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연속
택시 시외 할증요금 적용기준 본문
서울 교대역에서 시청을 가는 손님이 저에게 말을 건넵니다.
"시외를 가게되면 20% 할증이 붙잖아요. 그런데 구로구에서 인천을 가는데 시흥시 들렀다가 다시 서울시로 와서 시흥시를 거쳐 인천으로 갈 경우 할증요금을 어디부터 받나요?"
"예, 중간에 경유할 때는 받지 않고 맨 마지막 시외 경계지역부터 적용합니다."
그랬더니 손님이 이야기하기를, 그 택시기사는 무조건 맨 처음 시계 갈 때부터 누르더라고.
손님이 택시를 자주 타고 다녀서 택시요금 체계에 대해 어느정도 알고 있는 터라 그 것이 잘못된 것을 알았지만 기사가 할증을 누를 당시에는 이야기 안하고 있다가 마지막에 택시에서 내릴 때 기사에게 이야기를 했더니 기사 눈이 동그래지며 놀란 표정을 짓더랍니다.
물론 그 기사가 모르고 그리 했을 수도 있고, 고의로 했을 수도 있습니다.
서울시와 경기도 지역이 잦은 개발로 인해 도로가 중복되는 곳이 많아진 탓에 그런 문제가 발생하는데, 제가 살고 있는 강동구 지역 역시 하남시를 갈 때 서울과 하남시를 몇 번 거치고서야 하남시 목적지에 도착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때는 마지막 시계 외 지점부터 시계외 할증을 적용한다는 사실.
또한, 서울시에서 경기도를 거쳐 다시 서울시내 목적지로 향하는 수도 있는데 이런 경우에는 당연히 시외 할증을 누르면 안됩니다.
만약 위 조항을 위반할 때에는 택시요금 부당징수에 해당되어 1차 경고, 2차 자격정지 30일, 3차 자격취소 등의 처분이 내려질 수 있습니다. (택시운송사업의 발전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 제12조. 운전업무 종사자격의 취소 등 처분기준)
물론 지방에서는 시계지역 할증을 적용하지 않고 있는 곳도 있고, 서울 20%와는 달리 30%를 적용하는 도시도 있다고 합니다.
서울시는 과거 시계외 할증을 적용하지 않던 시기도 있었는데 그렇게 되니 경기도를 가는 손님을 태우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어서 시외요금 할증을 부활해서 현재에 이르고 있습니다.
사실 우리나라는 국토가 좁고 도시가 밀집되어 있어서 시계 할증제를 폐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일부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특히, 경기도 지역이 비대해져서 서울로 출퇴근하는 사람이 늘어난 탓이 큽니다. 일리가 있죠.
그러나 택시기사 입장에서 볼 때에는 경기도에 내려가면 서울로 돌아오는 승객을 태우기 어려워 할증요금 적용은 불가피하다고 맞서고 있습니다.
택시기사들 중에는 경기도 지역을 가지 않으려는 기사도 있고, 일부러 경기도로 가는 손님만 골라 태우려는 기사도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물론 택시수입면에서는 먼거리를 가는 손님을 태우는 게 아무래도 유리한 면이 있는 것 같습니다.
저의 경우엔 단거리, 장거리, 시내, 시외 거의 가리지 않고 손님을 태우고 있습니다. 지금은 코로나 시국이라 손님도 없는 편이고 제 성격이 손님을 가려 태우기를 싫어하는 체질이어서입니다.
그리고 택시 시계지역 할증과 관련하여 헷갈리는 부분에 대한 Tip입니다. (서울택시 기준)
ㅇ 인천공항, 광명시, 위례신도시는 할증대상지역이 아닙니다.
ㅇ 인천공항은 공항과 부속지역(업무단지, 호텔 등)이 전부 할증대상지역이 아닙니다. 단, 공항 사업부지가 아닌 영종신도시나 운서역, 영흥도 등은 할증대상지역에 해당됩니다.
ㅇ 반대로 인천공항에서 타지역을 갈 경우, 인천공항 공동사업구역 협약 6개 도시(서울, 인천, 부천, 광명, 고양, 김포)를 벗어난 구역에서부터 할증 적용합니다.
예를 들면, 서울택시가 인천공항에서 용인 가는 손님을 태우고 인천, 광명, 안양, 수원을 거쳐 갈 경우 안양시계지역 부터 할증을 눌러야 합니다. 물론 처음부터 운행을 거절해도 승차거부에 해당되지 않습니다.
ㅇ 위례신도시나 광명시에서 타지역 가는 손님은 가도 되고 안가도 됩니다. 하지만 손님을 태울 경우 시외할증을 누르는 게 맞다는 사실.
ㅇ 서울택시가 서울에서 손님을 태워 광명을 거쳐 시흥시로 갈 경우에는 시흥시 진입할 때 할증을 눌러야 합니다. 광명시는 서울(구로, 금천구)과 공동사업구역이기 때문입니다.
택시를 처음 하시는 분들은 약간 햇갈려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익숙해지면 전혀입니다.
제가 시외할증과 관련해서 가장 헷갈렸던 순간은 2년전쯤 구리시에서 인천공항 가는 손님을 태웠을 때입니다. 한양대 구리병원앞에서 탑승한 손님이 인천공항을 가자고 했을 때 약간 머뭇거려졌습니다.
일단 강변북로쪽으로 방향을 잡고 생각해보니 인천공항은 공동사업구역이라 타지역에서 태울 수가 있었고, 대신에 서울택시는 할증을 안누르는 게 맞습니다. 저 역시 할증을 안눌렀구요.
손님이 내용을 알고 있어서 일부러 할증이 없는 서울택시를 탔다고 나중에 말씀하시더군요.
저는 예나 지금이나 약간 헷갈리는 점이 있을 땐 손님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해석하고 운행합니다. 특히 시외할증은 처음부터 누르는게 아니라 경계지점에서 누르기 때문에 사실 돈으로 치면 별로입니다.
괜스레 빨리 눌러서 손님에게 불필요한 오해를 살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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