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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큰 희망은 낮은데서 떠오른다 / 김해화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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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큰 희망은 낮은데서 떠오른다 / 김해화

희망연속 2018. 9. 21. 20:59

높은 산
개울가에 살면서
물 위에
나뭇잎이나 종이배 띄웠다
종이배는 흘러서 강으로 간다



내가 자란 뒤
좀더 낮은 세상으로 내려와서는
강에 나룻배 띄우는
사람들 보았다
강물은 바다로 흐른다



더 흐를 곳 없어서
바다는 물의 가장 낮은 곳인가
바다 보이는 언덕 위
고급 아파트 공사장 철근 메면서
더 내려갈 곳 없는 사람들과 함께 산다
우리는 가장 밑바닥인가



점심 먹고 드러누워
바다 위에 떠 있는 산봉우리만한 배를 본다
가장 낮은 곳까지 흘러내린 물이
온몸으로 짊어지고 있는
저 커다란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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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참 좋다.


음미할 만 하다.



가장 낮은 곳에서 희망을 보고 있다는 내용인 듯 한데


"강물처럼, 바다는 강물을 포기하지 않습니다"라는 노무현 대통령을 연상케 한다.



우리 모두 현실이 가장 낮다고, 어렵다고, 희망조차 없다면 무슨 낙이 있을까. 


인간은 원래 조석변개하는 동물이라 높은 곳에 있거나 힘깨나 쓰고 있으면 아래가 잘 안보이는 법이다.



김해화 시인은 노동 현장에서만 35년을 일하고 있다는데


그래서인지 가장 낮은 곳에 있으면서도 희망을 이야기하고 있다.



희망조차 없으면 낮은 곳은 지옥의 문턱이겠지


그렇다


우리 모두 현실이 가장 낮다고, 어렵다고, 희망조차 품지 않으면 안되겠지. 








김해화 시인은 1957년 전남 순천 출생이다.


내 고향 아닌가.


초등학교 졸업하고 부터 노동현장에서 일했다는데 대단하다.


지금은 민족장가연합 상임대표까지 맡고 있는 걸 보면 시인으로서 상당한 성취를 이룬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 이 시를 신문이나 책에서 읽은게 아니라 서울 서부역 행복마트 커피자판기에 씌여 있다는 거


행복마트 사장님은 나이답지 않게 싱싱한 분이다. 이 시대를 열심히 살고 계시는 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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