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연속

택시 승차거부에 다른 택시도 당하고 있다 본문

서울 택시세상

택시 승차거부에 다른 택시도 당하고 있다

희망연속 2024. 6. 10. 16:48

택시가 승차거부를 하면 과태료가 20만 원입니다. 2년 동안 3건 이상의 신고를 당해 처벌을 받으면 면허까지 박탈된다는 조항도 있구요.
 
실제로 그런 처벌사례가 있는지 궁금하지만 꼭 과태료나 처벌 때문이 아니라도 택시기사라면 승차거부를 하면 안되겠죠.
 
뭐랄까, 직업 윤리란게 있지 않겠습니까.
 
몇년 전까지만 해도 하루 20건 정도의 승차거부 신고가 서울시에 접수됐다고 하지만 다행히도 요즘엔 많이 줄어들고 있다 합니다. 
 
택시기사들이 우선은 많이 위반을 안하는 것 같고 반면에 손님들의 철저한 신고정신 덕분이 아닌가 합니다.
 
하지만 간혹가다 택시기사인 저도 깜짝 놀랄만한 솜씨로 승차거부를 하는 기사들을 아직 볼 수가 있습니다.
 
안타깝지만 사실이죠.
 
 

 
 
얼마 전에 인천공항에서 당했었죠. 공항 택시 승강장에서 앞에 있는카카오 블루 택시가 갑자기 손님을 내리게 하고 붕 출발해버렸는데, 알고보니.
 
앞 택시에 탔다가 내려서 뒤에 있는 제 택시에 타서는 하는 말. 김포공항 간다고 말했더니 갑자기 콜 들어왔다고 내리라 했다는 것.
 
앞 택시기사 때문에 졸지에 제가 뒤집어 쓰고 말았죠. 그냥 군소리 없이 갔습니다.
 
그럴려면 카카오 블루는 왜 가입한건지 궁금, 이럴 때 써 먹을려고?
 
인천공항에서는 김포공항 가는 손님을 아주 싫어하거든요, 가까워서 돈이 별로 안되니까요.
 
어제는 명동성당 앞 대로에서 대기 중에 앞 택시에 손님이 가방을 트렁크에 싣는 것 까지 봤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여자 손님이 내리더니 뒷 트렁크에서 가방을 꺼내들고 엉거주춤 하고 서있더군요.
 
그러다가 저에게 와서 하는 말이 사당역 가자고 합니다. 앞 택시가 갑자기 고장났다고, 뒷 차 타라고 말을 했다면서.
 
어이가 없었지만 무거운 캐리어를 든 여자손님을 나몰라라 할 수 없어서 태웠습니다. 옆으로 빠져 나가는데 고장 났다던 그 택시는 유유자적, 잘 가고 있더만요.
 
사당역이 가까운 거리여서 싫었나 봅니다. 그 기사가 운행하기를 꺼리는 코스였을 수도 있구요, 명동 쪽으로 가다 보면 장거리 맞을 확률이 크다고 생각했겠죠.
 
승차거부에 이런 것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애완동물을 데리고 타는 손님의 경우 캐리어에 싣고 있으면 태워야 하지만 태우지 않는 기사도 있습니다. 승차거부죠.
 
이런 승차거부는 일반적으로 젊은 남성에게는 감히 못하고 노약자나 부녀자들을 대상으로 더 많이 발생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오히려 더 잘해줘야 하는데 말입니다.
 
아무튼 교묘하게, 눈치 채기 어렵게 하는 것이죠. 갈수록 지능화되고 있는건가요.
 
부녀자가 탔을 때 차가 고장 났다고 하거나, 갑자기 화장실에 가고 싶다며 승차거부를 하는 경우는 참 유아틱한거 아닙니까. 
 
또 며칠 전에는 원효로에서 콜을 받고 좁은 골목으로 들어 갔습니다. 목적지가 바로 앞이었고, 그런데 웬 택시 1대가 나오고 있더군요. 느낌이 싸했습니다.
 
전화를 바로 걸었죠, 그랬더니 손님이 하는 말 "이 택시 타도 된다고 해서 탔어요." 합니다. 말하자면 눈 앞에서 가로채기를 당한거죠. 물론 승차거부는 아니지만.
 
콜을 받고 가보면 이런 경우가 왕왕 있습니다. 
 
제가 택시를 9년 넘어 하다보니 이런 승차거부, 잔꾀, 잔 머리 그런거 다 소용없는 짓입니다. 그런다고 돈을 벌면 얼마나 더 벌겠습니까. 

택시는 그저 묵묵히, 열심히 일하는게 최선이라는 생각에는 지금도 변함이 없습니다.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