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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먹거리

서울 개인택시 9년과 장어구이

희망연속 2024. 6. 10. 10:48

지난 6월 2일은 제가 서울 택시에 입문한 지 딱 9년이 되는 날입니다.
 
회사택시 3년, 개인택시 6년을 무탈하게, 건강하게, 재미 있게 지낸 의미 깊은 날. 이제 1년만 있으면 강산도 변한다는 10년이네요. 
 
해마다 저로서는 가장 거하게(?) 기념아닌 기념을 하고 있기도 하죠.
 
와이프는 어디 해외여행이라도 가자고 했지만 직장 퇴직하고 택시 일을 하게 된 뒤 부터는 이상스레 해외여행에 대한 관심이 영 아니올시다가 되버렸습니다. 나이 탓일까요.
 
하남시에 있는 장수천 민물장어
 
장어구이를 제법 좋아하지만 비싼 탓에 자주 먹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언제나 그놈의 돈이 문제라니까.
 
 

 
 
1인분에 36,000원 하는 장어구이 3인분을 시켰더니 2토막을 갖다 주더라구요. 나중에 1토막 더 가져 오려나 했는데 무게로 달아서 저게 3인분이랍니다.
 
이런 된장.
 
 

 
 
식당에서 일하는 분이 알아서 구워줍니다. 그런데 손님이 많으니 통 알아서 해주지를 못하고 불러야 오더라는 것.
 
다 익으면 저렇게 가위로 잘라 주는데 계산을 해보니 1점에 6천 원이 넘어가는 셈이더군요. 6천 원이면 식사 한끼 값인데. 너무 비싸다는 기분. 장어가 양식에 성공을 해서 많은 양이 공급되고 있다는 말이 있는데 값은 안떨어지고 있는 것 같네요.
 
맛은 있습니다. 장어는 생강, 깻잎과의 궁합이 일품이죠. 마늘, 풋고추, 대파도 좋구요.
 
자리를 함께한 와이프와 아들넘도 맛있다는 소리를 입에 달면서 먹기에 바빴습니다.
 
어렸을 땐 어머니가 장어를 사서 직접 구워 주시곤 했는데, 요즘 현대식 여성들은 그리 못하죠. 제 와이프 역시 그렇게 해달라면 아마도 뒤로 자빠질겁니다.
 
소금구이 3인분을 먹은 후에 양념구이 1인분을 더 시켰는데 맛이 뒤떨어지는 기분, 역시 장어는 소금구이인 듯.
 
 

 
 
장수천 장어구이집. 체인점인 것 같은데 저 큰 건물과 주차장은 평일임에도 꽉 들어 찼다는 것이 잘 이해가 가지 않는 한사람이기도 하죠.
 
한쪽에서는 불경기여서 죽겠다고 난리인데, 저 역시 택시손님 1사람을 태우려고 몇 km를 찾아 헤메는 판인데, 불경기는 따로 있고 호경기 역시 따로 있는 것 같습니다.
 
서울 택시생활 9년을 넘겼지만 이제 그냥 덤덤합니다. 별다른 감흥이나 새로움이 느껴지질 않네요. 이제 프로가 다 된건가요.
 
택시는 역시 평범하게, 천천히, 꾸준히가 정답인 것 같습니다. 
 
'평범함이 가장 위대한 것'이다라는 말은 택시에 딱 어울리는 말입니다. 그러는 와중에도 조금 더 효율적으로 택시 일을 할 수는 없을까 계속 궁리하고 있기도 합니다.
 
아들넘이 음식값을 낸다고 우겨서 그렇게 했지만 아무리 자식이라도 웬지 거북하더구만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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