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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범의 은퇴로 기아는 더 강해질 수 있다.

희망연속 2012. 4. 2. 11:10

깜짝 놀랐다. 4월 1일 만우절날 이종범이 은퇴했다.

이종범이 누군가.

 

전성기 시절, 김응룡 감독의 말대로 해태 전력의 50%를 차지한다고 하지 않았나. 그의 화려한 기록을 나열하기엔 여백이 남아있지 않을 것 같다. 호남야구의 상징이라는 수식어는 식상할 뿐이다.

 

그래서인지 그의 깜짝 은퇴에 대해 대부분 기아 구단과 선동열 감독을 원망하는 소리가 대부분인것 같다. 레전드를 너무 소홀하게 대해줬지 않나 하는게 팬심인것 같다.

 

나 역시 누구보다 더 아쉽다. 나만큼 그를 좋아한 팬도 그리 흔하지 않을 정도로 난 그의 열성 팬이다. 그의 전성기때 플레이를 능가하는 선수가 앞으로는 쉽게 나올것 같지 않아 더욱 그렇다. 물론 이종범이란 스타를 안고가지 못한 선감독의 태도에 나 역시 서운한 맘이 없으랴.

 

그러나 여기서 잠깐 뒤돌아볼 필요가 있다. 2007년 당시 기아구단과 서정환 감독은 이종범에게 은퇴를 권했던 적이 있고, 2010년에도 조범현 감독이 플레잉코치를 권한바가 있다. 

 

말하자면 5년전에 벌써 이종범을 감독과 구단이 레귤러에서 제외했었다는 점이 중요하다. 그렇다고 나이들면 다 은퇴해야 한다는 말은 아니다. 해외에는 50세가 넘어서도 아들뻘되는 선수들과 당당히 겨루고 있는 선수들도 있으니 선수 개개인의 경쟁력의 문제일 뿐이다.

 

작년 선동열 감독이 부임했을 때 사실 난 이종범의 반응이 제일 궁금했었는데  "그저 그래요"라고 시큰둥하게 대답할때부터 "아, 이종범은 선감독을 그리 반기지 않는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선감독 역시 이종범을 겨냥하여 "스타선수는 은퇴시점이 중요하며, 박수받을 때 떠나는게 좋다"라는 의미심장한 말을 한것도 사실이다.

 

감독으로서는 보다 젊고 유능한 선수들에게 출장기회를 많이 줘서 자연스럽게 세대교체를 이루는 것이 구단의 장래를 위해 좋다는 생각을 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기회조차 주지 않았다는 이종범의 주장이 어느정도 설득력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선감독이 구정물을 전부 뒤집어 쓸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올해 나이 43세인 이종범 개인으로서는 아직 더 뛸수 있다고 생각하겠지만 이용규, 나지완, 김상현, 신종길 그리고 윤완주, 황정립 등 가능성이 있는 후배들의 기량은 이종범이 비비고 들어갈 만한 틈을 주지 않을 정도가 되버렸으며, 성적을 더 생각할수 밖에 없는 감독입장에서는 충분히 그럴수 있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선감독이 삼성 감독으로 있던 2010년에 FA로 풀린 박진만을 붙잡지 않아 그는 SK로 갔고, 프랜차이즈 스타였던 양준혁 역시 반강제로 은퇴시켜서 많은 욕을 먹었던 전력이 있던 선감독으로서도 이번 결정에는 누구보다 더 고민을 많이 했을 것이다. 

 

그러나 현재의 막강 삼성야구단의 배경에는 그러한 세대교체가 큰 힘이 된것 역시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당장엔 아쉽고 서운하겠지만 비난의 화살을 선동열 감독에게만 돌리는 처사는 수긍하기 어렵다. 남아있는 젊은 유망주들이 기아를 더 강하게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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