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연속
지하철 삼각지역에서 만난 '가수 배호' 본문
지하철 4호선과 6호선이 교차하는 용산구 삼각지역에 개인적인 일이 있어 갔습니다. 오늘따라 기온이 영하 15도, 금년들어 가장 추운 날씨.
추워서 바깥으로 올라가지 못하고 지하 역사 내에서 기다렸습니다.
그런데 역사 한켠에 가수 배호의 쉼터가 만들어져 있더군요.
'가수 배호'
추억의 이름이죠. 안개낀 장충단 공원, 돌아가는 삼각지, 누가 울어, 안녕, 마지막 잎새 등..........
굵고 낮은 허스키한 목소리의 배호는 주옥같은 트로트곡으로 많은 이의 사랑을 받았지만 29살의 나이에 아깝게도 신장염으로 타계했습니다.
배호를 사랑하는 팬들이 성금을 내서 만들었다고 합니다.
저는 여태까지 삼각지 로터리가 다른 곳과 마찬가지로 평면교차로인줄로만 알고 있었는데 배호 사진 뒤의 그림을 유심히 보고 있노라니 입체 교차로였네요. 이런 무식쟁이.
삼각지 입체 고가 로터리는 1967년에 건설되었지만 교통난이 갈수록 심화되자 27년만인 1994년에 철거되고 말았답니다.
배호가 부른 돌아가는 삼각지는 1966년에 나왔으니 삼각지로터리가 만들어지기 전이었네요. 홍보만 잔뜩 해준 셈.
지하철 삼각지역은 마치 운동장처럼 넓고 깨끗했습니다.
철거되기 전의 삼각지 로터리 모습.
우연치 않게 배호를 만나 추억에 잠겼습니다. 노래에 문외한인 저 역시 배호의 노래는 상당히 우수에 젖은 듯한 목소리가 매력으로 기억되고 있습니다.
1942년생이니 지금 살아 있으면 81세. 3살 어린 가수 남진을 보더라도 충분히 오랜동안 가수로 활동하면서 부와 명예를 얻고도 남을 실력을 지닌 배호였지만 하늘이 그렇게 호락호락 놓아주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프로필을 자세히 보니 배호의 부친은 독립투사였구요. 정말 아깝습니다.
배호를 보면서 젊은 나이에 요절한 가수 김정호(33세), 장덕(28세), 김광석(32세), 차중락(27세), 하수영(34세), 김현식(33세), 유재하(26세), 최병걸(38세), 하수영(34세) 등의 이름도 제 머리를 스쳐갔습니다.
아쉬운 음악인재들. 왜 그리 하늘은 그들을 빨리 데려 갔을까요.
'인물의 안과 밖'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침이슬 김민기는 영원한 앞것 (1) | 2024.05.10 |
---|---|
'서울의 봄' 영화를 보고 김영삼 대통령을 생각했다 (2) (0) | 2023.12.25 |
윌벤저스와 샘 해밍턴을 목격하다 (0) | 2023.12.15 |
우리 시대의 진정한 어른, 김장하 선생 (0) | 2023.07.12 |
투수 오승환에게서 느낀 것 "과거를 빨리 잊어야" (0) | 2023.06.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