먹으라는 뜻인지. 허생원은 이효석의 단편소설 메밀꽃 필무렵의 주인공입니다. 강원도 춘천이 이효석의 고향이고, 소설의 주무대가 강원도 평창군 봉평면이죠. 그래서 허생원 막걸리가 탄생한 모양입니다. 허생원이 봉평시장에서 떠돈 장돌배기였죠. 막걸리병에 그려져 있는 허생원 아이콘이 코믹합니다. 막걸리를 술잔에 따라 마셨..

어제 일요일 오전, 가회동 가는 손님이 탔는데 이른 시간이니 종로 일대 교통이 괜찮겠지 했습니다. 하지만 이게 웬걸. 오전 10시경인데 벌써 경찰이 쫘악~. 재빨리 택시 머리통을 돌리는데 잠실 롯데타워 콜이 뜨더군요. 60대 부부로 보이는 손님을 태우고 종로 3가, 남산 1호터널, 한남동을 거쳐 올림픽대로를 향했습니다. 다른 일요일 같았으면 20분이면 갈 수 있는데 1시간이 넘게 걸렸다는거 아닙니까. 전국의 관광버스란 관광버스는 다 모여 있는 듯 했고, 경찰버스도 그에 못지 않았습니다. 무슨 일 난거 아닌가 했습니다. 손님도 답답했던지 이것 저것 묻더군요. 부산에서 개인택시를 하고 있는데 더위를 피해서 2박 3일 여름 휴가를 이제야 왔다고. 부산도 교통이 많이 막히는 도시이지만 서울에 비하면 새 발의 피..

서울대 병원 택시 대기장에서 청량리역 가는 60대 남성 손님이 택시에 탔습니다. 7년 전에 서울대 병원에서 간암 수술을 했는데 지금은 거의 완치되었고, 수년 전부터 현업인 관광버스 운전을 다시 시작하여 건강하게 일하고 있답니다. 암과 같은 중병을 앓았는데도 건강하게 다시 일어나 힘든 직업으로 알려진 버스 운전을 다시 하고 있다는 사실이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 왔습니다. 저도 평소 건강에 관심이 많은 편이어서 궁금한 사항을 많이 여쭤 보았죠. 같은 운수업종에 종사하고 있어서 동질감을 느꼈을까요, 짧은 시간인데도 굉장히 유익한 말을 많이 해주시더군요. 의사가 시키는대로 충실히 따라 하는 것은 기본이고, 남보다 더 빨리 건강을 되찾게 된 것은 아마 마늘을 많이 먹은 덕분인 것 같다라는 말을 강조한게 인상적이었습..

부천 중동신도시에서 여의도 가는 손님을 태웠습니다. 택시요금이 많이 나오는 장거리 보다는 경로가 좋으면 반갑습니다. 다른 택시기사도 마찬가지일겁니다. 경인고속도로, 신월 여의 지하차도를 지나면 여의도는 금방이니까요. 다만, 신월 여의 지하차도는 2,600원의 통행요금이 있어서 손님에게 사전에 여쭤봐야 합니다. 손님들 거의 대부분이 당연히 OK하죠, 빨리 가야하니까요. 그런데 이번 손님은 달랐습니다. 40대 여성 손님인데 신월 여의 지하차도를 피해서 양평동 쪽으로 가 달라고 부탁하더군요. 어쩐지 지하차도는 평소에도 가기가 싫다. 통행요금이 문제가 아니다. 기사님께 미안하다는 말을 덧붙입니다. 택시기사 입장에서야 시간이 돈이니까 당연히 지하차도로 가는게 좋겠지만 손님의 부탁이니 지하차도로 가지 않고 목동교,..

