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걸리] 팔도 막걸리 비교 501호
막걸리 열풍이 불면서 지역 막걸리들이 호황을 누리고 있다.
중앙 브랜드가 대세인 소주나 맥주와 달리, 막걸리는 각 지방마다 그 지역의 전통 브랜드가 세를 잡고 있다.
전국팔도에 유명하다는 막걸리를 모아 비교를 해봤다. 과연 이름이 다른 만큼 맛도 각기 다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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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막걸리
‘막걸리’라는 이름에서 풍기는 토속적인 느낌 때문에 ‘서울 막걸리’하면 족보도 없는 막걸리라는 오해를 받기 쉽다. 그러나 현재 지역 막걸리들을 물리치고 막걸리 시장을 접수한 것이 바로 서울 장수막걸리다. 장수막걸리는 처음 맛보면 ‘진짜 막걸리 맞아?’하고 묻게 된다. 탄산수같이 입 안에 톡 쏘는 청량감이 있고, 목 뒤로 넘길 때는 부드럽다. 막걸리의 쓴맛보다는 달달한 느낌이 강하고, 쌀이 느껴지면서 마지막에는 감칠맛이 돌아 더 마시게 하는 효과가 있다.
쓴맛 ★★★☆☆ 신맛 ★★★★☆ 청량감 ★★★★★ 떫은맛 ★★☆☆☆ 총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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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천 이동막걸리
포천은 좋은 쌀이 많이 나와 막걸리 또한 유명한 곳이다. 포천 이동면 근처에 있는 군부대에 납품되면서 인기를 끌게 되자 제대한 병사들이 전국 각지에서 이동 막걸리 홍보대사(?)를 자처하기도 했다고. 포천 이동막걸리는 ‘진짜 막걸리’라는 느낌이 든다.
적당히 씁쓸하고, 구수해서 탁한 느낌이 강하다. 막걸리 자체도 진하고 걸쭉해서 먹는 맛은 있으나, 많이 먹으면 금방 취할 것 같은 느낌. 애주가라면 추천할 만하다.
쓴맛 ★★★★★ 신맛 ★★★☆☆ 청량감 ★★☆☆☆ 떫은맛 ★★★★☆ 총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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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광주 남한산성 참살이 탁주
경기도무형문화재 제13호로 지정된 남한산성 소주 제조기능 보유자 강석필 선생이 만드는 100% 국내산 쌀로 만든 막걸리다. 기존의 막걸리용기와 차별된 세련된 디자인으로 젊은 여성들에게 어필한다. 디자인과 마찬가지로 맛에서도 세련미를 느낄 수 있다.
여자들이 먹기 좋은 감미롭고 부드러운 느낌의 막걸리다. 전반적으로 쓴맛이나 탄산은 평범한 편이다. 분유냄새와 영양제 먹는 느낌이라는 평도 있었다.
쓴맛 ★★★☆☆ 신맛 ★★★☆☆ 청량감 ★★☆☆☆ 떫은맛 ★★★☆☆ 총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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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무등산 막걸리
지하 230m 천연 암반수로 만든 무등산막걸리는 아직 전국 유통망이 뚫리지 않아 쉽게 구하기 힘든 지역 막걸리다. 무등산을 오르는 사람들에게는 옛날부터 유명한 지역 명물이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무등산 막걸리에 대한 평가는 ‘무난하다’가 가장 적합할 듯하다.
탄산과 쓴맛이 어느 정도 공존하고, 특별히 무겁거나 가볍지 않은 느낌이다. ‘밍밍하고 물 같다’는 평도 있었다.
쓴맛 ★★★★☆ 신맛 ★★★☆☆ 청량감 ★★★☆☆ 떫은맛 ★★★☆☆ 총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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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횡성 국순당 생 막걸리
강원도 횡성의 지역 막걸리를 국순당에서 전국 유통 시킨 제품으로, 유통 100일 만에 판매량 100만 병을 돌파한 지역 막걸리계의 유명인사다. 요즘 최고 인기스타인 황정음이 광고를 찍기도 했다.
국순당 막걸리에 대한 평가는 ‘막걸리보다 맥주에 가깝다’는 평이 대부분이었다. 그만큼 막걸리 같지 않은 달달한 맛이 처음에 느껴지고 목 뒤로 넘긴 후에나 쓴맛이 느껴진다. 막걸리 특유의 뒷맛도 느껴지지 않아 젊은 층에 크게 어필 할 수 있을 듯하다.
쓴맛 ★☆☆☆☆ 신맛 ★★☆☆☆ 청량감 ★★★★★ 떫은맛 ★★☆☆☆ 총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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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금정 막걸리
국순당 생 막걸리가 신예 스타라면 부산 금정 막걸리는 꾸준한 스테디셀러라 할 수 있다. 통밀을 빻아 만든 전통 누룩을 사용한 민속주 1호로 구수하고 향긋한 맛을 강조한다. 하지만 유명세와는 다르게 대학생 평가단에게는 호된 평가를 받았다.
쓰지도 않고 톡 쏘지도 않아 아예 맛 자체가 없는 느낌이다. 텁텁하고, 입에 뭔가 끼는 느낌이고, 오래된 배를 먹는 것 같고, 심지어 비린 맛도 난다는 악평에 악평을 받았다.
쓴맛 ★★★★☆ 신맛 ★★★★☆ 청량감 ★★☆☆☆ 떫은맛 ★★★★★ 총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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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고양 배다리 쌀 막걸리
‘박정희 대통령이 14년간 청와대에서 즐겨 드신 술! 김정일 위원장이 애타게 찾아 평양에 보낸 술’이라는 문구가 라벨에 새겨져 있는 배다리 쌀 막걸리는 그 맛을 잊지 못한 김정일 위원장이 현대그룹을 통해 3차례나 비공식적으로 요청했다고 전해진다.
부드럽다가도 쓴맛이 느껴지고 쓰다가도 부드러워서 미묘한 맛이 난다. ‘밀키스에 알코올을 타 놓은 것 같다’는 평을 받기도 했지만, 막걸리 특유의 쓴맛조차 조화를 이뤄서 뒤끝이 깔끔한 편.
쓴맛 ★★★☆☆ 신맛 ★★☆☆☆ 청량감 ★★★☆☆ 떫은맛 ★★★☆☆ 총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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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가 후기
김성경 (중앙대 경제학 09) "이름만 다르고 맛은 똑같을 거라는 예상을 깨고 의외로 지방 막걸리 하나하나 독특한 맛이 있어서 놀랐음.
특히 막걸리답지 않은 강원 횡성의 막걸리 발견은 최고의 소득이 아닐까 싶다. "
전보영 (강원대 지구물리학 07) "주로 젊은 취향에 맞춘 막걸리에 높은 점수를 주다 보니 전통적인 맛을 살린 몇몇 지역막걸리에는 본의 아니게 낮은 점수를 준 것 같다. 어느 면에서 보면 진하고 쓴 포천막걸리의 맛이 더 막걸리에 가깝고 우리나라의 막걸리 문화를 느낄 수 있게 해줄 듯."
박은희 (상명대 영문학 08) "지역 막걸리가 변신을 시작했다. 병은 세련되게, 맛은 가볍게 탈바꿈해서 나이 든 막걸리가 회춘한 느낌.
다양한 맛으로 지역막걸리는 먹는 즐거움 또한 2배.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