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연속
400년전 사람들은 매일 3만보를 걸었다 본문
요즘 "하루에 만 보를 걸으세요?"라는 말을 자주 듣지만 약 400년전인 에도 시대의 서민은 대체로 3만보를 걸었다고 한다. 현대인보다 6배나 많은 수치이다.
당시에는 자동차도 없었고 업무시간 내내 컴퓨터 앞에 앉아서 일하는 사무직도 없었으니 무슨 일을 하건 우선 걸어야 했을 것이다.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반에 살았던 사람들도 제법 많이 걸었는데 당시 회사원의 보행량은 에도 시대의 서민과 비슷했다고 한다.
그러나 대중교통이 확충되고 자전거, 오토바이, 자동차 등 편리한 교통수단이 보급된 뒤로는 '좀 걸어 볼까?'하고 의식하지 않으면 걷지 않게 되었다. 여러분은 하루에 몇 걸음 정도를 걷는가?
"저는 꽤 걷는 편이에요"하고 자부하는 사람이라도 하루 3만보에는 당연히 미치지 않을 것이며 만보계로 측정하면 기껏해야 6000~7000보 정도가 나올 것이다. 기업 임원처럼 운전기사가 딸린 전용 차량으로 출퇴근하는 사람은 하루 몇백보에 그치기도 한다.
회사원은 직급이 오를수록 걷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이 조사에 따르면 과장 및 차장급은 하루 평균 7000보, 부장급은 하루 평균 5000보, 승용차를 제공받는 임원급은 하루평균 3000보를 걷는다고 한다.
생활이 편리해지고 사회적으로 높은 지위에 오를수록 역설적으로 건강에서는 멀어진다. 그러니 지난 반세기는 걷기를 잃은 시대이기도 하다.
에도시대의 건강요법서 중에는 가이바라 에키켄이 쓴 <양생훈(養生訓)>이라는 유명한 책이 있다. 에키켄은 이 책에서 약을 쓰지 않고 건강하게 오래 사는 양생법을 제안했고 본인 역시 85세까지 장수를 누렸다.
'금욕적인 생활만 강요하겠군'하는 거부감이 들지 모르지만 본문을 자세히 읽어 보면 그렇지도 않다. 에키켄은 술을 즐겨 마신 듯하고 육식도 했으며 성욕 또한 억지로 참으면 몸에 나쁘다고 주장하는 등 쾌락을 결코 부정하지 않았다.
다만 지나침을 금할 뿐이었다. 욕구란 무턱대고 억누르기만 해도 해롭고 맹목적으로 좇기만 해도 해로운 법이다. 포만감의 80%만 채우는 식사가 건강에 좋다는 말처럼 무슨 일이든 조금 모자란 정도가 딱 좋다고 말했다.
<양생훈>은 이처럼 식사, 음주, 성생할 등에서 중용을 지키는 생활방식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거침없이 밝히는데 신기하게도 걷기는 다루지 않는다.
이는 얼마 전 에키켄에게 걷기에 관해 한 수 배우고자 양생훈을 다시 읽으면서 새롭게 깨달은 사실이다. 예상과 달리 <양생훈>에는 걷기에 관해 이렇다 할 언급이 없었던 것이다.
처음에는 고개를 갸우뚱했지만 곰곰히 생각해보니 금세 짐작이 갔다. 당시의 이동수단은 걷기밖에 없었던 만큼 구태여 그 효능을 설명하지 않아도 누구나 충분히 걸어 다녔을 것이다.
걷고 몸을 움직이는 일이 너무나 당연해서 따로 의식할 필요도 없었다는 점을 쉽게 상상할 수 있었다.
최근 들어 에도 시대 사람들은 행복도가 매우 높았다는 사실이 재조명되고 있는데 그 까닭 중 하나는 잘 걸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현대병의 대부분은 걷지 않는 생활방식에서 시작된다. 에키켄은 이처럼 걷지 않는 시대가 오리라고는 상상도 못했으리라.
<병의 90%는 걷기만 해도 낫는다/나가오 가즈히로 지음/이선정 옮김/북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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