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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택시세상

택시기사와 승객과의 대화

희망연속 2017. 3. 19. 16:45

손님이 택시에 승차하게 되면 일단 인사를 빠짐없이 하는 것을 제외하고는 운행 중에 내가 먼저 말을 걸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택시손님이 기사에게 원하는 서비스 중에 '길을 잘 찾아가는 기사'가 58%로 1위이고, 


'운행 중에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조용히 운전만 하는 기사'를 선호하는 비율이 32%나 된다는 조사결과를 의식한 것도 이유 중에 하나지만,


원래부터 별로 말을 많이 하지 않는 내 성격 탓 때문이리라. 

(2015년 택시민원 접수결과 분석/세계일보 2015. 12. 23 김현주 기자)



연세가 든 어르신들이 말을 먼저 꺼내는 경우가 있는데 그럴 땐 상황에 따라 간단한 대답만 하고 있는 편이다.


물론 그 중엔 정치관련 이야기나 남을 비방하는 등 듣기에 거북한 사례도 있는데 그렇다고 해서 내 주장을 강하게 내비치는 언사는 거의 하지 않고 그냥 웃고 넘긴다.


최근 탄핵과 관련하여 손님들이 내 의견을 물어오는 때가 더러 있었지만 그냥 웃으면서 "탄핵은 당연하다"는 말을 우회적으로 피력했고, 그러면 어떤 손님들은 택시기사들 상당수가 근혜편을 들던데 의외라고 하는 이도 있었다. 


며칠전, 서울시청앞 광장을 지나갈 때 태극기를 든 채 확성기로 시끄럽게 탄핵무효 어쩌고 떠드는 광경을 보았다.


조금 열받아서 일까 "비싼 밥 먹고 왜 저러나"란 소리가 나도 모르게 나오고 말았다.


그랬더니 30대 초반의 여자승객이 "그러게요, 태극기 모독죄는 없나요? 쓰레기들도 아니고, 너무 추해 보여요"하더라.


그 뒤로도 약간의 대화를 나눴지만 내 의견과 비슷하다고 맞장구 치며 대화를 오래 이어가진 않았다.


아무튼 택시안에서의 대화는 많은 것보다는 적은게 좋다고 생각된다.


다다익선이 아니라 소소익선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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