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연속
심야택시 부족? 내놓은 대책들이 현실성이 없다 본문
12월이 되니 연말 연시 심야 택시부족이 우려된다며 국토교통부와 서울시는 물론 대부분의 언론에서 이런 저런 대책을 내놓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냥 앵무새처럼 되뇌이고 있다는 인상이 들 뿐 현장에서 일하는 저와 같은 택시기사들에게는 와 닿지를 않습니다.
택시요금을 인상했는데도 택시기사가 오히려 줄었다면서 택시요금 인상으로 손님이 줄어든 탓이다는 해괴한 논리를 펴는 언론사도 있더군요.
코로나 발생 전에 서울 택시기사가 79,862명이었는데 2023년 2월 택시요금 인상이 된 이후 오히려 기사 숫자가 줄어들어 현재 69,417명이라고 합니다.
저는 이 기사를 보고 너무 한심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소위 교통 전문가나 기자들의 수준이 이 정도밖에 안되나.
만약에 금년 초에 택시요금이 인상되지 않았다면 기사들이 더 택시판을 떠나지 않았을까요. 그나마 요금 인상이 되어서 덜 줄어든거죠.
바꿔 말하면 아직도 택시요금이 싸고, 노동의 강도에 비해 돈벌이가 시원찮으니 택시판을 떠나 다른 일자리로 옮겨 가는거 아니겠습니까.
서울 전체 개인택시 기사 49,105명 중에 20대는 불과 8명, 30대는 214명으로 젊은 층이 0.4%에 불과한 반면에 60대 이상이 무려 78%를 차지하고 있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요.
젊은이들에게는 도저히 감당이 안되기 때문이죠. 직장에서 퇴직한 세대와 노인들의 용돈 벌이에 불과하다는거 아닙니까.
그런데 택시요금이 비싸서 손님이 없다고? 손님이 없다면서 심야택시 부족 대책은 왜 내놓나. 앞뒤가 전혀 안맞는 소릴 하고 있으니.
심야택시 부족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발표한 대책 중에 택시리스제 도입, 택시기사 선 운행 후 면허 취득제 등도 다시 들어가 있더군요.
택시 리스제는 법인택시를 개방하여 면허를 대여해 준다는 것인데 현재에도 리스제와 비슷한 일차제를 운영하고 있고, 리스제는 제가 보기에 일차제 보다 조건이 더 안 좋을 수 있는 제도입니다.
택시기사 임금, 보험료 등을 리스한 사람이 전부 부담해야 하는 제도인데 수입이 열악한 상황에서는 현실성이 떨어집니다.
택시면허증을 따지 못하더라도 우선 택시회사에 취업하여 몇개월 동안 택시운행을 하도록 한다는데, 한마디로 가관입니다. 택시 면허증 취득이 무슨 서울대 입시라도 되는겁니까. 책 한번 훑어보면 딸 수 있는 운전면허증 취득과 같은 수준인데 무슨.
나아가 교통전문가라며 언론에 매일 나와 어쩌고 저쩌고 말하는 한양대학교 교통공학과 모 교수는 우버도입을 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이더라구요. 그럴 줄 알았습니다.
지금과 같은 여건에서는 우버 아닌 우버 할얘비가 와도 버티지 못합니다.
서울에서 택시 핸들을 잡고 단 하룻만이라도 운행을 해 보면 아마 그런 소리가 나오지 않을 겁니다. 그냥 책상 앞에 앉아서 고장 난 축음기만 틀어 놓고 몇년 전에 했던 말을 반복하고 있으니 현실성이 제로인거죠.
현재 대한민국 택시의 가장 큰 문제는 택시는 많고 요금은 싸구려여서 돈벌이가 안된다는 것입니다. 돈벌이가 되도록 요금을 더 올려야 합니다.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예산지원이 더 이루어져야 하고요.
지난 2월 요금 인상 시에 기본요금과 심야할증 요금을 중점적으로 인상한 것은 옳은 방향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택시요금이 저렴하다는거 아니겠습니까.
요금을 단순히 명목상으로만 올리지 말고 외국처럼 좀 더 합리적으로 인상하는게 필요합니다.
1명이 타든 4명이 타든 똑 같은 요금은 너무 후진적이죠. 2명 이상 탈때는 1인당 1,000원 정도를 더 받든지 3사람 이상 타면 2,000원을 더 받게 하면 좋지 않겠습니까.
택시를 화물차로 생각하는 사람들에게는 일본 도쿄처럼 트렁크 사용료를 3,000원 정도 받게 해야 하고, 화물에 대한 요금도 더 현실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유럽에서는 20kg 이상의 짐은 별도로 요금을 받습니다.
나아가 여러 명이 함께 타서 따로 따로 내릴 경우에도 요금을 받는게 현실적이죠. 편법으로 합승을 하는 행위입니다. 이 문제로 갈등을 일으키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택시 콜 요금도 제대로 정리가 돼야 합니다. 현재 택시 콜 호출료는 손님이 카카오 T블루나 우티 가맹콜을 부를 때는 호출료를 내고, 일반택시는 내지 않습니다. 그러니 손님들이 일반택시를 부르고 그 일반택시를 가맹택시에 배차를 해서 갈등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 현실이죠.
콜로 부를 때는 모두 부과하는게 맞고, 호출 취소료도 다 부과해야 맞습니다. 호출료도 없이 몇 km를 그냥 가서 태운다는게 말이 안되는 것이죠.
아울러 인천공항과 광명시도 시외 할증을 받도록 해야 맞습니다.
'서울 택시세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일본, 외국인노동자에게 택시시장을 대폭 개방한다 (1) | 2023.12.21 |
---|---|
반려동물이 부모보다 더 대접받는 세상 (1) | 2023.12.18 |
개인택시 하는 정년퇴임 교장선생님 (0) | 2023.12.12 |
택시는 배회영업이 효율이 높다 (0) | 2023.12.08 |
택시기사의 휴대폰 해프닝 (0) | 2023.12.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