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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된 손목시계 '아남 카리타스'

희망연속 2017. 8. 1. 18:20

 

 

 

 

 

 

 

지금은 소비가 미덕인 시절이다. 무엇이든 많이 사고, 잘 써야 대접받는다.  

 

'아껴야 잘 산다'는 말은 없는 사람들을 위한 찌질한 변명이 된지 오래다.

 

하지만 가난한 서민이 그런 말 함부로 흉내냈다간 가랭이 찢어지는 수가 있다.

 

모름지기 분수를 알아야 하는 법.

 

우리네 어렸을적엔 모두 다 가난했으니 다들 아끼고 나눠 쓰는데는 익숙한 편이다.

 

나 역시 아끼고 오래쓰는 데는 남에게 지지 않는다고 스스로 자부(?)하며 살아 왔는데....

 

문재인 대통령의 낡은 구두, 시장표 양말, 홍은동 작은 빌라를 대하고는 낯이 부끄러웠다.

 

많이 반성했다.

 

문 대통령, 정말 대단한 분, 예전엔 미처 몰랐네요!!!

 

그럼 내가 문 대통령에 뒤지지 않을만한 물건은 없을까 찾아 봤다.

 

문득 떠오르는 손목시계

 

짜잔!!

 

오늘 퇴근 길에 시계 배터리를 갈기 위해 시계방엘 들렸더니 주인장께서 대뜸 하는 말씀

 

"이거 참 좋은 시계죠, 아마 30년쯤 된거 같은데요, 전에는 배터리 갈면 2~3년 갔겠지만 요즘엔 많이 낡아서 몇개월 못갈겁니다. 태엽 감는 나사가 낡아서 물이 스며들 우려가 있네요"하는 게 아닌가.

 

시계방 주인장 왈 요즘엔 이렇게 튼튼한 시계 만들지 않는다고, 너무 오래 쓰면 순환이 되질 않는대나.

 

시계가 고장나야 또 살텐데 그렇게 튼튼하게 만드니 누가 다시 사게 되나? 

 

맞다. 1991년 결혼 예물로 구입한 시계. 아남 카리타스.

 

그 회사, 아남시계, 지금은 시계 안만들지 아마.

 

이런 저런 이유로 시계산업은 거의 폭망.

 

그러나 난 이 시계가 좋다. 디자인도 맘에 들고, 아직 새것마냥 잘도 간다. 고장난 적도 없었던 것 같다.

 

이 시계를 50년 이상 넘겨 차고 싶은데

 

그럼 욕먹을 짓일까, 아니면 아낀다고 표창받을 짓일까.

 

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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