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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의 안과 밖

만화 '항우와 유방'을 읽고

희망연속 2021. 2. 16. 18:53

'항우와 유방' 만화 21권이 집에 있습니다. 아들이 초등학생일 때 사준 것 같은데 거의 20년 만에 다시 꺼내 읽었습니다.

 

만화 '항우와 유방'은 일본 만화가인 요코하마 미쓰테루의 작품으로, 그는 항우와 유방을 비롯하여 전략 삼국지, 수호지 등도 그렸습니다.

 

그의 작품을 보면 감탄사가 절로 나올 정도로 정교하면서도 흥미롭습니다. 어떻게 이런 작품을 그릴 수 있었을까, 놀란 적이 많습니다.

 

 

 

 

요코하마 미쓰테루가 이 작품을 쓴 것은 1987년~1992년이라고 합니다. 물론 제자들의 도움을 받았겠지만 오직 수작업으로 저 많은 그림을 그린 것인 지, 아니면 그 당시에 컴퓨터의 도움을 받은 것인 지 의문이 듭니다. 그런데 컴퓨터가 있었다 해도 초기단계여서 큰 도움은 되지 않았을 것 같은데.

 

아무튼 엄청난 노력과 정성이 들어간 역작이란 생각이 듭니다.

 

저는 다시 만화를 읽으면서 우선 제목에서 부터 의구심을 가져 봤습니다. 최종 승자는 유방이고, 그래서 한나라를 건국해서 400여 년에 걸친 중국의 전성기를 열었을 뿐만 아니라 유방이 항우보다 15살 정도가 더 많은데도 불구하고 왜 '유방과 항우', '한초지'란 말은 쓰지 않고 한결같이 '항우와 유방', '초한지'라고 할까?

 

그 것은 아마도 역사적 사실보다는 소설 관점이어서가 아닐까요. 즉 유방이란 인물과 한나라 건국이란 역사적 사실보다는 비록 패자이기는 하지만 항우란 인물이 훨씬 이야깃 거리가 많고 재미 있어서 그렇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항우와 유방에 관한 소설과 만화는 사마천이 쓴 사기를 근거로 하고 있다고 합니다. 사기 역시 기원전에 지어졌으므로 과장이 많이 섞여 있을 것 같습니다. 당연히 큰 그림을 봐야죠.

 

소설에서 항우는 힘이 장사이고 무술에 능하지만 성격이 급하고 난폭하며 부하나 백성들에게 별로 후하지 못한 사람으로 나옵니다. 반면에 유방은 출신은 미천하고 음주가무에 능한 유형이지만 겸손하고 사람을 다룰 줄 아는 유형으로 나옵니다.

 

유방이 항우를 꺾고 천하를 쟁패한 근본적인 이유는 바로 용인술에 있다고 합니다. 소하, 장량, 한신 등의 휘하 참모들을 적재적소에 배치해서 능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도록 했고, 참모들의 의견을 경청하여 백성들의 삶에 관심을 기울였습니다.

 

유방은 소설 속 캐릭터와는 달리 상당히 권력욕도 강하고, 잔인한 면도 있다고 보여집니다. 초를 꺾고 천하를 통일한 이후에 한나라 건국의 일등 공신이었던 한신과 영포, 팽월 등을 잔인하게 제거한 것만 봐도 미루어 짐작할 수 있죠.

 

저는 책을 읽는 내내 항우가 매우 안타깝게 느껴졌습니다. 그를 성격이 포악하고 급한 지도자로 그린 것은 유방과 대척점에 있도록 과장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고 다만 안타까운 점이 범증과 같은 책사를 비롯한 부하들의 의견에 좀 더 귀를 기울이지 못한 점이 매우 안타깝게 느껴집니다.

 

유방이 천하통일 후에 한신과 같은 개국공신들을 무자비하게 제거해 나갔지만 천년만년 살 수 있는 게 아니었죠. 유방은 천하통일 후 불과 7년만에 죽고 맙니다. 그의 나이 58세였죠.

 

한마디로 그 어떤 천하장사도 죽음 앞에서는 별 수가 없다는 사실.

 

살아 생전에 뭇사람들과 좀 더 잘 지내고 힘있고 돈있을 때 잘 해줘야지 어려울 때 도와줬던 공신들을 그렇게 주살해버리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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