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연속
콜택시(호출앱 택시)에 대한 이 생각 저 생각 본문
서울의 경우 전체 승객의 40% 정도가 콜택시를 이용하고 있고, 이 비율은 갈수록 증가추세에 있다고 합니다.
콜택시를 이용하면 좋은 점이 참 많죠.
춥고 더운 날씨에도, 몸이 피곤할 때에도 도로변까지 나가지 않고 휴대폰 터치 몇번하면 택시가 집앞에 와서 대기하니 말입니다.
게다가 사용료도 별도로 내지 않구요. 물론 카카오 T 블루 등 가맹택시의 경우 1,000원~2,000원의 사용료가 붙기도 합니다만.
서울에서 택시영업을 하고 있는 저 역시 하루에 24명의 손님을 모시고 있는데 이 중에서 약 40% 정도가 콜을 이용한 손님입니다. 정확히 스탠다드네요. ㅎㅎ
콜손님 대부분이 카카오이고, 그밖에 우티, 온다 등도 이용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콜이 단순히 생각하면 편할 것 같지만 택시기사 입장에서 보면 은근히 스트레스를 받게 합니다.
첫번째, 노쇼(No Show)족이 의외로 많습니다.
말하자면 전화로 택시를 불러놓고 예약을 마음대로 취소하거나 다른 택시를 타고 가버리는 손님이 많다는 것입니다.
불과 1~2분, 기껏해야 5분을 기다리지 못하고 취소 누르는 손님들 때문에 콜택시 문화, 더 나아가 우리나라의 예약 문화가 진흙탕 속으로 빠지는 느낌이랄까, 뭐 그렇습니다.
반대로, 추운 날씨에서도 10분 가까이 기다려 주는 고마운 손님도 물론 있습니다. 소수이기는 하지만. ㅋㅋ
미국에서 살다 온 어느 손님에게 그런 말을 했더니 미국에서도 택시를 콜로 많이 부르기는 하지만 불러놓고 다른 택시를 타고 가거나 마음대로 취소하는 경우는 상상도 못한다고 합니다.
그만큼 선진화된 예약문화가 정착되어 있는 것이겠죠.
두번째, 콜을 받고 찾아가면 한참을 기다리게 하는 손님이 많습니다.
물론 이런 경우는 바쁜 사정이 있어서 그러려니 합니다만 시간이 생명인 택시기사는 마냥 기다릴 여유가 없습니다.
저는 도착해서 전화를 하거나 문자 메시지를 보내고 5분이 지나도록 탑승하지 않으면 배차취소를 누르고 차를 돌립니다.
최소한 5분은 기다려보자 하는 마음으로 그렇게 하고는 있지만 편치는 않습니다. 택시 7년 하는동안 4번 정도 그렇게 했습니다.
과거엔 택시가 손님위치까지 찾아 갔는데도 손님이 보이지 않을 경우 택시를 돌리면 승차거부로 간주했지만 국민권익위에서 승차거부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판정을 내린바 있습니다.
세번째, 술에 취했거나 짐을 실어야 할 경우에 콜을 부르면 난감한 경우가 있습니다.
콜을 부를 수 없을 정도로 술취한 손님을 위해 옆사람이 대신 콜을 불러주는 것 까지야 그럴순 있다고 하지만 그 손님이 목적지까지 가서 일어나지 못하면 택시기사 입장에서는 난감합니다.
술 취한 사람이 택시를 이용할 때에는 술에 취하지 않은 사람이 함께 동승해야 하고 그렇지 않으면 승차거부할 수 있다는 규정이 있기는 하지만 참 애매한 경우가 많습니다.
짐을 싣고자 일부러 택시를 부르는 손님에게 고의성이 엿보이면 20Kg까지만 택시에 실을 수 있으니 용달을 이용하라고 권유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되겠죠.
하지만 여성이나 노약자의 경우는 어지간하면 그냥 짐을 실어 주는 것도 좋겠습니다.
네번째, 택시 진입하기가 곤란한 지역에서 콜을 부르는 경우입니다.
서울지역엔 아직도 좁은 골목이나 언덕길 등 차가 다니기에 좁은 길이 많이 있습니다.
그러면 큰길로 내려와서 택시를 타면 좋을텐데 무조건 집앞까지 콜을 부르는 손님이 많고 콜을 잡은 택시는 어렵게 손님위치까지 찾아 가야만 합니다.
서로가 조금만 상대방 입장에서 생각한다면 스트레스 받는 일은 없을텐데 말이죠.
다섯번째, 출근시간대나 심야시간 등 택시가 잘 잡히지 않을 때에 여러개의 택시호출앱을 이용해 택시를 호출해 놓고 먼저 도착한 택시를 타고 가버리고 다른 택시는 취소해버리는 사례도 흔합니다.
택시호출 취소에 대해 페널티가 아직 부과되는 경우가 많지 않아서 그렇게 된 것 같은 만큼 택시호출 취소에 대해 수수료를 부과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것 같습니다.
이것은 현재 카카오T 블루 가맹택시 자동결제 승객에 한해 취소 수수료를 부과하고 있는 카카오에서 적극적으로 나서던지 국토교통부나 서울시에서 강하게 나가야 해결될 수 있을 문제입니다.
여섯번째, 목적지를 거짓으로 설정하여 콜을 부르는 손님이 있습니다. 특히 심야에 그런 경우가 많습니다.
택시가 잘 잡히지 않을 때 택시를 빨리 잡기 위해 목적지를 먼 곳으로 설정하여 부른 다음 택시에 승차한 후 본래의 목적지를 말하고 가달라고 하는 경우입니다.
이는 목적지 무단변경에 속합니다. 저 역시 몇번 당한 경험이 있습니다만 굉장히 난감합니다.
일단 휴대폰으로 목적지를 설정하여 콜을 하고 택시가 승락하게 되면 계약이 성립된 것으로 간주되므로 탑승 후에 손님이 목적지 변경을 요구할 때 택시기사가 거부를 해도 이 것은 승차거부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역시 국민권익위에서 판결을 내렸습니다. 택시기사의 권익보호 차원에서죠.
외국에서는 택시호출을 하면 호출을 승낙한 때부터 요금이 계산되고, 택시호출을 취소하면 페널티를 부과하는 것이 일반화 되어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콜문화가 제대로 정착되지 않아서 여러가지 불편한 점이 많이 있습니다.
물론 출퇴근 시간대나 심야시간대, 그리고 유흥가가 밀집한 지역 등에서 특정시간대에 콜이 한꺼번에 쏟아질 때가 있습니다. 이러한 때에 일부 택시기사들이 골목에 차를 대놓고 스마트폰으로 콜을 고르는 사례가 있어서 비난을 받기도 합니다.
빈차등을 꺼놓고 까지 그러는 택시는 욕을 먹어 마땅합니다.
택시기사나 손님 모두 조금만 상대방 입장을 생각한다면 훨씬 건강한 택시 콜문화가 조성될 수 있을텐데 말입니다.
'서울 택시세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택시문제, 해결책은 없는가 (0) | 2022.02.26 |
---|---|
개인택시는 90세까지? (0) | 2022.02.17 |
택시손님은 1명인 경우가 70% 넘어 (0) | 2022.02.05 |
반반택시와 택시합승, 성공 못할 것 (0) | 2022.02.05 |
2022 개인택시 가격 (서울, 인천, 경기) (0) | 2022.01.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