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연속
김대중 자서전을 독파하다 본문
오는 8월 18일은 김대중 전대통령 서거 2주기이다.
그래서 김대중 자서전 정본을 사서 읽었다.
무척 두꺼운 책이다. 1권이 708쪽, 2권이 648쪽.
가격 또한 만만치 않아 1권이 28,000원, 2권은 27,000원 합계 55,000원이다.
10% 할인해서 사긴 했지만 일반 서민이 선뜻 구매하기엔 부담스러운 가격이다.
최근에 권당 16,000원씩 하는 보급판이 출간되었다고 하나 기왕에 사는거 정본을 구입했다. 그리고 밤새워 며칠을 읽었다.
우선, 이렇게 거대한 분량을 어떻게 작성했는지 경외감이 일었다.
물론 디제이가 메모광이고 그동안의 역사를 기록해놓은게 많았겠고 주변 인사들이 많이 정리하고 도와줬겠지만, 그렇다하더라도 대단하다는 생각이 머리에서 떠나지 않았다. 정말 디제이 다웠다. 자서전으로서 이만큼 두껍고, 내용 많고, 정성스레 쓴 책을 본적이 없다.
다음은, 1924년부터 1989년까지, 디제이의 85년 생애를 관통한 것은 파란만장 그 자체였다는 것이다. 한국 현대사의 한복판에서 정말 위대한 한 인간의 역사에 대한 도전기가 아닌가 할 정도였다.
아쉬운 것은, 우리 국민들이 김대중이라는 인간의 값어치를 지나치게 짜게 평가하지 않고 있지 않나라는 점이다. 우리나라 최초로 노벨평화상을 받았고, IMF 위기를 빠른 시기에 벗어나게 했으며, 남북간 평화공존시대를 열어제친 그의 공적은 세계가 인정하고 있으며 역사에 남을만한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이 그랬지 않는가. 그는 정치가라기 보다는 위대한 철학가이자 사상가라고. 우리 국민은 김대중이라는 걸출한 인물과 동시대를 살았다는 자체 하나만으로도 감사해야할 것 같다. 그는 참으로 훌륭한 인물이다.
그런데도 막상 우리 조국과 일부 국민들은 그를 지역감정의 화신이니, 빨갱이니, 노욕의 대명사이니 하는 말들을 아직도 하고 있는 것을 보면 그들의 경망스러움에 실망하곤 한다.
김대중 자서전은 완벽하게 정사(正史) 중심으로 쓰여졌다는 생각이다. 은근히 비사(秘史) 또는 비화(秘話)를 기대했던 당초 기대에 많이 어긋난다. 그의 성품이 그러하리라 생각은 들지만 약간은 실망도 했다. 비하인드 스토리는 그다지 많지 않다.
마지막으로, 그가 겪은 수많은 인물에 대해서 약간씩 평을 하고 있는데 그중 미국의 빌 클린턴 대통령을 가장 높게 평가하고 있다. 클린턴 대통령이 1년정도만 더 재임했어도 역사 특히 한반도의 남북관계는 크게 바뀌었을 것이라며 그의 퇴임을 아쉬워했고, 클린턴이 임기말에 북한을 방문하지 않은 것을 두고두고 아쉬워했다.
아울러 부시 대통령은 보수강경파로서 디제이를 미국에 초청해놓고 'This man'이라 칭하며 홀대했으나 인내하면서 꾸준히 설득하여 남북화해론자로 바꿔놓았다.
그를 박해한 박정희, 전두환에 대해서도 그다지 인간적인 비난은 하지 않고 있다. 사실만을 담당히 서술하고 있을 뿐. 김영삼에 대해서는 재임 중 지나치게 형식적으로 대했다며 실망감을 피력하고 있다. 역시 그릇이 작은 인간이다. 디제이 임기내내 아니 아직까지도 디제이를 비난하고 다니는것을 보면. IMF 위기를 불러온 것도 야당탓이라고 둘러대는 그의 무지는 골든벨 감이다.
노무현 대통령에 대해서는 좋은 점수를 주고 있다. 대통령 재임 중 디제이의 사저를 두번이나 방문한, 파격과 격식을 따지지 않는 솔직담백한 그의 성격이 맘에 들었나 보다.
이명박은 어떨까. 처음엔 실용주의자라고 해서 굉장히 믿었는데 남북관계를 망치는 것을 보고 기대를 접었고 용산참사, 촛불시위 등에 대해 강경대응을 하는 것을 보고 굉장히 실망한 사실을 적고 있다.
난 이명박에 대해서 처음부터 기대하지 않았는데 디제이는 믿었다고 하니 이것을 어찌 생각해야 하나. 얼굴에 쓰여 있는데 그걸 보지 못했을까 아니면 희망사항을 적어놓았을까. 내 마누라가 그러던데, 가격만 적당하면 독도까지 팔아먹을 사람이라고.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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