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연속
소설 남한산성을 읽고 본문
김훈의 소설 남한산성을 다시 읽었습니다.
얼마 전에 지인들과 함께 남한산성을 찾았을 때 10여년 전에 읽었던 책에 대한 생각이 다시 떠올랐기 때문입니다.
서가에서 먼지 묻은 책을 꺼내 꼼꼼히, 찬찬히 읽어 내려 갔습니다.
잘 쓴 책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김훈 작가의 힘있고 디테일한 문체가 소설 전반부를 휘감고 있습니다.
병자호란 당시 인조임금이 청의 10만 대군을 피해 남한산성으로 피난 가서 청에 항복하기까지 37일간의 모습을 책 1권에 담은 것이죠.
작가는 척화파 김상헌과 주화파 최명길간의 심리적 대결을 치열하게 그려냈습니다.
아울러 무능력, 무책임한 임금으로 인해 백성들이 입은 피해를 정말 리얼하게 묘사했습니다.
만약에 남한산성을 김진명 작가가 썼다면, 비록 조선이 항복한 전쟁이기는 하지만, 세세한 전투를 실감나게 묘사하며 한편의 전쟁소설로 재미나게 그렸을 수도 있겠다 싶기도 하고.
그러나 김훈은 다릅니다. 그의 소설 속에는 무언가 함축된 메시지가 있습니다.
임금을 잘 못 만나면 백성이 고생한다는 사실
척화파니 주화파니 입으로만 논쟁하는 것은 위력앞에서는 정말 무력하다는 사실
전쟁이 나면 백성들이 입는 피해는 상상을 초월한다는 사실 등등
제 개인적인 생각을 덧붙이자면,
주화파인 최명길의 선택은 나라와 백성을 백척간두 위기에서 구했던 옳은 선택이었지만 당시 그뿐만 아니라 후손들까지 배신자로 취급받았다는 사실은 많은 것을 시사해주고 있습니다. 시대를 앞서간 영웅들은 역시 고초를 많이 겪나 봅니다.
소설을 읽고 남한산성을 다시 찾아 갔습니다.
인조와 신하들이 기거했던 행궁을 직접 보고 싶었죠.
행궁 정문입니다. 한남루.
내행전이 바로 인조가 숙식을 했던 곳
내행전
아침마다 어전회의도 이 곳에서 했다고.
내행전 왼쪽, 인조가 머물던 방
세자는 오른쪽 방
마지막으로 성곽길도 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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