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연속
프란치스코 교황에게서 예수를 보다 본문
난 무신론자다.
앞으로도 어떤 종교도, 어떤 믿음도 가질 생각이 없다.
특히, 믿음을 빙자하여 기독교인들이 우리 사회에 끼치고 있는 해악을 보면 더더욱 그러하다. 종교가 인류 역사발전에 진정으로 기여한 적이 있던가.
물론 선의의 종교인들을 폄훼하거나 비난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
요즘 팔레스타인을 도륙하고 있는 유대인들을 보라. 이스라엘이 진정 나라인가. 아니면 학살자들인가. 오직 돈의 힘으로 추악한 만행을 되풀이하고 있을뿐.
그러나 프란치스코 교황은 그런 생각을 불식시키게 한다.
원래 종교란 낮은 곳, 어두운 곳, 남이 가지 않은 곳을 향해야 하고, 성직자란 그들을 위한 삶이어야 한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가톨릭 내에서 비주류 출신 교황으로 꼽힌다. 아르헨티나 빈민가 출신이니.
생각컨데 교황 선출 당시에도 아마 어렵사리 되었을게 분명하다. 미국과 유럽 등지의 주류출신 추기경들이 분열된채 였거나 아마 다른 사연이 있을테지.
공항에 나온 세월호 유가족들과 악수하는 교황
기아자동차 쏘울을 타고 공항을 빠져나가고 있다. 뒷편에 서있는 박대통령은 느끼는게 없을까. 일촌 만큼이라도 느낌이 있었다면 다행이고.
쏘울은 1,600cc의 작은 승용차다. 다른 교황이나 귀빈들은 타국을 방문할 때 방탄차량을 공수하여 타는데 이 분의 소탈함과 격식없음이라니.
언제 어디서나 아기와 함께 한다. 마음이 천사가 아니면 그리하기 어렵겠지.....
충북 음성 꽃동네를 방문하여 누워있는 장애인에게 일일이 입맞춤.
내가 가장 감동한 장면.
꽃동네 장애인 몇명이 그야말로 어설픈 춤을 추었고, 78세 고령의 교황은 의자에도 앉지 않고 내내 선채로 감상했다. 교황의 얼굴에 나타난 진정성을 무얼로 형용할 수 있을까.
광화문에서 열린 시복식에 참석하기 위해 무개차를 타고 입장하고 있다. 무개차는 방탄차량이 아닌 카니발을 개조한 것이라고,
경호원들이 애좀 먹었겠다.
세월호 유족들에게 손흔드는 교황
차에서 내려 세월호 유족들을 직접 위로하고....
교황의 주위엔 언제나 천진난만한 아기가 있다.
4박 5일간의 방한일정 마지막날인 8월 18일 오전,
명동성당에서 집전한 미사에서 강론 전에 종군위안부, 세월호유족, 쌍용차해고자, 장애인 등 우리 사회의 가장 어려운 이웃들이 참석한 가운데 기도하고 있다.
△"가난한 자를 위해 존재하는 교회가 가난한 자를 잊으면 안 됩니다. 교회가 경제적으로 풍요로워지면 가난한 자를 잊는 경향이 있습니다." (14일 한국 주교들과의 만남)
△"올바른 정신적 가치와 문화를 짓누르는 물질주의의 유혹에 맞서, 그리고 이기주의와 분열을 일으키는 무한 경쟁의 사조에 맞서 싸우기를 빕니다." (15일 성모승천대축일 미사 강론)
△"세월호 침몰 사건으로 인해 생명을 잃은 모든 이들과, 이 국가적인 대재난으로 여전히 고통받고 있는 이들을 성모님께 의탁합니다." (15일 성모승천대축일 미사 삼종기도)
△"요셉이 이집트에서 형제를 발견할 수 있었던 이유는 같은 언어를 사용했기 때문입니다." (15일 아시아 청년대회)
△"청빈함은 여러분의 수도 생활을 지켜 주는 방벽이고, 성장하도록 돕고 올바른 길로 이끄는 어머니입니다." (16일 한국 수도자들과의 만남)
△"가난한 이들을 돕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모든 사람이 저마다 품위 있게 일용할 양식을 얻고 자기 가정을 돌보는 기쁨을 누리게 되기를 바랍니다." (16일 평신도들과의 만남)
△"공감하고 진지하게 수용하는 자세로, 상대방에게 우리의 생각과 마음을 열 수 없다면 진정한 대화란 있을 수 없습니다. 우리의 대화가 독백이 되지 않으려면 생각과 마음을 열어 다른 사람, 다른 문화를 받아들여야 합니다." (17일 아시아 주교단과의 만남)
△"예수님께서는 용서야말로 화해로 이르게 하는 문임을 믿으라고 우리에게 요청하십니다. 주님은 '형제가 죄를 지으면 일곱 번이나 용서해줘야 하냐'고 베드로가 묻자, 일곱 번이 아니라 일흔일곱 번까지라도 용서해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18일 명동성당 평화와 화해 미사집전)
△ “(세월호 추모) 리본을 유족에게서 받아 달았는데 반나절쯤 지나자 어떤 사람이 내게 와서 ‘중립을 지켜야 하니 그것을 떼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고 물었습니다. 하지만 인간적 고통 앞에서 중립을 지킬 수는 없다’고 말해줬습니다.” (18일 귀국길 기내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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