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연속
김한민 감독의 '명량' 본문
상암 CGV에서 영화 '명량'을 봤다.
세계 3대 해전의 하나로 꼽힌다는 이순신의 명량대첩.
보는 내내 화면에서 눈을 뗄 수 없었다.
훌륭했다.
무엇보다도 우리 역사상 가장 위대한 인물로 꼽히는 이순신을 그렇게 비장하고 사실적으로 그려낸 영화는 앞으로는 나오기 힘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200억 가까운 엄청난 돈이 투입됐다는.......
영화 후반부를 강타하는 1시간여의 해상 전투신은 박진감을 넘어 우리의 가슴을 정면으로 관통하는 쾌감과 스릴을 주기에 충분하고도 남았다.
이렇게 후련하고, 이토록 비장할 수 있을까.
또 이 정도의 영화를 우리가 만들수 있다는 것이 자랑스러웠다.
과거 김진규, 김명민이 연기한 이순신은 잊어라.
'명량'에서 통째로 최민식의 이순신에게 빨려들 것이다.
영화 전반부
지휘관 회의에서 만나는 이순신의 어깨는 축 처져 있다. 경상우수사 배설이 전투는 불가하다며 대드는 장면이다. 다른 장수들도 마찬가지.
칠천량 해전에서 개박살 당하고 도망갈 궁리만 하는 모습이라니.....
이순신은 울돌목의 지형과 조류 특성을 면밀히 연구함과 동시에 한편으론 구선(거북선)을 만들며 전투에 대비한다.
물론 전투를 반대하는 배설과 그의 일당이 불을 지른 통에 불타 없어버리지만.
영화 후반부
330척의 적함이 물밀듯이 밀려오고.....
이순신의 대장함이 앞장을 서지만 나머지 11척의 함선은 전투를 내켜하지 않아 뒤로 물러서는데.....
(이 사진은 명량 영화가 아닌 다른 곳에서 캡쳐)
이순신의 명언...."두려움을 용기로 바꿀 수 있다면 승리할 수 있다", "살고자 하면 죽을 것이요 죽고자 하면 살것이다. "무릇 장수된 자의 의리는 충을 따라야 하고, 그 충은 임금이 아니라 백성에게 있다.”
적장 구루지마를 연기한 류승룡의 압도적 존재감.
류승룡의 출연비중이 이순신을 연기한 최민식에 비해 적다고 불평하는 이들이 있던데 제발 제발 잊어줘라.
해상 전투씬. 그중에서도 왜군과의 백병전을 엄청난 스케일과 박진감 넘치는, 헐리웃 액션 규모로 찍었는데 정말 라이브, 액티브하다.
영화 보면서 깜놀한 이정현.
벙어리 역할로 나와 대사 한마디 없어도 그녀의 무게감이란.....
갸녀린 몸으로 어찌 저런 연기를....노래는 잘하는 줄 알았지만.
물론 아쉬움도 있기는 하다.
(벌써 역사를 왜곡하니 어쩌니 태클거는 인간들이 있더라.)
이순신 대장함이 거의 유일하게 적선 330여척과 맞서 싸운다는 사실은 과장된 점이 없지 않다.
나머지 배들이 전투에 앞장서기를 꺼려했다는 기록이 있기는 하지만, 영화적 흥미를 높이기 위해 그린 것이라 할 수 있겠다.
원래 왜군들이 칼을 잘 다뤄 육박전에 능함을 알고 있던 이순신은 절대적으로 숫자가 열세인 점을 고려하여 일자진을 폈으며, 판옥선의 장점을 활용, 적당 거리를 두고 포탄을 퍼붓는 전술을 썼고, 백병전은 피했다는 것이 정설.
또한 울돌목 가장 짧은 거리에 철쇄를 바닷속에 깔아 걸려 넘어지게 한다는 기록이 있는데 영화에서는 그리지 않았다. 난중일기에는 없는 내용이니 그냥 넘어가도 되겠지.
영화라는 특성을 고려해야 하고, 전체의 흐름을 봐야지 그런 세세한 것 까지 어쩌고 저쩌고 시비를 건다면 좀 곤란하다.
최민식, 대단한 배우다. 류승룡, 조진웅, 이정현을 비롯한 다른 배우들도 마찬가지.,
그리고 정말 정성을 들여 잘 만들었다.
우리나라도 이 정도의 영화를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이 자랑스럽다.
그런데 이 영화를 만든 주인공은 누구지.
각본, 제작, 감독을 맡아 사실상 명량을 총지휘한 김한민 감독.
대단하다.
가히 필생의 역작이라 할 수 있겠다.
1,000만을 넘어 2,000만, 아니 온 국민 모두가 한번쯤 관람을 권한다.
강추 강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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