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연속
다시 부는 막걸리 열풍 본문
웰빙술’ 각광…백화점?호텔서도 “어서옵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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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속 호황 누리는 막걸리 시장#1. 훼미리마트 명동역점에서 만난 카와바타 유키(27·여·도쿄)씨는 지인에게 선물하기 위해 막걸리캔 제품을 구입했다. 그녀는 “달고 목넘김이 부드러운 ‘맛코리(막걸리)’가 최고”라고 추켜 세웠다. 유키씨는 막걸리 마니아다.
“여성 입맛에도 잘 맞고 각 제품별로 맛도 조금씩 달라 여러 제품들을 모두 맛봤다”고 말했다. 또 “도쿄에 있는 한국음식점에도 막걸리를 많이 팔고 있어 매운 불고기와 막걸리를 함께 먹는 걸 즐기고 있다”고 했다.
그녀는 또 “일본 술 ‘도부로구’와 비슷해 친구들 사이에선 ‘한국의 도부로구’로 부르기도 한다”며 “그러나 저렴하고 맛있는 막걸리를 더 선호한다”고 말했다.
#2. 건대입구 전철역 근처 막걸리전문점 ‘뚝탁’ 실내에는 이른 저녁 시간에 유독 여성 손님들이 많이 자리하고 있었다.
메뉴는 모두 ‘막걸리 칵테일’. 석류 막걸리칵테일을 마시고 있던 건국대 재학생 심미희·권정자씨(25)는 “맛이 좋아 일주일에 1∼2회 정도로 찾는다”며 “예전엔 막걸리는 머리가 아프고 숙취도 심해 거부감이 있었지만, 여기서 막걸리를 마시면서 생각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남녀 커플들도 막걸리를 즐기고 있었다.
특히 막걸리 칵테일 종류가 인기가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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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들도 피부미용과 변비에 좋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막걸리 열풍에 한몫 하고 있다.
불황주(酒)로 불리는 소주마저 매출 급감에 시달리는 요즘 막걸리는 최고의 호황을 누리고 있다.
막걸리 업계 한 관계자는 불황에 저렴하고 안주도 별 필요 없어 인기라는 말이 있는데 맞는 측면도 있지만 사실 IMF 때는 그렇게 인기가 없었다며 최근 막걸리가 주목받는 이유는 품질이 좋아지고 건강에 좋다는 인식이 확산됐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막걸리 인기에 유통업계 신바람 = 유통업계는 막걸리 인기를 톡톡히 느끼고 있다. 3월 한 달 막걸리 매출은 지난해 동기대비 크게 늘었다(이마트 48%, 홈플러스 60%, 롯데마트 45.4%). 일본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롯데마트 서울역점은 무려 156.4%나 늘었다.
"맛코리데쓰!"
4월 5일 저녁 서울역 롯데마트. 관광객으로 보이는 일본인 중년 여성 두 명이 대형 카트를 밀고 다니다 막걸리 매대 앞으로 이동했다.이어 막걸리를 종류별로 골라 담았다. 병모양이 예쁜 A사 제품을 넣더니 이어 들고 다니기 좋은 B사의 캔막걸리를 담았다. 옆에는 일행으로 보이는 20대 중반의 또 다른 일본 여성 4명이 여러 제품들을 비교해 보며 막걸리를 고르고 있었다.
롯데마트는 막걸리를 찾는 일본인들이 급증하면서 식품관 중앙의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전용 매대 진열 면적을 넓혔다. 특히 인근 편의점에 비해 다양한 종류의 막걸리와 저렴한 가격으로 일본 관광객들의 발길을 끌고 있다.
명동 로얄호텔 앞 한 편의점 점원 A씨는 최근 일본인들이 막걸리를 정말 많이 찾는다며 특히 인근호텔 투숙객들이 많이 들른다고 말했다.
명동일대 편의점은 앞 다퉈 전용 매대에 막걸리를 진열하고 있다. 과거 김, 고추장 등이 일본인들에게 인기 품목이었다면 이젠 막걸리가 효자 상품으로 떠오른 것.
일부 냉장 보관이 필요한 막걸리들도 냉장고의 가장자리가 아닌 눈에 잘 띄는 위치에 배치하고 있다.
실제 편의점에선 막걸리 매출이 많이 늘었다. 외국인들에게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는 선물용 초콜릿이나 김·고추장뿐만 아니라 막걸리까지 매출 신장을 견인하고 있다.
보광훼미리마트는 지난 3월 한 달 간 서울 명동과 동대문, 남대문, 을지로 비즈니스호텔 주변 훼미리마트 30여 곳의 막걸리 매출을 집계한 결과,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5.7% 늘었다.GS25도 명동일대 6개 점포의 3월 막걸리 매출이 85,8% 늘었다. 전체 점포로도 55%나 증가했다.
바이더웨이도 명동 일대 편의점 5곳의 3월 한 달 막걸리 매출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18% 증가했다.롯데백화점 본점 맞은편의 명동평화점은 점포 밖 외국인 관광상품 전용 매대 가장 위 눈에 띄는 자리에 이 점포 히트상품인 겨울연가 초콜릿과 김, 고추장 등과 함께 막걸리를 내놨다.
◆백화점·호텔 메뉴에도 등장=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11월부터 소공동 본점에서 막걸리를 판매 중이다.
본점 와인매장 내 대중주류 코너에 쌀막걸리1종을 판매하다 반응이 좋아 3월에 추가로 1종을 들여놨고 4월 중 2종을 더 입점 시킬 계획이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구입 고객 중 절반이 일본인이라며 특히 캔으로 된 제품은 타 주류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데다 간편히 먹을 수 있어 인기를 얻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백화점 막걸리 판매는 지난해 12월 259개에 그쳤으나 1월 657개(전월대비 154% 증가), 2월 1120개(전월대비 70% 증가)로 꾸준한 신장세를 보이고 있다.
롯데백화점 본점은 쌀막걸리 매출이 매월 큰 폭으로 증가함에 따라 2월부터는 전통주 매대 가장 앞쪽에 배치하고 일본어로 상품소개까지 해 놓았다.신세계 백화점도 막걸리 매출이 늘었다. 신세계백화점 본점 등 7군데에서 판매중인 막걸리는 올 판매가 지난해 대비 20% 이상 신장했다. 신세계백화점 측은 주 구매고객은 일본인 여성들이라고 밝혔다.
롯데호텔은 업계 최초로 레스토랑 주류 메뉴에 막걸리를 추가할 예정이다. 최근 막걸리를 찾는 일본관광객이 늘면서 파격적인 조치를 취한 것.와인과 위스키 등 소위 고급 술만 있었던 호텔 레스토랑에 막걸리의 등장은 그 자체만으로도 큰 의미를 가진다.
서울탁주 박상태 부장은 "명동 인근으로 나가는 물량만 최근 5배가량 늘었을 정도로 인기를 실감하고 있다"며 "일본의 주류업계 관계자나 언론사들까지 막걸리에 관심을 보이며 회사를 방문하는 사례도 부쩍 늘었다"고 말했다. - 임삼미 기자 smlim@segye.com/2009.04.22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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