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연속
카카오택시, 희망과 실망 본문
며칠전,
카카오택시를 이용해 마포에서 한양대까지 간 어느 중국인 유학생은 카카오택시에 대해 침이 마르도록 칭찬을 했다.
감동적인 어플이요, 대단한 한국이라고.
중국에도 유사한 어플이 있기는 하지만 카카오택시에 견줄만한게 못된다면서도 곧 그 이상의 어플이 등장할 것이라는 말도 했다.
하기사 짝퉁의 천재들이니깐.
맞다. 카카오택시, 참 잘 만든 것 같다.
그동안은 손님이 택시를 찾아갔다면 이젠 택시가 손님을 찾아가는 양상으로 바뀌게 한 결정적 계기가 됐다고 할까.
택시문화의 이러한 변화는 갈수록 더 빨라질 것이고, 택시업계나 기사들도 여기에 대응할 준비를 갖춰 나가야 될 필요가 있다.
그래서 나도 카카오택시 콜을 적극 받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하루에 많게는 10회, 적게는 2회 정도.
그러나 카카오택시가 손님위주로 만들어진 것이기 때문에 택시기사로서 아쉬운 점이 들 때가 있다.
앞으로 나아질 것을 기대하고는 있지만......
첫째, 카카오택시를 불러놓고 너무 쉽게 취소를 하는 손님들이 많다.
콜을 받은 즉시 전화를 한 다음 내비게이션을 보고 어렵사리 찾아갔는데 손님은 이미 다른 차를 타고 떠나 버리고 전화도 해주지 않는 경우가 흔하다. 시간에 쫒기는 기사입장에선 허망하다. '손님 신고하기' 기능이 있으나 그게 무슨 소용?
물론 바빠서 그러는 경우도 있겠고, 카카오택시 도착시간이 너무 늦을 것 같아 그러는 경우도 있겠지만, 글쎄?
둘째, 카카오택시가 도착했는데도 기다리게 하는 손님들이 많다.
콜을 받고 전화를 한 다음 손님을 찾아가는 경우도 있지만 나는 시간을 아끼기 위해 바로 손님 위치로 이동하여 도착하면 전화를 한다.
물론 집앞에 나와 기다리는 손님도 있지만 늦게 나오는 손님도 많다. 여성인 경우 화장하고 나오는 것일까. 10여분을 기다린 끝에 전화로 그냥 돌아가겠다 했더니 입에 담기 어려운 말을 하는 사람도 있었다.
하지만 손님이 기사평점을 매기는 것을 생각해 딸보다 어린 애들이 싫은 소리, 싫은 표정을 해도 그냥 참는다.
셋째, 카카오콜을 지나치게 남발하는 경향이 있다.
출퇴근 시간대 처럼 바쁜 경우에 단거리 콜은 기사들이 응하기가 쉽지 않다. 그런데도 이런 것을 승차거부로만 몰아간다면 문제가 풀리지 않는다.
또한 택시가 접근하기 어려운 지점에서 콜을 부르는 것도 문제가 있다. 콜을 받고 가파른 언덕길을 어렵사리 올라갔더니 새파랗게 젊은 손님이 고마워 하기는커녕 왜 이렇게 늦게 오냐며 성질을 내는 황당한 경우도 몇번 당했다.
이 모든 것이 초기에 일어나는 시행착오의 과정이라고 이해는 하면서도 우리나라의 후진 교통문화를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라는 점에서 씁쓸하기만 하다.
아무리 좋은 제도를 만들기만 하면 뭐하나, 결국은 사람이 주체인 것을.
카카오택시에 대해 내가 가장 아쉬워하는 점은 콜비를 받지 않도록 한 점이다.
물론 카톡도 무료이고 초기에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의도도 있었겠지만 콜비를 1,000원 정도 받는다면 훨 낫지 않았을까.
그러면 단거리콜이나 피크타임 때의 승차거부, 접근성이 곤란한 지점에서의 콜에 대한 거부감 등이 지금보다는 훨씬 덜하지 않을까.
아울러 지금처럼 쉽게 취소하기 기능을 유지하는 것도 개선할 필요가 있다. 취소를 하려면 기사 또는 회사에 전화로 사전 양해를 구하는 게 순서이자 최소한의 도리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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