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연속
택시기사와 승객과의 대화 본문
손님이 택시에 승차하게 되면 일단 인사를 빠짐없이 하는 것을 제외하고는 운행 중에 내가 먼저 말을 걸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택시손님이 기사에게 원하는 서비스 중에 '길을 잘 찾아가는 기사'가 58%로 1위이고,
'운행 중에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조용히 운전만 하는 기사'를 선호하는 비율이 32%나 된다는 조사결과를 의식한 것도 이유 중에 하나지만,
원래부터 별로 말을 많이 하지 않는 내 성격 탓 때문이리라.
(2015년 택시민원 접수결과 분석/세계일보 2015. 12. 23 김현주 기자)
연세가 든 어르신들이 말을 먼저 꺼내는 경우가 있는데 그럴 땐 상황에 따라 간단한 대답만 하고 있는 편이다.
물론 그 중엔 정치관련 이야기나 남을 비방하는 등 듣기에 거북한 사례도 있는데 그렇다고 해서 내 주장을 강하게 내비치는 언사는 거의 하지 않고 그냥 웃고 넘긴다.
최근 탄핵과 관련하여 손님들이 내 의견을 물어오는 때가 더러 있었지만 그냥 웃으면서 "탄핵은 당연하다"는 말을 우회적으로 피력했고, 그러면 어떤 손님들은 택시기사들 상당수가 근혜편을 들던데 의외라고 하는 이도 있었다.
며칠전, 서울시청앞 광장을 지나갈 때 태극기를 든 채 확성기로 시끄럽게 탄핵무효 어쩌고 떠드는 광경을 보았다.
조금 열받아서 일까 "비싼 밥 먹고 왜 저러나"란 소리가 나도 모르게 나오고 말았다.
그랬더니 30대 초반의 여자승객이 "그러게요, 태극기 모독죄는 없나요? 쓰레기들도 아니고, 너무 추해 보여요"하더라.
그 뒤로도 약간의 대화를 나눴지만 내 의견과 비슷하다고 맞장구 치며 대화를 오래 이어가진 않았다.
아무튼 택시안에서의 대화는 많은 것보다는 적은게 좋다고 생각된다.
다다익선이 아니라 소소익선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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