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연속
많아도 너무 많은 택시에 또 무슨 카풀? 본문
며칠 전, 점심시간대에 종로에서 건장한 남성 손님 4명이 탔습니다.
그러면서 저~기 가자고 합니다. 저어기?
그러더니 저기 앞에서 1명, 조금 더 가서 1명, 조조금 더가서 1명, 조조조금 더가서 1명 내릴게요 합니다.
4명 손님의 목적지가 제각각이고, 요금은 4천 원이 채 안나오더군요.
한 손님이 미안합니다 하고 인사한 것까지는 좋았는데 다른 손님은 택시요금 싸서 좋다며, 손님도 없는 시간에 요금 정당하게 내고 이용하는데 누이 좋고 매부 좋은 것 아니냐면서 낄낄댑니다.
이 정도면 할말 없는 것이죠.
우리나라 택시요금 참 싸지 않나요? 맞습니다. 정말 쌉니다.
그러면 우리나라 택시요금이 다른 나라와 비교해서 어느정도인지 알아 볼까요.
여행전문 인터넷사이트인 Price Of Travel에서 발표한 세계 유명도시의 택시요금을 보면,
도 시 명 | 기본요금 (원) | 할증요금 (원) |
스위스 쮜리히 | 20,416 | 27,214 |
미국 LA | 13,200 | 17,600 |
프랑스 파리 | 12,364 | 18,480 |
영국 런던 | 11,429 | 17,138 |
독일 베를린 | 11,121 | 14,828 |
일본 도쿄 | 9,988 | 12,980 |
오스트리아 비엔나 | 9,889 | 14,828 |
스웨덴 스톡홀름 | 9,097 | 12,628 |
호주 시드니 | 9,097 | 15,048 |
미국 보스턴 | 9,020 | 14,300 |
케냐 나이로비 | 7,458 | 10,659 |
대만 타이베이 | 4,752 | 6,578 |
중국 홍콩 | 3,883 | 6,347 |
싱가포르 | 3,586 | 6,380 |
대한민국 서울 | 3,036 | 5,885 |
중국 베이징 | 2,101 | 3,234 |
(2017년 6월말, 3km 운행기준)
이해를 돕기 위해 우리나라 원화로 환산(1 달러=1,100원)하여 기재했습니다. 오른쪽 할증요금은 차량정체 시, 야간시간 대 등의 가격입니다.
조사대상 88개 도시 중에서 서울이 61위라고 하는데요, 케냐 나이로비보다 더 싼 요금이라니.......
베이징은 공식요금 외에 손님과 흥정하는 요금이 따로 있습니다. 그걸 감안한다면 우리보다 더 비싸겠죠.
말하자면 우리나라 택시는 공익성이 크다는 전제하에 정부(지방자치단체)에서 요금을 통제하고 있고, 시민들은 그만큼 싼값에 택시를 이용하는 편익을 누리고 있는 것입니다.
해외 다녀오신 분들은 다 인정하는 편이죠. 한국 택시요금이 싸다는 사실을......
문제는 택시요금이 싼 근본적인 이유가 택시가 너무 많이 공급되어 있다는데 기인합니다.
우리나라 택시는 많아도 너무 많은 편입니다.
극히 일부 시간대를 제외하고는 손님이 없습니다. 갈수록 사정은 더 악화되고 있구요.
따라서 택시기사는 구조적으로 저임금, 장시간 노동에 노출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고,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최저 임금제', '주 52시간 근무제' 등에서 당연히 제외되고 있습니다.
몇년 전 정부에서 발표한 택시 총량제 보고서에 의하면 서울의 경우 적정 택시 수에 비해 무려 11,831대(총 택시의 16.4%)가 초과 공급되어 있어서 2030년까지 단계적으로 감차해야 한다고 했더랬죠.
그래서 2016년에 1차로 100대를 감차하기까지 했구요.
또한, 서울 회사택시 2만 3천대 중 30% 정도가 기사를 구하지 못해 운행을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그런데 갑자기 공유경제, 교통혁신, 4차 산업혁명 어쩌고 하면서 카풀을 도입한다고 합니다. 이미 카풀을 시작한 업체도 있고요.
엄연한 불법인데도 출퇴근 시간대에는 가능하다는 애매한 법조항을 근거로 24시간 변칙 운행하고 있습니다.
말인즉슨, 택시를 줄여도 시원찮을 판에 정부에서 불법적으로 택시를 늘려주고 있다는 것이 핵심이죠.
더욱 기가 막힌 것은 촛불혁명으로 탄생한 정부가 카풀도입에 앞장서고 있다는 사실.
누구 말대로 0.0001%도 설득이 안됩니다. 설득이.
'서울 택시세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대한민국에서 카풀이 성공하기 어려운 이유 7가지 (0) | 2019.01.04 |
---|---|
카풀은 명백한 불법행위 (오마이뉴스) (0) | 2018.12.26 |
'카풀'이 '공유경제'이고 '교통혁신'일까 (0) | 2018.11.26 |
서울의 특이한 지명(명칭) (0) | 2018.11.02 |
노후 직업으로서의 택시, 택시기사 (0) | 2018.10.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