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연속
모사재인 성사재천 (謀事在人 成事在天) 본문
'모사재인 성사재천 (謀事在人 成事在天)'
즉, '일을 꾀하는 것은 인간이요 일을 이루게 하는 것은 신(神)이다'라는 뜻입니다.
제 맘에 많이 와닿는 문구입니다. 맞습니다. 인간이 아무리 노력하고 발버둥쳐도 한계가 있고, 결국에는 운이 따라야 한다라는 것이죠.
하면 된다, 정신일도 하사불성(精神一到 何事不成), 정신일도 금석가투(精神一到 金石可透)라는 말을 학창시절에 익히 들었는데, 그 것은 뭣이든지 중간에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최선을 다해 열심히 하라는 말 아니겠습니까.
하지만 세상에는 해도 안되는 것이 있죠. 인간은 누구에게나 한계가 있는 법입니다.
진인사 대천명(盡人事 待天命)이라는 말과 비슷합니다.
저는 운명이란게 인간사를 결정하는데 큰 비중을 차지한다라는 말에 폭풍 동감합니다. 누구는 뭔가 일이 잘풀리고 누구는 아무리 열심히 해도 일이 잘 풀리지 않는 경우를 주변에서 흔히 보잖습니까.
로또는 말할 것도 없이 운이죠.
어찌보면 인생사가 그런 것이 없이 평이하기만 하다면 따분하고 재미없을 것 같다는 생각도 한편으론 들기도 하구요.
그런 운을 제것으로 불러들이기 위해서라도 매사에 열심히 살아야겠습니다.
원래 '모사재인 성사재천'이란 고사성어는 삼국지에 나옵니다.
촉한의 초대 황제 유비가 죽은 후, 제갈량은 유비의 유지를 받들어 여러 차례 북벌을 감행하였으나 위나라 사마의는 성문을 굳게 닫고 지키기만 할 뿐, 나와 싸우려 하지 않았죠.
사마의를 끌어들일 계책을 연구하던 제갈량은 지형을 살피다가 위수 남쪽에 상방곡(上方谷)의 특수한 지형을 보고 한 가지 묘계를 생각해 냈습니다. 상방 계곡은 입구가 협소하여 한 사람 정도만 통행할 수 있었고, 계곡이 끝나는 곳에는 약 1,000명 정도의 인원을 수용할 수 있는 터가 있는데, 모양이 마치 표주박(葫蘆) 같이 생겨 적을 끌어들여 섬멸하기에 아주 적합한 곳이었습니다.
그러고는 대장군 위연을 시켜 사마의와 싸우다가 퇴각하면서 사마의를 계곡 깊숙이 유인하도록 했습니다.
사마의는 위연의 계략에 넘어가 호로곡까지 추격해 왔습니다. 이 순간 산등성이에 매복을 하고 있던 제갈량의 군사들이 포성과 함께 산 위에서 돌덩어리와 나무들을 굴려 입구를 막아 버렸고, 불씨를 던져 이미 쌓아 두었던 염초, 화약 등을 터뜨렸습니다.
호로곡은 순식간에 불바다가 되었죠. 사마의는 아들 사마사와 사마소를 껴안고 “우리 부자가 여기에서 죽는구나.”라며 통곡을 했습니다.
바로 이때, 갑자기 광풍이 크게 불면서 검은 구름이 몰려오더니 큰 비가 내리기 시작했고, 이 비에 맹렬하게 타오르던 불이 꺼지고 말았습니다. 사마의는 병사들을 이끌고 돌진하여 포위망을 뚫었고, 그다음 장면을 《삼국연의(三國演義)》에서는 다음과 같이 쓰고 있습니다.
「정찰병이 사마의 부자가 모두 달아났다고 보고하자 공명이 장탄식을 했다.
“계략을 꾸미는 것은 사람이지만 그 일이 이루어지는 것은 하늘에 달려 있어서 억지로 할 수 없는 것이구나.”
(謀事在人, 成事在天. 不可强也.)」
천하의 제갈량도 운명을 거스를 수는 없었던 모양입니다.
모사재인 성사재천을 영어로 번역하면 어떻게 될까요.
'Man proposes, God disposes' (인간은 계획하고 신은 결정한다)라는 속담이 있답니다. 뜻이 같지 않습니까.
역시 동서양 고금을 막론하고 진리는 대동소이한 모양입니다.
제 기억을 되살려보니 '모사재인 성사재천'과 영어 'Man proposes, God disposes'는 제가 중학교 3학년때 공부했던 영어참고서 정통고입영어 (저자 전동기, 출판사 성문각) 머리말에 나왔던 것 같습니다.
거의 수십년이 지났고 지금은 찾아보기도 힘든 책이지만 상당히 도움을 줬던 영어 참고서였습니다.
언제 헌책방에 가서 한번 찾아 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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