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연속
노무현대통령이 극찬한 '충북 단양 대강막걸리' 본문
“귀한 손님 오시니까 특별히 맛있는 막걸리 좀 부탁드려요”
아버지와 아들이 꾸려가는 소박한 시골 양조장에 큰 바람이 분 것이다.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정성껏 빚은 막걸리를 배달한 조재구 씨.
누군가 귀한 손님이 온다는 말은 들었지만 막걸리만큼은 자신이 있기에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았다.
“많이 놀랐죠. 귀한 손님이 대통령님이셨는데 안 놀랄 사람이 어디 있겠어요.”
가난한 농민의 아들로 태어나 농업과 농촌에 많은 애정을 가진 노 대통령에게 중앙정부의 도농교류와 관련된 ‘녹색농촌 체험마을’ 사업을 시작한 한드미 마을은 관심의 대상이었다.
“시골에 뭐 대접할 게 있나요. 그래도 고장의 명물이라고 저희 막걸리를 대접해 드린 거죠.
그런데 노무현 전 대통령님께서 한잔을 드시고는 “참 맛있다”며 연거푸 5잔을 더 드셨데요. 권양숙 여사님도 4잔을 드시고요. 보통은 체면 때문에 한 잔씩만 드시잖아요.”
노무현 전 대통령은 대강막걸리 중 다섯 가지 곡물로 만든 ‘오곡막걸리’를 특히 좋아했다. 지하암반 180m에서 뽑아 올린 탄산수와 오곡의 조화는 걸쭉하고 진한 막걸리 특유의 풍미를 더했다.
음식을 만드는 사람에게 맛있게 먹어주는 만큼 큰 칭찬이 있을까? 그러나 이날의 인연은 이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그 후 청와대의 주문은 계속됐고, 청와대 비서관의 방문이 이어졌다. “저희 막걸리가 청와대 만찬주로 선정됐다고 말하더라고요. 총 4군데의 막걸리가 후보로 올랐데요.
심지어 노무현 전 대통령께서 직접 블라인드 테스트까지 하셨다고 하더라고요. 그동안 천대받던 막걸리에겐 끝없는 영광이었죠.” 2006년 4월 1일 ‘경제5단체장 간담회’에서 노 대통령은 “최근 쌀 개방 문제 등으로 고민하던 중 생각난 것이 한드미 마을에서 마신 막걸리였다”며 “아주 맛이 좋아 계속 이것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2006년 3월 31일 ‘3부 요인 및 헌법기관장 청와대 만찬’, 4월 14일 ‘청와대 출입기자단 정기 간담회’에도 어김없이 대강 막걸리가 등장했다.
“2007년에 청와대에서 갑자기 연락이 왔어요. 귀한 손님이 오는데 꼭 저희 막걸리를 대접하고 싶다고요. 부랴부랴 막걸리를 챙겨서 다음 날 오전까지 청와대로 갔죠. 그날 뉴스를 보니 하인즈 워드 선수 모자가 청와대를 방문했더라고요.”
“청와대에 납품을 시작한 일을 1년 넘게 비밀로 했어요. 자칫 잘못했다간 대통령님께 누가 될 수도 있잖아요. 막걸리 좀 더 팔아보겠다고 그런 짓은 못하겠더라고요.”
아쉬운 마음에 고향 봉하마을에 막걸리 2000병을 보내드렸어요. 그 술로 5만 명을 접대했다고 하더라고요.
얼마 후 노 전 대통령님께서 직접 막걸리를 보내줘서 고맙다고 인삼을 보내주셨어요. 영원히 보관할 방법을 찾다가 인삼주를 담갔죠.”
“신세대들에게 어필할 수 있어야 막걸리가 영원히 사랑받을 수 있어요. 그래서 ‘검은 콩 막걸리’를 개발해 특허를 출원하는 등 다방면으로 노력을 하고 있죠.
종종 일본의 효모회사나 주류회사에서 기술이전을 부탁하면서 찾아와요. 살아있는 효모를 마실 수 있는 술은 한국의 막걸리가 유일하다고 칭찬을 하죠. 하지만 국내에서는 이제 시작이에요.”
대강 양조장의 발효실에는 술을 담아놓은 큰 옹기 십여 개가 있다. 그 옹기에는 소화 원년(1926.12.25)이라는 제작일시가 적혀있다. 그 옹기 안에는 80년 된 밑술이 고유의 진한 향을 내뿜고 있다.
80년을 차곡차곡 담가온 막걸리의 향이 이제야 기지개를 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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