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연속
신촌 세브란스병원 속의 광혜원 본문
와이프의 건강이 좋지 않아 신촌 세브란스병원엘 다니고 있다.
난 나대로 직장에 얽매여 있어 제대로 보살펴 주지도 못하고 있어 가슴만 아프다. 와이프의 건강문제는 정말 예기치 못했다. 너무 당황스럽다.
와이프 치료차 병원에 왔다가 시간이 남아 어떻게 할까 하다가 건물 밖에 한옥이 보이길래 찾았다.
들어가는 입구는 '연세역사의 뜰'이라는 현판이 있다. 물론 뒷편으로도 들어갈 수 있다. 뒤에 보이는 웅장한 병원건물과 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
광혜원. 낯설지 않은 이름이다. 1885년에 설립된 우리나라 최초의 서양식 국립의료기관이 바로 광혜원이다.
이 흑백사진이 설립 당시의 모습이고, 지금 광혜원 건물은 그대로 복원한 것이라고 한다.
설립 당시엔 종로구 재동 지금의 헌법재판소 자리에 있었는데 갑신정변때 사망한 개화파 홍영식의 집을 조선정부에서 압수하여 광혜원으로 만들었다고 한다.
연세대 세브란스 병원의 뿌리인 광혜원을 금싸라기 땅인 이곳에 복원해 놓은 것은 그럴만한 이유가 있을터.
물론 연세대가 개교 100주년 기념사업의 일환으로 광혜원을 복원했다고 하는데 우리나라 최초의 서양식 의료기관이라는 상징성을 확실히 해두기 위함일 것이다.
대한제국은 좀 더 많은 백성을 치료할 목적으로 1899년에 국립 광제원을 설립하였고, 광제원은 1907년에 대한의원으로 이름을 바꿨다.
미국 선교사겸 의사였던 애비슨이 광혜원을 운영해 오다가 1899년 미국의 거부였던 세브란스의 기부를 받아 1904년에 세브란스병원을 설립하였고, 세브란스연합의학전문학교를 만들어 서양의학 교육에도 앞장섰다.
그러다가 1957년에 연희대학교와 합쳐저 오늘에 이르렀으니 연세대학교와 세브란스병원은 우리나라 서양식 의료기관의 정통성을 지니고 있는셈이다.
몇년전에 서울대측에서 제중원이 국립의료기관이었던 사실을 이유로 들며 우리나라 최초의 병원의 뿌리는 서울대에 있다고 주장했다가 슬그머니 꼬리를 내렸던 일이 있었는데.
그렇다면 조선의 성균관도 국립이었으니까 성균관대학교의 뿌리도 서울대인 셈이네.
괜한 논쟁으로 에너지만 낭비한 꼴이 되고 말았다.
누가 뭐래도 우리나라의 톱은 서울대니까 그렇게까지 주장할 필요는 없지 않았을까.
광혜원 바로 옆에 웬 정자각이 있나하고 들여다 봤더니 수경원.
조선 제21대 영조임금의 후궁이자 사도세자의 어머니였던 영빈 이씨의 묘가 있던 곳이었는데 1969년 경기도 고양시 서오릉으로 봉분과 묘비를 이전하고 정자각과 비각은 아직 이곳에 그대로 있다.
아마 연세대측의 요구에 의해 옮긴듯 한데 그래도 왕비의 능이라는 상징성을 고려하여 정자각과 최소한의 유물은 남겨둔 것으로 짐작된다.
위 사진이 현재 서오릉에 옮겨져 있는 수경원이다. 와이프와 함께 식목일날 서오릉에 점심먹으러 들렀다가 우연히 찍었다.
제법 크게 보였다. 저렇게까지 크게할 필요가 있었을까. 아무리 왕비라고는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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