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연속
은퇴 후 개인택시 본문
윤 장관이 이처럼 직접 외신기자 클럽을 찾아 나선 이유는 간단합니다. 파이낸셜 타임스, 뉴스위크 등 일부 외신들이 한국을 깎아 내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영향을 받아 한국경제나 기업들이 실제 가치보다 저평가 되고 있습니다. 최근 우리의 외환, 금융시장이 극도로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도 그런 배경이 깔려 있는 것 같습니다.
원화 값의 폭락과 투자자금의 증시이탈이 그렇습니다. 우리의 실력이나 가치가 그만큼 실제이상으로 디스카운트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코리아디스카운트라는 말은 그래서 생겨났습니다. 물론 우리에게도 문제는 있습니다. 남북 분단 상황으로 인한 외국인들의 불안감, 외국기업이나 자본의 국내투자시 지나치게 많은 규제 등이 코리아디스카운트를 부채질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실제이상으로 한국경제나 기업이 저평가되고 있다는 사실인 것 같습니다.
디스카운트라는 말이 경제나 기업에만 적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개인에게도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이럴 경우 시니어 디스카운트라는 말을 붙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시니어 디스카운트의 불이익을 당하지 않으려면 스스로 자신의 가치를 찾고 높여 나가야 합니다. 그러다보면 시니어에게도 프리미엄이 붙게 되지 않을까요?
라디오를 듣다가 ‘해피토크 합시다’라는 말을 듣게 됐습니다. 아무리 어렵다 한들 맘먹으면 즐거운 얘깃거리 하나 없을라구? 즐거워서 웃는 것이 아니라, 웃다보니 즐거워지더라는 얘기가 문득 떠올랐습니다.
‘해피토크 합시다’를 제안한 사람은 은퇴 후 택시운전을 하고 계신 분이었습니다.
누구 눈치 볼 일 없고, 직원 월급 줄 걱정 없고, 건강만 허락된다면 80세까지 가능한 평생작업장 택시에서 승객이 타면, 기분 좋은 해피토크를 제안한다는 그분의 목소리는 건강하고 자신에 차 있었습니다.
늦은 시간 택시를 타게 됐습니다. 70대를 넘긴 건강하고 유쾌한 분이 핸들을 잡고 있었습니다. 해피토크를 시작해봤습니다.
그 분은 은퇴하기 전까지 기업체를 운영하셨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자녀들도 사회적으로 성공했다며 자랑을 하시더군요.
본인은 일찍이 은퇴 후 할 일이 무엇일까를 많이 고민했었고, 그 결과 개인택시가 최고라 판단하고 미리 미리 준비를 하셨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 나이 들면서 갖추어야 할 '7UP' 이야기였습니다. 어디선가 들은 기억이 있긴 하지만 곱씹어 볼수록 맞는 얘기였습니다.
□ 나이가 들수록 깨끗하게 (clean up)
□ 나이가 들수록 의상에도 신경을 쓰고 (dress up)
□ 각종 모임이나 결혼식 또는 문상을 찾아다녀야 하고(show up)
□ ‘한소리 또 하는’' 잔소리는 삼가야 하고 (shut up)
□ 노욕을 부리지 말며 웬만한 것은 포기하고 (give up)
□ 기분 좋은 얼굴에 즐거운 마음을 가지려고 노력하고 (cheer up)
□ 돈 내는 것을 즐기고 (pay up)
이 모두를 현재형으로 실현하고 계신 70대였으니, 참 앞선 분이었음에 분명하지요. 그분의 모습을 보면서 멋진 나이듦의 표본을 보는 듯 했고, 나이들어서 당당한 자기 일을 가지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함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그분과의 만남 이후 저는 택시를 탈 일이 있으면 가능한 나이가 지긋한 운전기사분의 차를 골라서 타서 대화를 나누곤 합니다.
은퇴한 시니어들이나 우리경제에 디스카운트라는 말이 따라붙지 않기를 바라는 아침입니다.
국가나 경제가 디스카운트될 때 금융, 외환시장이 불안에 휩싸이듯 개인, 특히 은퇴한 시니어들이 디스카운트당하면 그들 역시 불안과 우울증, 두려움의 공포에서 헤어날 수 없을 것입니다. 답은 역시 해피 토크 (Happy talk )에 있지 않나 생각해보는 금요일입니다.
해피 토크 (Happy talk )의미를 되새기는 주말되시기 바랍니다.
<한국일보 권대우, '해피토크', 2009. 3.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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