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 승차거부가 불법이면 '타다'는?

어제 오후 명동 밀리오레 앞에서 줄을 서고 있었습니다. 제가 2번째 서 있는데 여자 2명이 캐리어를 끌고 앞차 기사에게 뭐라 말을 겁니다. 외국 관광객이란 걸 금방 눈치챘죠. 한국인이라면 그냥 탔을텐데.

그런데 앞차를 안타고 제 차로 와서 얘기를 합니다. 서울 스테이션.

아하, 가까운 거리여서 안태웠구나.

그런데 저녁 때 올림픽공원역에서 또 당했습니다.

집이 있는 강동구 방향으로 줄을 섰는데 제가 3번째였습니다. 그러자 어떤 승객이 앞에 서있는 2대의 택시를 거쳐 제게 왔습니다.

바로 인근에 있는 올림픽공원 남2문가는 손님이라 앞에 있는 2대의 택시가 승차거부를 한 탓에 제게까지 기회(?)가 온 것입니다.

그렇다고 욕할 수도 없고, 난감했지만 최대한 친절히 모셔다 드릴 수 밖에는.

씁쓸했습니다. 가까운 거리를 가게 되어 그런 것이 아니라 승차거부하는 택시기사가 아직도 존재한다는 사실이 슬펐습니다.

저라고 가까운 거리가는 승객이 좋기만 하겠습니까. 그렇지만 줄을 설 때는 그걸 각오하고 서야합니다.

두번의 승차거부건을 연달아 겪고 보니 저라도 서울시에 신고하고 싶었습니다. 올림픽공원역에서 탄 승객은 제가 신고해도 된다고 말하자 그냥 어쩌겠냐며 웃기만 하더군요.

택시는 승차거부할 이유가 없습니다. 제가 4년을 넘어 하면서 절실히 깨달은 사실입니다.

줄서기를 하면 설사 이번에 단거리 손님이 타더라도 목적지에 가서 다른 좋은 손님이 타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그래서 택시일이 힘들면서도 재미가 있는 업종 아니겠습니까.

절대다수의 택시기사는 승차거부와는 거리가 멉니다. 제가 그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아울러 관계 당국에서는 승차거부 많다고 모든 택시기사를 도적떼쯤으로 여론몰이를 할 것이 아니라 처벌기준을 더 강화하면 좋겠습니다.

택시운송사업의 발전에 관한 법률에 의하면,

승차거부 1차 과태료 20만원, 2차 과태료 40만원에 자격정지 30일, 3차 위반 과태료 60만원 및 자격취소입니다. 말하자면 3진아웃제를 실시하고 있는데 이 처벌기준을 대폭 올리면 됩니다.

못할 이유가 있을까요? 2진 아웃제 어떻습니까?

1차 위반 시 과태료 100만원에 자격정지 60일, 2차 위반시 과태료 300만원에 자격취소 때리면 안될 것이 있을까요.

우리나라는 모든 처벌기준이 지나치게 약한게 흠입니다.

다음 날, 제가 겪은 일을 동료기사에게 이야기하며 저라도 신고하고 싶다고 하자 웃으며 하는 말이 재미납니다.

승차거부는 타다에 비하면 새발에 피랍니다. 렌트카로 인가받아 택시영업질 하고 다니는 타다는 5천만 국민을 상대로 사기치고 있는 것이라며 승차거부는 명함도 못내밀 정도니 신고 따윈 생각도 말라더군요.

승차거부는 물론이고 합승, 타구역 영업 등 다른 것도 할 수만 있으면 하는 것이고, 걸리지만 않으면 된답니다. 괜히 피같은 돈 갖다 바칠 필요 없으니까요.

할 말이 없었습니다. 입만 열면 법과 원칙 들먹이면서 뒤로는 니편 내편 갈라서 지네들 편에게 물불 안가리고 밀어주는 그들의 아가리에 똥물을 처넣으면 시원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