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늦을수록 장수한다

美연구진 "65세 이후 늦게 은퇴할수록 장수 경향"

"은퇴 연기가 육체·정신기능 저하를 늦춘다" 해석

65세 이후에도 일을 계속하는 근로자가 일찌감치 은퇴하는 근로자보다 장수할 가능성이 크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2일(현지시간) UPI통신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오리건 주립대 연구진은 1992년에서 2010년 사이 은퇴한 미국인 2천956명의 퇴직 및 사망 시점을 조사했다.

조사 대상 가운데 은퇴시 건강상 문제가 없었던 1천934명 중에선 234명(12.1%)이 2010년 이전 사망했다.

건강 문제로 은퇴한 1천22명 중에선 262명(25.6%)이 숨졌다.

건강한 은퇴자와 그렇지 못한 은퇴자의 평균 은퇴 연령은 각각 평균 64.9세와 64.3세였다.

특기할 점은 건강 문제 등 여타 조건이 동일할 경우 은퇴를 늦게 한 사람의 사망률이 눈에 띄게 낮았다는 점이다.

연구진은 "건강한 은퇴자의 경우 (정년보다) 1년 늦게 은퇴한 이들의 사망률이 (정년에 맞춰 퇴직한 이들보다) 11% 낮게 나타났다.

건강에 문제가 있는 은퇴자 역시 1년 늦게 퇴직한 이들의 사망률이 9% 낮았다"고 말했다.

이러한 경향은 성별이나 인종, 결혼 여부, 교육 및 소득 수준, 직종에 무관하게 나타났다.

연구진은 은퇴 시점이 늦을수록 사망률이 낮은 경향이 있다고도 밝혔다.

연구진은 "61∼62세 이전 은퇴자와 65세 전후 은퇴자, 67∼68세 이후 은퇴자의 사망률을 비교하면, 늦게 은퇴한 이들의 사망률은 65세 전후 은퇴자보다 확연히 낮고, 조기 은퇴한 이들의 사망률은 65세 전후 은퇴자보다 확연히 높게 나타난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는 은퇴를 연기하는 것이 육체적·정신적 기능 저하를 늦춰 건강을 유지하는 효과가 있을 수 있다는 의미"라며 "이는 일을 하는 것이 개인의 삶에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국가에서 더욱 강하게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연구결과는 공중보건학 학술지인 '역학 및 공동체 건강 저널'(JECH) 최근호에 실렸다.

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hwangc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