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연속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의 낡은 구두 본문
코로나 19가 발생한 작년 2월부터 중앙방역대책본부에서는 매일 오전 브리핑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을 비롯하여 보건복지부 차관, 질병관리본부 차장 등이 교대로 브리핑을 하고 있는데 유달리 눈길을 끄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바로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 입니다. (지금은 질병관리청장이지만)
소박한 생김새, 짧게 깎은 머리, 수수한 옷차림, 차분한 말투 등 세련미나 미적 감각과는 완전 거리가 먼듯한 모습이었죠.
하지만 그런 모습이 어쩌면 코로나 비상시국에 국민들에게 어필을 해서 많은 국민들이 심정적, 정서적으로 정 본부장의 말을 신뢰하는 분위기가 조성이 된 것이죠.
저는 맨첨에 그분을 TV에서 보고 제 나름대로 단번에 관상파악이 되더라구요. 택시기사 특유의 감각 있잖습니까.
아, 이 분은 오직 일밖엔 모르는 분이겠다. 소탈하고 겸손한 그의 모습 뒷편에는 강한 정신력(mentaiity) 또한 숨어 있겠다 하는 인상을 받았죠.
제 와이프 또한 저와 같은 생각이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코로나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정부방역에 대해 의문부호를 표시하는 사람들이 늘어났음에도 정은경 청장에 대한 믿음은 깨지지 않았습니다. 깨지기는 커녕 오히려 믿음이 더 가는 분위기랄까. 뭐 그랬죠.
그러다가 그의 업무추진비 사용내역이 언론에 공개되기도 했는데, 역시나였습니다. 한달에 기껏해야 몇천 원, 몇만 원 사용할 때가 있고, 식사 또한 김밥, 샌드위치 등으로 때우는 경우가 많다고 했습니다.
질병관리본부장이면 차관급이고, 때가 때이니 만큼 많은 액수의 업무추진비가 배정되고 쓸 곳 또한 많을텐데 말입니다.
하지만 정 청장님, 업무추진비를 너무 안써도 좋은 게 아닙니다. 바쁘시더라도 쓰셔야죠. 부하 직원들에게 맛있는 음식도 쏘고 말입니다.
아무튼 그 때문에 대한민국의 코로나 방역은 외국으로 부터 모범사례로 꼽혔습니다. 모든 게 그의 공만은 아니라해도 K 방역사령관으로서 코로나 방역에 크게 기여한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그는 2020 BBC 올해의 여성 100인, 2020 타임지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 중의 한명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우리 대한민국의 자랑이죠.
그런데 너무 웃기는 것은 그런 그가 못마땅해서일까, 조중동과 같은 언론, 국짐당 관련 인사들은 정은경 청장이 한게 뭐 있나, 브리핑 밖에 더 한게 없지 않냐 라며 깎아 내리기에 바빴습니다.
걔네들은 원래 그런 사람들이려니, 참 눈이 삐어도 치유 불능일 정도구나 하고 생각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에서는 정 청장의 노력과 헌신을 당연히 알아 봤고, 질병관리본부를 질병관리청으로 승격시켜 초대 청장에 임명했습니다.
같은 차관급이기는 하지만 외청으로 승격되면 예산권, 인사권이 독립적으로 부여되는 만큼 그 위상이 높아지는 것이죠.
작년 9월에 질병관리청 승격과 초대 청장 임명장을 청와대에서 주지 않고 대통령이 청주시 오송까지 직접 찾아가 현장에서 임명장을 수여했습니다. 참 파격적이고 신선했지만 다른 사람들 눈에는 못마땅하게 보였을 수도 있는 모습이었을 겁니다.
그러다가 며칠 전엔 또 놀라운 사진을 보았습니다.
브리핑장에 서있는 정은경 청장의 구두가 카메라에 잡혔는데 그 구두가 너무 낡았기 때문이죠.
앞창이 다 나가고 헤진 낡은 구두.
차관급 공무원이면 월급이 얼마인데 왜 그렇게 사나 하면서 비하하는 사람들도 있겠죠.
한편으론 짠했습니다. 나아가 국민들에게 감동을 주기에 필요충분한 모습이잖습니까.
거의 2년 가까이 계속되고 있는 코로나 비상사태를 최일선에서 지휘하고 있는 그를 보면서 공직자의 참모습이 어떤 것인가에 대한 해답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그의 인간 됨됨이로 보아 옷이나 신발같은 외모 치장에는 전혀 신경을 쓰는 인물이 아니겠죠.
누구는 빚을 내서 얼굴을 수술하고 좋은 옷, 신발을 사서 치장하기도 하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도 많습니다.
정은경 청장의 무운을 빌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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