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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택시세상

법인택시 기사 부족이 코로나 때문이라고?

희망연속 2021. 11. 19. 16:46

11월부터 시작된 위드 코로나로 업소 야간 영업제한이 완화되자 유동인구가 급증하여 강남, 홍대 부근 등 유흥지역을 중심으로 심야 택시부족현상이 일어나 언론에 자주 보도되고 있습니다.

 

낮에는 눈에 밟히는 게 택시인데 밤만 되면 택시가 부족하다는 것은 택시기사들이 밤 운전을 기피해서 그런 것이다라면서 비난의 화살을 택시에게 돌리는 듯한 분위기마저 보이구요.

 

물론 많은 언론이 코로나 이후 택시영업이 더 어려움에 처하자 많은 택시기사 특히 서울 법인택시 기사들이 회사를 관두면서 택시기사 부족현상이 심화하여 그렇다는데 의견을 같이 하고 있습니다.

 

 

 

위 도표에서 보는 것처럼 전국 법인택시기사는 2년전에 비해 24%가 감소했고, 서울의 경우는 더욱 심각해서 2019년 30,527명이던 서울 법인택시 기사 숫자가 2021년 8월에는 30.4%가 감소한 20,955명 까지 떨어졌습니다.

 

코로나 이후 생활이 어려워져서 택시를 관두고 다른 직업을 찾았거나 쉬는 기사들이 늘었고, 상대적으로 기사가 부족해진 택시회사는 가동율이 절반 수준에 머물러 그야말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사실입니다. 개인택시는 그나마 견뎌내고 있지만 법인택시는 말해 뭐 하겠습니까.

 

그런데 법인택시 기사가 부족한 이유가 코로나 때문이라고들 다들 이야기 하지만 제가 보기에는 그보다는 다른 이유가 결정적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작년까지는 개인택시 면허를 구입하기 위해서 법인택시나 화물 등 영업용 자동차를 3년 이상 무사고로 일해야만 가능했습니다. 그러다가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시행규칙'이 개정되어 금년부터는 이 조항이 폐지되고 자가용 5년 무사고로 바뀌었죠.

 

말하자면 장롱면허라 해도 5년 무사고면 4박 5일간의 형식적인 교육만 받고 누구나 개인택시를 구입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저의 경우만 보더라도 3년을 꼬박 택시회사에서 일을 하고 개인택시를 사서 일하고 있습니다. 법인택시는 수입은 낮고 근로조건은 열악한 편이어서 많은 사람들이 어렵게 느끼는 직업입니다. 그렇지만 개인택시 자격을 얻고자 참고 일하는 기사들이 상당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금년부터 이러한 조항이 일시에 폐지되고 말았으니 개인택시 경력 쌓기위해 법인택시에 들어 갈 일이 없어진 것이죠.

 

아울러 법인택시 회사에 근무하던 기사들 중에도 많은 이들이 회사를 떠나 개인택시 대열에 동참했고, 신규 법인택시 입사자는 종적을 감출 수밖엔 없었죠.

 

금년 들어 월평균 서울 개인택시 매매 건수가 월 300대를 웃돌고 있는데 작년까지는 200대를 밑돌았습니다.

 

말하자면 법인택시 기사가 2년 전에 비해 30% 이상이 감소한 이유는 코로나가 결정적인 이유는 아니고 오히려 3년 무사고 조항을 없앤 탓이 훨씬 크다고 생각됩니다.

 

국토교통부는 3년 무사고 조항을 폐지한 이유가 현재의 개인택시 기사가 고령화 되었고, 젊은 층이 개인택시를 안하려고 하니 문턱을 낮춰서 젊은 층의 개인택시 진입을 적극 유도함으로써 택시업을 활성화하겠다는 것이었죠.

 

그러나 이것은 표면적인 이유에 불과하고 꿍꿍이 속은 따로 있었을 것입니다.

 

실제로 그동안 택시업계는 규제개혁 차원에서 3년 무사고 전제조건을 1년이나 2년 정도로 좀 완화해 달라는 것이었지 완전 폐지를 요구하지는 않았습니다.

 

진짜 규제완화를 위해서는 개인택시 구입 후 5년 양도금지, 택시 부제 등과 같은 조항을 푸는 게 맞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칼에 그 조항을 없애 버렸으니 오늘날과 같은 법인택시 기사 부족현상은 불을 보듯 뻔한 결과였습니다.

 

택시 부제를 해제해 달라는 개인택시 업계의 요구에 대해서 국토교통부는 법인택시가 반대한다는 논리를 내세웁니다. 완전히 앞뒤가 안맞는 것이죠. 언제부터 국토교통부가 법인택시를 그리 생각했다고.

 

이번 위드 코로나 이후 심야 택시 부족현상과 함께 법인택시 기사부족 문제는 바로 국토교통부의 탁상행정에서 비롯된 것이고, 그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이 떠 안고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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