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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손님에게서 들은 '고독력(孤獨力) 이야기'

희망연속 2023. 12. 25. 15:52

어젯 밤엔 참 멋있는 여자 손님을 태웠습니다. 멋있다고 하니 뛰어난 미인이라는 말이 아니구요.
 
용산 전자상가에서 차에 오르자마자 3,000원을 먼저 주시더군요. 요금을 지불하기 전에 먼저 팁을 주는 손님이 간혹 있습니다. 아주 드물기는 하지만.
 
80대 중반쯤으로 보이고, 여러 이야기를 재밌게 하시더라구요. 미국 영주권을 지니고 있고, 그래서 8개월은 한국, 4개월은 미국에서 지내고 있으며, 딸 2명은 전부 미국에서 거주하고 있답니다.
 
젊어서 옷가게를 운영해 돈을 제법 벌었다고 하면서.
 
바깥 분과 같이 지내고 계시냐고 여쭤 봤더니 남편은 미국에 있는데 떨어져 사니 좋다면서 사람은 고독력을 길러야 노후에 편해질 수 있다고 말하면서 크게 웃습니다.
 
고독력(孤獨力). 
 
택시손님에게서 이 말을 듣는 순간 제 머릿 속에서는 야, 멋있는 분이다 하는 생각이 스쳐 지나갔습니다.
 
요즘에는 고독력이란 말이 제법 널리 쓰여지고 있는데 어찌보면 참 생소한 단어이기도 하죠.
 
우리나라에서 고독력이란 말을 맨 처음 대중에게 쓴 사람은 제가 알기엔 강창희 전 트러스톤연금포럼 대표입니다.
 
약 15~6년 전, 제가 직장에서 노후문제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던 차에 당시 미래에셋 부회장으로 있던 강창희 님이 그 용어를 쓰는 것을 접했고, 참 인상적인 용어다라는 생각을 했었죠.
 
요즘에도 강창희님이 자주 고독력이란 단어를 사용하시더라구요.
 
고독력이란 문자 그대로 고독을 이기는 힘, 혼자 사는 힘, 홀로서기 등으로 해석될 수 있겠습니다.
 
누구는 말하더군요. 나이들어 갈수록 혼자보다는 여러 사람과 관계를 맺는 것이 좋고 그래야 노후에 잘 살 수 있다구요.
 
맞는 말입니다. 그러나 그게 지나치면 문제가 되는 것이죠. 억지로, 인위적으로 다른 사람과 많은 관계를 유지하면서 살려고 힘을 쏟노라면 돈도 들고, 쓸데 없는 노력과 시간이 들어가고, 피곤해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특히, 우리나라는 유독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많은 시간과 노력, 돈을 들이는 경향이 있습니다. 동문회, 클럽, 향우회, 산악회, 낚시회, 골프회, 송년회, 신년회 등 수많은 사적 모임이 이를 나타내 주죠.
 
직장에서는 말할 것도 없고, 퇴직하고 나서도 모임 몇 개에 나가지 않으면 정상적인 사람 축에도 끼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노후전도사 강창희님이 고독력을 이야기 한 것은 그런 모임과 관계를 유지하지 말라는 것이 아니라 지나치게 신경을 쓰지 말고 혼자서 잘 살 수 있는 힘을 길러야 노후에 행복해 질 수 있다는 뜻으로 한 말일 것입니다.
 
인생은 이제 싱글의 시대가 눈앞에 다가 왔습니다. 혼자 있을 때 서럽고 외로움을 느끼기 보다는 무언가 창의적이고 생산적인 생각과 행동을 하면서 인생을 즐겁게 살 수 있는 힘을 기르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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