우리나라에서 외국인 근로자가 택시기사를 할 수 있을까. 여러 사람에게서 질문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결론은 '할 수 있다' 입니다. 현재 전국적으로 버스 기사 448명, 택시기사 87명 등이 실제로 일하고 있습니다. 외국인 근로자가 택시나 마을버스 기사로 일을 할 수 있다면 개인택시도 운행할 수 있을까 궁금해 집니다. 개인택시 역시 외국인근로자가 할 수 있습니다. 단, 조건이 있겠죠. 일반 회사택시나 마을버스 기사는 물론 개인택시도 할 수는 있지만 조건이 매우 까다롭습니다. 먼저, 외국인이 회사택시나 버스 기사 등 운송업에 취업을 하기 위해서는 H-2(방문취업) 또는 F-4(재외동포) 비자를 가져야만 합니다. 그리고 택시나 버스 면허증을 따야 하고 한국어 능력시험도 통과해야만 가능합니다. 현재 우리나라에..

해외여행 뿐만 아니라 국내 여행객들도 대형 캐리어를 끌고 다니는게 일상화 되고 있습니다. 캐리어 외에 보조로 작은 가방도 하나 더 가지고 다니는 경우도 많죠. 그런데 문제는 택시손님이 가방을 많이 들고 탈 때입니다. 어제 오후 인천공항 도착장 택시 승차장에서였습니다. 3시간 정도를 대기해서 도착장으로 나갔더니 승객 3명이 가방 2개씩을 들고 택시에 타려고 하질 않겠습니까. 대형 캐리어 3개, 보조가방 3개. 이건 다 실을 수 없습니다 하고 말했더니 트렁크에 2개, 앞 좌석에 2개, 나머지 뒤에 안고 타겠다고 거침없이 이야기 하더군요. 니들이 택시에 타보기나 했냐 속으로 생각하면서 이건 제 택시에 다 싣지 못하니 대형 택시를 불러서 타셔야 합니다 라고 말을 했습니다. 시간이 지체되는걸 봤는지 대기실에 있던..

중국 전국시대 철인(哲人)으로서 공자의 사상을 계승 발전시킨 맹자(孟子)는 저서 《맹자(孟子)》〈진심편(盡心篇)〉에서 삶의 세가지 즐거움에 관해 말합니다. 부모님이 함께 살아 계시고 형제가 무탈한 것이 첫번째요 (父母俱存 兄弟無故 一樂也 부모구존 형제무고 일락야). 우러러 하늘에 부끄러움이 없고, 굽어보아 사람들에게 부끄러움이 없는 것이 두번째요 (仰不愧於天 俯不怍於人 二樂也 앙불괴어천 부부작어인 이락야). 천하의 영재들을 모아서 가르치는 것이 세번째 즐거움이다. (得天下英才 而敎育之 三樂也 득천하영재 이교육지 삼락야). 천하를 통일하여 왕노릇 하는 것은 여기에 끼지 못한다. (君子有三樂, 而王天下不與存焉 군자유삼락 이왕천하불여존언). 학교 다닐 때 국민윤리나 도덕 시간에 많이 배웠더랬죠. 시험에도 자주..

지난 10일 저녁 7시 조금 넘어서였죠. TV 자막에 뜬 '작가 한강, 노벨 문학상 수상' 소식을 보고 처음엔 가짜 뉴스려니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공중파 방송에서 저런 가짜 뉴스를 보낼 리가 없는데, 혹시나. 믿기지 않았습니다. 울컥 했죠, 온몸에 소름이 돋을 정도였습니다. 수년 전, 문학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맨부커 상을 받았을 때 한강의 노벨 문학상은 꿈이 아닌 현실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하는 말이 있었지만 그날이 이렇게 빨리 올 줄은 예상하기 어려웠죠. 아무튼 기쁩니다.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자랑스럽습니다. 한강이 노벨 문학상을 받게된 데에는 번역가인 데보라 스미스의 공이 지대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에는 그동안 역량있는 작가와 작품이 많이 있었지만 번역이 제대로 되지 않아 세계에 알려지는데 한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