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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법무장관의 '산산조각'

희망연속 2020. 12. 18. 15:27

 

 

추미애 법무부장관이 오늘 사의를 표명했습니다.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정직 2개월 징계가 확정되자 페이스 북에 정호승 시인의 '산산조각'을 올리면서 물러나겠다고 한 것입니다.

 

개인적으로는 많이 아쉽습니다. 

 

사실 추미애 장관이 윤석열 총장과 대립했던 일련의 과정을 보면 그다지 시끄러울 것도, 새삼스러울 것도 없는 것이었습니다. 검찰개혁이라는 시대적 당위를 실천하는 과정에 윤석열이라는 괴물같은 방해물이 있어서 그를 치워가는, 검찰개혁의 한 과정일 뿐이었습니다.

 

윤석열 총장은 대통령이 임명한 임기 2년의 공무원에 지나지 않습니다. 검찰청 법에서 규정한 대로 대통령과 장관의 지시와 감독을 따르면 되는 것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추장관과 정면대립을 하면서 조중동과 제1야당의 아바타 노릇을 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민주당 정부가 3번째 집권한 뒤로 사회 모든 분야에서 독재시대의 유물인 권위적인 기관과 제도들이 많이 제거되거나 개선되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특히, 국정원, 군, 경찰같은 통치기관의 힘이 많이 빠지고 있는 것은 매무 고무적이지만 아쉽게도 검찰, 법원, 언론 등은 상대적으로 민주화, 탈 권위적인 개혁바람에서 많이 비껴 나 있는 것 또한 사실입니다.

 

윤석열 총장의 일련의 언동은 검찰개혁을 방해하고 기득권을 사수하려는 거의 마지막 발악 정도로 이해하고 싶습니다. 그의 단말마적인 행동은 수구언론과 기득권론자들의 몰지각한 지지를 바탕으로 집권여당과 민주화 열망세력 마저 흔들리게 할 정도였지만 결국엔 상식적인 수준으로 가는 과정에 일고 있는 잔잔한 파도에 불과하지 않을까요.

 

윤석열 한사람이 아니라 거대 언론, 제1야당, 기득권 세력과의 최일선에서 온갖 비난과 조롱을 온몸으로 받으며 싸워온 사람이 바로 추미애 장관입니다. 온몸에 공포를 느낄 때도 있었다는 그의 말처럼 정말 정말 힘들었을 것입니다.

 

추장관은 추다르크라는 별명처럼 정치적 강단과 기개가 있는 분입니다. 추미애 장관 정도나 되니까 몸과 마음이 그야말로 '산산조각'이 나면서 그 정도까지 해내지 않았을까요

 

검찰개혁이 조속히 마무리되어 추장관의 소신과 기개가 열매맺기를 간절히 기원함과 동시에 비록 지금은 물러나더라도 언젠가 다시 국민 속으로 돌아올 날을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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