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연속
비오는 날의 택시영업과 탄력요금제 본문

어제는 비가 많이 내렸습니다. 바람도 세차게 불어 제대로 걷기 조차 힘들었으니까요.
아침 출근 무렵, 오늘 하루 그냥 일을 쉴까 하다가 그래도 책임감, 의무감에 필드로 나갔습니다. 또 이 핑계, 저 핑계로 택시영업을 자꾸 쉬게 되면 게을러지게 되니까요.
시동을 걸고 '레인OK'를 창문과 백미러에 뿌려 줬습니다. 방수제죠.
시민들은 비를 피하기 위해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차를 몰고 나오기 때문에 비가 오면 차는 더 늘고, 길은 더 막히고, 시야는 가려서 속도를 줄이게 되니 도로는 그야말로 차산차해(車山車海)가 되는 것입니다.
아닌게 아니라 일반 차량은 더 늘어난 것 같은데 택시는 오히려 줄어들은 것처럼 보였습니다.
택시는 장시간 운행해야 하고, 비가 오면 손님들이 비를 피하고자 지하 주차장, 좁은 골목까지 들어가자고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택시운전이 훨씬 어려워지는 것이죠.
그래서 많은 택시가 운행을 하지 않고 쉬는 것 같습니다. 반대로 비를 피하고자 손님들은 더 많아지죠. 또 비 때문에, 도로가 막혀 차 운행시간이 길어져서 수요와 공급이 미스매치 되는 것입니다.
서울역, 고속터미널 등 주요 포스트 택시승강장에는 손님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손님들은 속도 모르고 택시기사만 욕하고 있을 것입니다. 아이러니입니다.
저 역시 비가 많이 내린 시간대에는 택시승차대나 공원 주차장에 차를 대놓고 휴식을 취했습니다. 비오는 날엔 안전사고 날 가능성도 크니까요.
콜을 부르고, 하염없이 기다린다고 해서 부족한 택시가 갑자기 늘어날 수는 없죠. 택시요금을 현실화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탄력요금제를 실시해야죠. 현재 일반 택시의 경우에 심야시간 대에는 밤 10시부터 다음날 2시까지 20~40%의 추가요금이 붙는 탄력요금제가 실시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비나 눈이 많이 오는 날, 공휴일 날 등 택시가 부족할 경우엔 아무런 대책이 없습니다.
심야시간대 할증처럼 탄력요금제를 시작하면 되는데 왜 안할까요? 지금도 카카오 벤티, 고급 택시 등은 탄력요금제를 하고 있습니다. 하다 못해 오토바이 배달도 하고 있거든요.
그나마 우버택시와 온다택시는 호출료 3천원~5천원을 추가로 얹는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기도 한데 스마트 폰에 익숙하지 않은 손님들은 사용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카카오는 야간에만 포인트를 더 주고 있는데 가맹 기사에게는 주간에도 더 주고 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어제처럼 비가 오는 날, 설, 추석과 같은 공휴일 택시가 부족한 날과 시간 대에는 현재 심야시간 대의 할증제 서비스를 확대해서 시행한다면 택시부족 문제는 충분히 해결 가능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날씨가 좋지 않을 때에도 금전적인 보상이 충분하다면 택시 끌고 나오지 마라고 말려도 전부 나올 것입니다.
비를 맞으며 하염없이 택시를 기다리기 보다는 돈 몇 천원 더 부담하고 빨리 택시를 탈 수 있다면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일이 되지 않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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