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연속
타다는 가만 놔뒀어도 망했을 것이다 본문
대법원에서 타다 무죄 판결이 내려졌습니다.
무죄?
택시기사의 한사람으로서 도저히 승복이 안되기는 하지만 법리만 따지고 드는 판결이라면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해야겠죠. 그러나 100보를 후퇴해서 생각해도 이해가 가질 않습니다.
타다가 무죄라니까 언론은 신났습니다. 정치권과 관료, 택시업계가 한통속이 되어 혁신을 가로 막았다. 우리나라는 혁신하기 힘들다 등등
항상 들어왔던 소리죠. 고장난 축음기, 앵무새처럼 그냥 계속 틀어댑니다.
타다가 무죄라면, 전국민이 카니발 렌트카 빌려서 손님 태우고 영업해도 되는거 아닌가요?
배회영업 안하고 콜로 부르니까 일반적인 영업행위가 아니고 플랫폼 계약에 의한 행위일 뿐이라고? 그런 말도 안되는 소리를.
중앙일보는 아예 1면 전체를 타다 무죄 기사로 도배를 했던데 진짜 이런 언론이 있나 싶습니다.
그렇게 대문짝만하게 쓸 기삿거리일까요. 우리나라 보수 신문의 선동성, 상업성, 이중성은 알아줘야 합니다.
타다는 사생아였죠. 법과 시행령의 허점을 교묘하게 이용해서 태어난 것입니다.
개정전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시행령에 11~15인승 이하의 승합자동차는 운전자를 알선해서 승객을 태울 수 있다고 되어 있습니다만 상위법령에 면허를 받아야만 영업행위를 할 수 있다고 명백하게 규정되어 있으니 만큼 전혀 앞뒤가 안맞는 것입니다.
그동안에 관련 법이 이미 개정되었기 때문에 사실 대법원 판결의 실익이 없어서 1, 2심을 그냥 존중해 준 판결이라 믿고 싶습니다.
타다는 그냥 가만히 놔뒀어도 버티지 못하고 시장에서 사라졌을 가능성이 큽니다.
왜냐구요?
택시판이 그만큼 힘들고 이익이 날 수 없는 열악한 시장이기 때문입니다. 타다든 타다 할애비든 다른 어떤 종류의 택시가 등장해도 현재 대한민국 택시시장에선 정상적 수익창출이 어려운게 현실입니다.
카카오 직영 택시회사뿐만 아니라 다른 택시회사 전부 문닫거나 휴업하고 있는거 보세요.
타다가 당시에 시급 1만원씩 준다며 기사를 모아 영업해서 반짝 인기를 끌었지만 솔직히 그건 개업빨이었는데도 다들 혹했었죠. 하지만 내부적으로는 적자만 누적되고 있었고, 타다가 문닫을 때 2백 몇십억 적자상태였습니다.
버텨낼 수가 없습니다. 바퀴를 굴릴수록 적자인데요 어떻게 버팁니까.
택시판에 대한 깊은 이해나 공감능력 제로인 상태로 그냥 법의 맹점을 이용해 택시판에 뛰어들어 보조금과 투자금 챙기고 나서 주식상장 후에 먹튀할려는 그의 속셈을 알만한 사람은 다 압니다.
오히려 그때 일찍이 택시판에서 철수한게 그나마 다행인 줄 알아야 합니다.
타다 창업주인 이재웅은 어쩌다 인터넷 포털 다음과 한메일을 만들어 성공하고 돈을 벌었다고 하지만 타다같은 사업은 하지 말아야할 상(像)입니다.
사람은 인상이 중요하죠. 매사에 화난 얼굴, 짜증난 표정으로 세상과 마주하면 좋은 일이 일어날 수 없습니다. 택시기사 25만 명의 감정과 고충에 대해 일말의 공감능력도 없는 상태로 어떻게 타다를 성공시키겠다고 나섰는지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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