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연속
절약(節約)의 의미를 일깨워준 택시손님 본문
강서구 등촌역 부근에서 어느 여자손님이 손을 흔들기에 멈췄더니 양평 용문사엘 가자고 합니다.
갈까 말까 순간 망설였지만 제 집이 있는 동쪽 방향이라 OK했죠.
그러더니 요금이 얼마 나오는지 봐달랍니다. 내비를 켜니 약 87km에 택시비는 81,900원으로 나오고, 숫자가 적힌 핸드폰을 그 손님에게 보여줬습니다.
그랬더니 됐다면서 뒷좌석에 오르더군요. 그런데 뒤에 서있던 젊은 남성이 "어머니, 그 돈 너무 아깝잖아요. 버스 타고 가요."하면서 어머니를 반 강제로 끌어 내렸습니다.
어머니가 "피곤하니 그냥 타고 가자. 돈은 내가 낼게" 하면서 아들에게 사정(?)에 가까운 말을 몇번 했지만 아들이 막무가내로 어머니를 내리게 했고, 시야에서 사라졌습니다.
ㅎㅎ, 이런 경우는 또 처음 겪었습니다. 대개 젊은이들이 택시를 타고 가고 싶어하고, 나이든 사람들이 오히려 말리는 게 다반사인데 이건 정 반대였습니다.
20대로 보이는 그 아들이 돈을 아낄 줄 아는 남자로 보이기는 했는데, 그래도 그렇지, 나이든 어머니가 택시요금도 낼테니 타고 가자했으면 어머니를 위해서라도 응했어야 맞는 것 같은데, 그게 좀.
좋게 생각하면 그 젊은 아들이 돈을 많이 아끼는 스타일인 것 같습니다. 요즘 트렌드에 맞지 않는 절약형 청년이라고 할까요.
절약(節約)
절약이란 돈이나 물건을 무조건 안쓰는게 아니라 아끼되 꼭 필요한 곳에는 쓴다는 개념 아니겠습니까.
옛날에는 워낙 없었던 시절이었으니 쓰고 싶어도 쓸 수가 없었죠. 무조건 안쓰는게 절약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습니다. 무조건 아끼기 보다는 아끼기는 하되 써야할 곳에는 쓰는 것이 절약이라고 하겠습니다.
8만 원 남짓하는 택시요금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 어머니가 피곤하거나 몸이라도 아픈 상태여서 택시 타기를 원했을 수도 있는 만큼, 아들은 택시요금보다 어머니의 몸상태를 더 챙겼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물론 돈이 없어서일 수도 있고, 어머니가 평소에 씀씀이가 커서 아들이 싫어했을 수도 있기는 합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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