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연속
최윤식, '2030 대담한 미래' 본문
20년 전만 해도 인터넷이란 것은 없었다. 기술 분야에 종사하는 소수의 사람들에겐 알려져 있었을지 몰라도 일반인들이 인터넷을 접하고 이메일이란 것을 사용한 시기는 빨라도 1997∼1998년이었다. 20년 전만 해도 지금 젊은이들은 본 적도 없는 삐삐가 일반적이었고 당시의 두껍고 투박한 검정색 휴대폰은 극히 일부만 사용했다. 인터넷과 휴대폰만 봐도 지난 20년간의 변화는 눈이 획획 돌아가도록 빨랐다. 2030년대 초반까지 앞으로 20년간의 변화는 이보다 훨씬 더 빠르고 급격할 것이다. 최윤식 아시아미래인재연구소 소장이자 한국뉴욕주립대학교 미래기술경영연구원 원장의 전망이다. 굳이 그의 전망이 아니더라도 3D 프린터 보급, 무인자동차 등장, 1가구 1로봇 시대의 도래, 인공 장기 발달로 인한 수명 연장 등은 이미 누구나 예측 가능한 가까운 미래다. 문제는 이러한 미래가 대부분의 사람들에겐 막연한 상상의 영역, 언젠가 실현될 것 같지만 지금은 전혀 체감하지 못하는 미래로만 남아 있다는 사실이다. 이런 점에서 국내 최고의 미래학자로 꼽히는 최 소장의 `2030 대담한 미래 2돴는 막연한 미래를 구체적인 미래로 머릿속에 그려보고 대비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된다. 이 책은 최 소장이 지난해 내놓은 '2030 대담한 미래 1'의 뒤를 잇는 미래 예측서다. '2030 대담한 미래 1'은 한국이 앞으로 10∼15년 이내에 금융위기나 외환위기를 맞게 되고 향후 5년 안에 삼성그룹의 몰락이 시작된다는 암울한 전망을 담고 있었다. 반면 '2030 대담한 미래 2'는 닥쳐올 위기 속에서 찾을 수 있는 기회와 기술 발전에 따른 산업 변화의 양태를 상세히 다루고 있다. 책은 크게 두 부분으로 구성돼 있다. 앞 부분은 1권에서 전망했던 한국과 중국, 일본 등 동북아 3국과 나머지 아시아에 휘몰아칠 위기의 가능성과 향후 10∼20년간 짧게 유지될 초강대국으로서 미국의 부활이 요약돼 있다. 뒷 부분은 20년간 미래 전쟁에서 살아남아 승승장구하기 위한 전략과 3D 프린터가 이끄는 3차 산업혁명, 로봇산업이 이끄는 4차 산업혁명 등 구체적인 미래 산업의 모습이 소개돼 있다. 우선 최 소장이 향후 10∼15년 내에 한국이 위기에 빠질 것이라고 전망하는 이유는 미국의 금리 인상과 한국의 과도한 가계부채다. 미국이 2015년부터 금리를 올리기 시작하면 점차적으로 한국에서 외국 자본이 빠져나가기 시작한다. 이렇게 되면 외화부채가 많은 기업들이 1차적으로 타격을 받게 된다. 외국 자본의 유출로 원화 가치가 떨어져 환율이 불안해지면, 최 소장이 명시적으로 지적하진 않았지만 한국은행도 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고 이는 가계부채에 직격탄을 날려 위기를 촉발시킨다. 최 소장은 지금 당장 부채 축소에 돌입하지 않으면 10∼15년 안에 30대 그룹 중 절반이 사라지고 코스피는 1000 수준으로 폭락할 것이라고 경고한다. 비슷한 시기에 중국은 부동산 버블 붕괴로 덩달아 휘청거리고 일본은 과도한 국가부채를 감당하지 못해 국가 부도 사태에 직면한다. 다른 아시아 국가들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빚을 늘려 경제를 지탱해온 탓에 과잉 부채로 인한 위기에 직면한다. 그나마 희망은 이같은 위기가 경제 주도권이 미국에서 아시아로 넘어오는 과정에서 벌이지는 성장통이란 점이다. 최 소장은 21세기 말이 되면 아시아 인구가 세계 인구의 60∼70%, 아시아 생산이 전세계 생산의 60%를 차지해 아시아가 자연스레 세계 경제의 중심지로 떠오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중일 3국은 2020년 무렵부터 인구 증가세가 멈추고 고령화가 가속화돼 인구 경쟁력을 잃어버리겠지만 앞선 기술로 아시아 경제 성장을 지원하는 역할을 담당하며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했다. 위기 속에 잉태되는 이러한 기회를 잡아 미래 산업에서 승리하기 위해선 3가지 능력이 필요하다. 첫째는 사람의 정신과 사람들간 연결에 대한 지식인 인문학적 소양이다. 인문학적 훈련을 통해 통찰력과 상상력, 연결력을 키우는 게 중요하다. 둘째, 경제(돈)에 대한 정보다. 경제는 사람의 연결, 사람의 선택, 사람의 움직임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인 만큼 기술에서 승리해도 경제에서 패배하면 세상을 바꿀 수 없다. 마지막으로 신기술 능력이다. 최소한 신기술에 대한 이해를 갖고 있어야 골디락스의 과실을 나눠 가질 수 있다. 이러한 3가지 능력을 가지고 어떤 전략으로 어떤 산업에서 승부를 걸어야 하는지는 책에 상세히 소개돼 있다. ◇2030 대담한 미래2=최윤식, 지식노마드, 556쪽, 2만8000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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