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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택시세상

서울대-삼성 30년 -개인택시 (이춘계)

희망연속 2013. 11. 9. 20:47

    

 

 

 

 

“월급에 대한 눈높이만 낮추면 택시 기사는 인생 2막을 시작하는 50~60대가 할만한 괜찮은 직업입니다. 우선 정년이 없기 때문에 내 건강이 허락하는 한 계속 일할 수 있습니다.”

이춘계 승진기업 택시기사는 ‘4060인생설계박람회’를 앞두고 25일 열린 연결지성포럼에서 ‘즐거운 택시인생’이란 주제의 발표회를 갖고 이 같이 밝혔다.

이 택시기사는 1978년 삼성그룹 공채로 입사해, 삼성전관(현 삼성SDI) 컴퓨터사업부의소프트웨어 개발팀에서 16년 정도 일했다.

 

이후 그룹 내 업무조정으로 삼성SDS에서 7년 정도 금융개발업무를 담당했고, 삼성SDS 협력사에서 7년 근무했다.

 

총 30년 정도 삼성에서 일한 전형적인 ‘삼성맨’인 그가 인생 2막으로 선택한 직업은 택시 기사다. 현재 5년째 택시를 몰고 있다.

그가 처음 택시기사가 됐을 때만 해도 고충이 많았다고 한다. 가장 힘들었던 건 주변의 시선이다.

 

그는 “남부럽지 않게 삼성이라는 회사에 근무하다가 택시 기사가 됐을 때 처음엔 아내가 어딜 가든 내 직업을 숨기며 부끄러워했다”며 “택시를 몰면서 무례한 손님을 만날 때도 있었고, 매일 돈을 벌어서 사납금으로 12만원을 채우는 것조차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택시 기사는 이른바 3D(dangerous·difficult·dirty) 업종이라고 설명했다. 늘 교통사고의 위험을 안고 있고, 주 6일 근무에, 주간반과 야간반을 일주일 단위로 교대하기 때문에 신체 리듬이 깨지고, 야간 운전을 할 때는 취객의 술주정까지 받아줘야 하기 때문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그는 3D를 긍정적인 시각으로 새롭게 해석했다. 위험하고 어렵고, 더럽다는 의미가 아닌 즐겁고(delightful) 역동적이고(dynamic) 자기 발전 가능한(developable)이라는 의미의 3D다.

그는 가장 먼저 택시기사는 손님으로부터 환영받는 존재라고 설명했다. 급히 목적지까지 가야 하는 손님이 오래 기다리다 나타난 택시 기사를 만나면 반가워하기 때문이다.

 

회사에서 상사나 부하직원으로부터 스트레스받을 일이 없는 점도 장점이다. 또 좁은 사무실 공간에서 일하는 회사원과 다르게 서울시 전체가 다 내 사무실처럼 일할 수 있다.

 

그는 “삼성에서 일하는 30년 동안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청와대와 국회의사당, 대법원 등 다양한 장소를 택시기사가 돼서 갈 수 있었다”며 “택시기사를 어렵고 힘든 일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생각하기에 따라 즐거운 직업으로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물론 한 달 100만원 정도의 돈을 버는 게 적다고 느낄 수 있지만, 즐겁게 일하고 있기 때문에 현재의 인생 2막에 만족한다”며 “만약 지금 은퇴를 앞두고 있다면, 정년을 요구하지 않으면서 내 적성에 맞는 직업이 무엇인지 알아보고 그 일을 하면서 행복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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