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연속
외국어 홍수 아파트명, 택시기사가 다 알아야 하나 본문
이태원에서 여자손님 3명이 택시에 오르더니 서초구 A아파트에 가자고 합니다.
A아파트?
A아파트가 어디에 있습니까? 물었더니 A아파트 몰라요? 고속터미널에서 이리 저리 가면 있잖아요 합니다.
아, 그런가요. 예, 알겠습니다.
택시기사는 A아파트를 당연히 알고 있어야 하고, 왜 당신은 그것도 모르느냐 하는 말투였습니다.
A아파트 앞에 도착해서 다 왔습니다 했더니 카드로 계산한 후 5천원 지폐 1장을 주면서 하는 말이 A아파트를 알고 있었으면 1만원을 드렸을텐데 그러지 않아서 이 것만 드릴게요 합니다.
ㅎ 이런.
그래도 감지덕지 하는게 맞겠죠.
가만 생각해보면 요즘 우리나라는 아파트명이 외래어가 아닌 게 없는 것 같습니다.
전에는 삼성 래미안, 현대 힐스테이트, 대우 푸르지오, GS 자이, 롯데 캐슬 등 건설회사명과 그 건설회사 고유 아파트 브랜드를 같이 사용했는데 언제 부터는 센트럴, 포레, 팰리스, 리버, 파크는 물론이고 뒤에 외국어가 안 붙는 아파트가 없게 되어 버렸습니다.
서초구 반포동의 아파트 단지는 서울에서 비싸기로 소문난 아파트죠. 그런데 희한하게도 거의 아크로가 붙었고, 게다가 아크로 리버파크, 아크로 리버랜드, 아크로 포레, 아크로 비스타 등 정말이지 촌놈 겁주는 식의 영어명이 줄지어 붙어 있어서 영어를 잘한다는 사람도 헷갈리지 않으면 다행이다 싶을 정도입니다.
아파트 단지명에 건설회사와 회사 고유브랜드 외에 별도의 닉네임이 붙기 시작한 것은 제가 알고 있기로는 잠실 아파트 단지가 처음입니다.
잠실 주공아파트 단지를 재건축할 때 단지가 워낙 큰 탓에 여러 건설회사가 합동으로 재건축에 참여했고, 1개 단지에 건설회사명을 붙이기가 곤란한 점이 있어서 별도 이름을 지어서 붙였습니다.
그래서 잠실아파트 재건축이 다 이뤄져서 입주를 시작한 2010년경에 잠실 1단지는 엘스(LLL's), 2단지는 리센츠(Ricenz), 3단지 트리지움(Trisium), 4단지 레이크펠리스(Lake palace) 등으로 이름붙여 사용하기 시작했지요.
그런데 지금은 완전히 대세가 되어버렸으니.
그렇다고 그 많은 아파트 단지를 택시기사뿐만 아니라 일반인들이 다 외울 수는 없는게 당연한 이야기 아니겠습니까.
아마도 단순한 아파트명이 아니라 고급 브랜드아파트에 산다는 자부심이 있는데 택시기사 당신은 알고 있어야 할거 아니냐 하는 말로 치부하려고 합니다.
그나저나 택시기사는 곳곳의 유명 아파트 단지는 꿰고 있는게 맞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참에 지도 펴놓고 아파트 단지 이름을 열심히 공부해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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