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연속
조카의 군입대를 보며 드는 생각 본문
제가 매우 매우 사랑하는 조카가 며칠전 군에 입대했습니다. 그 조카는 어렸을 적부터 이상하게 제 맘에 쏙 들었었죠.
천방지축, 좌충우돌형이면서도 한편으론 맘도 여리고 효심도 대단한 아이였습니다.
슈돌 벤틀리가 조카를 많이 닮아서 그렇게 끌리나 보다 할 정도였으니까요.
그러던 그가 어느새 훌쩍 자라서 중, 고, 대학생이 되더니 군에 입대하게 된 것이죠. 저에게는 아직 슈돌 벤틀리 정도로 생각되는데 말입니다.
입대하기 얼마 전에 좋아하는 갈비를 먹으면서도 도통 표정이 펴지를 않더라구요. 그러더니 군대가 웬지 가기 싫다고 한마디 하더군요.
이유를 물었더니 안가는 사람도 많은데 내가 왜 가서 고생하느냐, 여자는 왜 안가는거냐 등등
그러는 조카에게 어차피 가야할 군대이니 하루라도 빨리 다녀 오는게 낫지 않냐고 말을 했지만 그런 입바른 소리가 귓전에 들리겠습니까.
아들녀석이 군에 갈때도 맘이 영 그랬는데 조카가 군대 갈 때도 이상하게 우울모드가 되네요.
사실 저 역시 군대라면 별로 좋은 기억이 없습니다. 아니 좋지 않은 기억만 많이 남아 있습니다.
남자라면 당연히 가야하는 군대가 아니라 힘없고 빽없는 놈들이 끌려 가서 개고생 하고 나오는 그런 거 말입니다.
수십년 전에 제가 군에 갈 때도 그랬고, 그 생각은 지금도 변함이 없습니다. 아니 더하면 더했죠.
바뀌어야 합니다. 아니 진작에 바뀌어야만 했습니다.
누구는 진흙탕 속에서 빡빡 기고 있는데 어떤 놈들은 사지 멀쩡한데도 군에 안가고, 그럴려면 군에 갔다온 사람에게 무언가 보상을 해줘야 할거 아닐까요.
이번에 대선후보들이 사병 월 200만원 봉급을 공약으로 내걸었더군요. 200만원도 좋지만 지금이라도 군 병력, 군 복무기간에 대한 재검토가 이뤄져서 군을 소수정예화 방향으로 나가면 좋겠습니다.
지금 세상에 대가리 수 가지고 전쟁합니까. 언제까지 60만 대군 어쩌고 대가리 수에 집착할 것인지.
당연히 모병제로 가야죠.
노무현 대통령이 국방개혁의 일환으로 군 복무기간을 18개월로 단계적으로 줄이고 모병제를 추진했다가 이명박 때 도로아미타불이 됐었는데 지금 생각해도 노대통령이 옳았다는게 제 생각입니다.
장교로 전역하고 다시 부사관으로 재입대한 사람의 기사도 본 적이 있는데 그런 사람과 같이 군대가 성격에 어울리는 사람, 또 군인으로서 충분한 대우를 한다면 직업으로 택할 사람도 많지 않을까 합니다.
요즘도 보면 참 희한하다고 생각되는 것이 군대 안갔다 온 사람들이 오히려 큰소리 치고, 더 호전적인 말을 함부로 지껄인다는 거 아닙니까.
군대도 안갔다 온 이명박은 북한군 숫자에 놀라서 그랬을까요. 개머리판을 거꾸로 들고 사격자세까지 취했던 양반이니 할말 다했죠.
전에 수통을 들고 불발 폭탄이라고 기자들 앞에서 포즈 취하던 인간도 군대 안갔었던 놈이고, 휴전선에서 총 쏴주면 통 크게 돈 주겠다고 하던 인간들도 병역미필자들이 우글거리는 정당 대선후보측에서 한 짓입니다.
난데없이 멸공(滅共)을 외친 재벌 회장은 또 어떻구요.
역시나 이번 대선에서도 그쪽 당 후보는 북한이 까불면 선제 타격해야 한다고 몇번을 지껄이더군요.
선제타격?
군대도 안갔다 왔으면서 선제타격을 알어? 총 한번도 안잡아 본 사람이 전쟁이 무슨 게임인줄 아나.
전쟁나면 세상이 어떻게 되는 줄 알고나 씨부렁거리는지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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