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연속
유흥가를 중심으로 택시손님이 많이 늘었는데.. 본문
코로나로 인해 2년이 넘는 기간 동안 활동에 제약을 받아오다 갑자기 해방이 되어 그동안 억눌렸던 욕구가 한꺼번에 분출됨으로써 유흥지역을 중심으로 유동인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하였습니다.
그로 인해 택시손님도 많이 늘었습니다. 아무튼 반갑기만 합니다. 이제 코로나 시대로 또 다시 돌아가는 일은 없기를 바랍니다.
사실 택시손님의 2/3는 20~30대 젊은 청춘들입니다. 젊은층의 소비성향이 고연령층에 비해 훨씬 높은 탓 때문이죠. 그래서 젊은이들이 많이 모이는 유흥지역에 택시손님이 많습니다.
제가 법인택시 몰던 3년 동안, 차고지가 서대문구인 관계로 영업을 시작하는 오전 5시면 어김없이 홍대입구역 9번 출구로 가서 대기했죠. 그러면 밤새 내 술집이나 노래방 등에서 지낸 젊은 남녀들이 빠져 나옵니다. 인산인해였죠.
그러나 문제가 있었습니다. 어쩌다가 술취한 청춘들을 만나 애를 먹는 경우가 있거든요. 택시요금 못받은 적도 있고, 차에 구토를 하거나 경찰을 부른 적도 몇번 있습니다.
택시기사는 피할 수 없는 운명인거죠. 물론 그런 손님은 극히 일부분이기는 하지만.
개인택시를 하면서부터는 어지간하면 유흥가로는 가질 않게 됩니다. 법인택시는 사납금 부담이 있기 때문에 손님이 많은 지역을 안갈 수가 없었지만 개인택시는 다르죠.
그깟 돈 조금 더 벌자고 유흥지역 헤집고 다니면서 아들뻘도 안되는 젊은층들의 헤롱거리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습니다.
조금 벌고 아껴 쓰면 되잖겠습니까.
서울에서 젊은층이 많이 몰리는 유흥지역을 꼽아 본다면,
강남구 역삼동, 논현동
서초구 강남역, 교대역, 신사역
마포구 홍대, 서교동, 합정동
서대문구 신촌
송파구 방이동 먹자골목, 잠실 새마을시장, 석촌호수 일대
광진구 건대입구
용산구 이태원
영동포구 영등포 시장
동작구 사당역, 노량진역
관악구 신림역
구로구 구로디지털단지역
은평구 연신내
강북구 수유역
강동구 천호역, 길동 사거리 등을 들 수 있겠습니다.
그밖에 강남의 대형 클럽 주변도 있고 곳곳에 더 있죠.
심야 유흥가에 택시가 부족한 것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습니다. 한꺼번에 몰리니 그럴 수 밖에요. 그 시간 대에 다른 지역은 택시가 충분합니다.
물론 택시기사가 예전보다 줄었고, 그래서 야간운행을 하는 택시가 줄어든 것은 사실임을 감안해도 심야 택시부족은 국지적 현상입니다.
택시기사가 야간에 운행을 하는 것이 돈벌이가 된다면 택시운행을 하지 말라고 해도 할겁니다. 요금을 현실에 맞게 조정하면 됩니다. 더 이상의 무슨 대책이 필요할까요.
그리고 또 유의할 게 있습니다.
제가 알고 지내는 어느 택시기사는 강남구 역삼동 좁은 골목으로 콜을 부른 택시 손님을 태우러 갔다가 고초를 겪었다는 말을 하더군요.
새벽시간대 좁은 골목길에 사람이 많아 아주 천천히 차를 몰고 가는데 사이드 미러에 뭔가 부딪치는 소리가 들리더랍니다. 그러더니 젊은 인간들 2명이 사이드 미러에 팔을 부딪쳤다면서 어떻게 할거냐며 윽박지르더랍니다.
20만원을 주고 마무리 했지만 분명히 고의적인 사고인 것 같다면서 분을 참지 못했습니다.
물론 장거리 손님이어서 그 좁은 골목을 인파를 뚫고 태우러 갔겠지만 세상이 그렇습니다.
특히, 장거리 콜이라고 해도 혹하면 당하기 쉽습니다. 콜을 여러 앱을 이용해 한꺼번에 불러 놓고 먼저 오는 택시를 타고 가버리기도 하고, 고의로 장거리 콜을 불러 놓고 목적지 변경을 하는 경우, 여러명이 작당하여 합승형식으로 같이 타고서는 따로 따로 내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젊은층들은 택시를 자주 타는 편이어서 그런 방법에 완전 능숙하거든요.
아무튼 당하면 손해죠. 저는 그래서 유흥가로는 가급적 가질 않고, 유흥가에서 장거리 콜이 떠도 개무시합니다.
손님을 태우고 유흥가 한복판에 내려 달라고 하면 근처에서 내린 후 걸어 갈 것을 부탁하고, 그렇지 않을 경우 아주 천천히 유흥가에 진입해서 내려 주고는 택시 갓등을 꺼버리고 신속하게 빠져 나옵니다.
다른 곳에 가도 손님을 태울 수 있는데 굳이 그 곳에서 태울 이유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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