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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가는 세상

죽은 동생을 그리는 시 '박목월 하관'

희망연속 2017. 4. 22. 11:27

박목월(朴木月)  -  '하관(下棺)'

 

 

관(棺)을 내렸다.
깊은 가슴 안에 밧줄로 달아내리듯
주여
용납하옵소서
머리맡에 성경을 얹어 주고
나는 옷자락에 흙을 받아
좌르르 하직했다.

그 후로
그를 꿈에서 만났다.
턱이 긴 얼굴이 나를 돌아보고
兄님!
불렀다.
오오냐 나는 전신으로 대답했다.
그래도 그는 못 들었으리라
이제
네 음성을
나만 듣는 여기는 눈과 비가 오는 세상.

너는
어디로 갔느냐
그 어질고 안쓰럽고 다정한 눈짓을 하고
형님!
부르는 목소리는 들리는데
내 목소리는 미치지 못하는
다만 여기는
열매가 떨어지면
툭하고 소리가 들리는 세상.
                

 

 

 

 

동생이 세상을 뜬지 1년

 

하지만 동생을 영원히 볼수 없다는 사실이 아직도 믿어지지 않는다.

 

슬프다. 가슴이 먹먹하고 비통하다. 

 

왜 그리도 갑작스럽게, 허무하게 세상을 등지게 되었을까.

 

아무리 생각해도 도저히 모르겠다.

 

세상은 확실히 불공평하고 부조리하다.

 

죽은 동생을 그리는 시를 찾아보니 딱 맘에 들어오는 시가 없더라.

 

박목월 시인의 '하관'

 

기독교적 관점이 약간 거슬리지만 맘에 와닿는 시다.

 

이승과 저승의 차이는 중간에 '과'라는 글자 하나 있는 것 뿐일까

 

이승에서 듣는 소리를 저승에 있는 동생은 듣고 있는 것일까.

 

소리를 들을 수 있고 없음으로 죽은 동생에 대한 그리움을 애절하게 표현하고 있다.

 

동생의 명복을 다시 빌어보면서...................

 

 

 

 

                                                                   (동생이 화장됐던 수원연화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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