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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억원을 포기한 '한겨레신문'

희망연속 2008. 7. 27. 00:15
한겨레, 미국육류수출협 10억 광고 포기한 사연

임원회의 열어 광고게재 않기로 결정…"'돈보다 신의가 중요"

 



2008년 07월 25일 (금) 15:44:22 김상만 기자

미국 쇠고기 생산업체와 정육 가공업체, 수출업체들이 설립한 이익단체인 미국육류수출협회가 한겨레에 억대의 광고를 제안했으나 한겨레가 광고게재를 거부한 사실이 밝혀졌다.

 

 

이런 사실은 한겨레 고광헌 사장이 25일 전 사원들에게 사건의 자세한 경위를 설명한 이메일을 보내면서 알려졌다.

 

 

고 사장에 따르면 미국육류수출협회 홍보 에이전시 관계자는 지난 17일 한겨레 광고국에 찾아와 광고게재를 제안했다. 한겨레에 광고를 싣고 싶은데, 광고국에서 원하는 가격을 제시해달라고 한 것이다.

 

 

미국육류수출협회가 한겨레에 광고게재를 요청한 것은 이례적이다. 협회는 그동안 주로 동아 조선 중앙일보만 광고를 해왔으며, 한겨레에는 거의 광고를 집행하지 않았다.

 

 

지난해에 딱 한차례 1500만 원을 내고 광고를 한 것이 전부였다.


말 그대로 '백지수표'나 마찬가지인 파격적인 제안을 받은 한겨레 광고국 담당자는 순간 당황했다고 한다.

 

 

그러나 '촛불집회' 정국에서 독자들과 시민들이 보내준 성원과 지지를 생각할 때 미국산 쇠고기 광고를 실을 수는 없다고 판단해 광고 10차례 게재에 10억 원이라는 거금을 제시했다.

 

 

광고주 예우차원에서 직접 거절하는 대신 상대방이 받아들일 수 없는 가격을 제시해 사실상 거절의 뜻을 전달한 것이다. 그러나 홍보 에이전시 쪽은 의외로 "미국육류수출협회와 협의하겠다"며 한겨레 쪽 제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육류수출협회 쪽에서 한겨레에 광고게재를 강하게 원한다는 의지를 확인한 광고국은 그때서야 경영진에게 공식으로 보고했고, 한겨레 경영진은 24일 임시 임원회 회의를 열어 만장일치로 미국산 쇠고기 광고를 싣지 않기로 결정했다.

 

 

고 사장은 이메일에서 신문용지 값 20% 인상 등 광고시장 불황을 언급하면서 "10억 원, 미국 돈으로 100만 달러는 큰 금액으로 악화되고 있는 경영 여건을 감안할 때 정말 놓치기 아쉬운 돈이었다"며

 

 

"그러나 한겨레의 보도를 믿고 40여 차례의 광고와 신문구독으로 우리를 성원해 준 시민들과 독자들을 생각할 때, 미국산 쇠고기 광고를 싣는 것은 그 분들과 시민사회에 대한 배신이라는 게 임원들의 한결같은 의견이었다"고 밝혔다.

 

 

고 사장은 이어 "일일이 다 확인하지는 못했지만 한겨레 가족이라면 모두 같은 생각일 것"이라며 "무릇 '정도를 걷는다'는 것은 결코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때로는 많은 것을 포기하고, 또 때로는 큰 불이익을 감수해야 한다.

 

 

하지만 우리는 끝까지 정도를 걸어가야 한다. 한겨레가 시대의 소명으로 받아들여야 하는 길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 우리나라에 아직 한겨레같은 언론이 남아 있다는게 자랑스럽군요. 반면에 신문시장의 70%이상을 장악하고 있는 조중동의 행태는  지탄받아 마땅합니다. 한겨레는 우리의 자존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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